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패는 불가항력' → 마레이 부상도 부상이지만.. 조상현 LG 감독의 처절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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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L
사진제공=KBL[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남자프로농구 창원 LG가 거짓말 같은 줄부상 악재 속에 A매치 휴식기를 맞이했다. LG는 지난 2년 연속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구단은 만족할 수 없었다. LG는 더 높은 곳으로 가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스토브리그 동안 무려 8명이나 바꿨다. 긍정적인 환골탈태를 기대했지만 급진적인 변화는 역효과도 컸다. 무엇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겹치고 또 겹쳤다. 조상현 LG 감독은 "다 내 잘못"이라고 자책했다.
'우승'을 원했던 LG는 이재도-이관희 라인으로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LG는 이재도와 이관희를 각각 고양 소노와 원주 DB로 이적시키고 두경민 전성현을 영입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단 조합을 맞추며 하나 하나 구성하다보니 최진수 장민국 허일영 등을 데려오면서 8명이나 바뀐 것이다. 객관적인 전력 상승은 둘째치고 조직력과 선수단 조화 면에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시즌 초반부터 부상병동으로 전락하는 대형 암초까지 만났다. 전성현은 개막을 앞두고 다쳤다. 두경민은 시즌 두 번째 경기만에 허벅지를 부여잡았다. 팀의 중추인 1옵션 외국인선수 아셈 마레이는 여섯 번째 경기에서 쓰러졌다. LG는 개막 3연승 이후 7연패를 당했다. 조상현 감독은 목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승 보다는 플레이오프를 바라보고 가야 한다. 조상현 감독은 "팬들께 제일 먼저 죄송하다. 아직은 5위권과 2~3경기 차이다. 시작이 조금 안 좋지만 믿고 기다려주시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했다.
긍정적인 점은 마레이가 없어도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LG는 마레이가 없고 두경민 전성현이 제 컨디션이 아닌 처지에서 7연패를 당하긴 했으나 내용 자체는 희망을 걸어볼 만했다. 휴식기 전 마지막에 치른 KT전도 다 잡았던 경기를 뒷심이 부족해 눈앞에서 놓쳤다. 마레이만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얼마든지 반등이 가능하다. 마침 마레이가 감독실을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헤드코치, 걱정하지 마. 내가 오면 다 이길 수 있어." 조상현 감독은 "실없는 소리 하지 말고 다치지나 말라고 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마레이는 왼쪽 팔꿈치 부상인데 4주 공백이 예상된다. 왼팔을 사용하는 동작 외에는 모든 운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어서 회복 과정은 순조롭다.
사진제공=KBL조상현 감독은 이번에 크게 배웠다고 털어놨다. 조상현 감독은 결국 훈련량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새삼 깨달았다. 조상현 감독은 "누구는 어디가 아프고 누구는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고 그래서 사실 선수들 편의를 많이 봐줬다. 돌아보면 오프시즌 때 정말 만족스럽게 다 모여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고 곱씹었다. 선수들 이야기를 최대한 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소 강하게 독려하고 다그쳐서 끌고 가야 하는 면도 필요하다.
마침 찾아온 휴식기도 반갑다. KBL은 15일부터 26일까지 아시아컵 예선 일정 때문에 리그를 쉬어간다. LG의 다음 경기는 27일 SK전이다. 조상현 감독은 "이제 더 떨어질 데도 없다. 앞으로 좋아질 부분만 남았다. 어차피 지금은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과는 받아들이고 먹을 욕은 먹고 가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휴식기 동안 D리그도 뛰어보면서 게임 체력도 올려볼 생각이다. 마레이가 돌아오고 (두)경민이 (전)성현이 컨디션이 올라오면 2라운드 중반부터는 더 경쟁력 있는 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