남의 공 탐내던 김연경이 돌변한 순간...현대건설도 막지 못한 9연승의 비결 [수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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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림아 나랑 공 바꾸자' 흥국생명 김연경이 경기 전 인사 때 현대건설 고예림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 당황한 고예림이 순간 '얼음'이 됐다. 인천=정재근 기자
승부처마다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 김연경[인천=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경기 전 현대건설 고예림과 사인볼을 교환하자며 장난을 치는 여유를 보였던 김연경이 승부처에서는 그 누구보다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경기는 1, 2위 팀의 맞대결다운 명승부였다. 일찌감치 만원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흥국생명은 3-1 승리를 거두며 시즌 개막 9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1세트 초반 위파위의 공격을 블로킹하는 김연경
짜릿한 블로킹 득점 후 팬들을 보며 뛰어오른 김연경1세트는 흥국생명의 압도적인 경기력이 빛났다. 투트쿠의 백어택을 시작으로 이고은의 서브에이스, 김연경과 김수지의 연속 블로킹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10-0까지 달아났다. 현대건설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마를 나현수로 교체했지만 큰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하고 17-25로 세트를 내줬다.
2세트는 35-35까지 가는 숨막히는 접전이 펼쳐졌다. 양 팀은 한 치도 물러섬 없이 맞섰지만, 마지막 순간 투트쿠의 백어택 실수와 정윤주의 리시브 실책이 나오며 현대건설이 37-35로 세트를 가져갔다.
1세트를 맥없이 내 준 현대건설이 2세트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세트스코어 1-1, 게다가 35점까지 이어진 듀스랠리를 내 준 흥국생명이 오히려 쫓기는 입장이 됐다.
3세트도 듀스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접전이었다. 21-24로 밀린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끈질긴 수비로 연속 3점을 따내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25-25 듀스 상황에서 흥국생명의 정윤주가 서브에이스를 성공시켰고, 이어 김연경의 절묘한 찔러넣기로 27-25 승리를 거뒀다.
3세트 26-25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김연경이 또다시 팬들을 보며 포효하고 있다.4세트에서는 흥국생명이 초반부터 13-5로 앞서가며 경기를 장악했고, 25-12로 손쉽게 세트를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9승 무패(승점 26점)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 2위 현대건설(7승 3패, 승점 21점)과의 승점 차는 5점으로 벌어졌다. 김연경이 28점으로 양 팀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정윤주 21점, 투트쿠 14점이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모마의 부진 속에서도 정지윤 15점, 나현수와 이다현이 각각 14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결국 2연패에 빠졌다.
개막 후 9연승을 질주한 흥국생명한편 경기를 마친 김연경은 외국인 선수 없이도 끝까지 선전한 현대건설 선수들에게 정중히 인사하며 패자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위파위를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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