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벤투’ 시대 맞은 한국축구, 또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섰다! [남장현의 여기는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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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벤투’ 시대 맞은 한국축구, 또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섰다! [남장현의 여기는 카타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한국축구와 4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벤투 감독이 이끈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2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패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벤투 감독은 한국과 이별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브라질전을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내 계약은 한국의 월드컵 마지막 경기까지다. 이제 미래를 생각할 때다. 쉬면서 재충전한 뒤 향후 거취를 선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정된 수순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3월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후 재계약을 제안했으나,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카메룬으로 이어진 국내 A매치 2연전이 펼쳐진 9월 “한국에 남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월드컵대표팀 단장으로 카타르에 동행한 정몽규 KFA 회장과 이날 면담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결정을 확인시킨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을 마친 뒤 선수들에게도 자신의 뜻을 전했다.
정확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계약기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벤투 감독은 한국에 남을 경우 최대한 안정적으로 대표팀을 이끌기 위해 장기계약을 희망했다. 그러나 KFA는 계약기간에 부담을 느꼈다. 내년 11~12월 카타르에서 개최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성적에 따른 옵션 연장에 무게를 실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결국 물러나기로 했지만, 러시아월드컵 직후인 2018년 8월 한국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월드컵 예선부터 본선까지 끝까지 지휘한 최초의 사령탑으로서 깊은 족적을 남겼다. 성적부터 뛰어났다.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경쟁한 최종예선을 수월하게 통과한 데 이어 본선에서도 16강까지 1승1무2패(5득점·8실점)를 기록했다. 57경기에서 35승13무9패로, 대표팀 최다승 기록도 새로 썼다.
벤투 감독은 “한국대표팀을 이끈 시간은 정말 만족스럽다.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잘해줬다고 격려하고 싶다. 늘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이끌었다. 그들은 태도와 자세, 품성 모두 훌륭했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며 지난 4년의 발자취를 스스로 돌아봤다.
월드컵에서도 당당하고 능동적인 축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벤투 감독과 이별함에 따라 한국축구는 이제 또 한번 고민에 직면했다. ‘포스트 벤투’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복수의 후보군이 이미 하마평에 오르내리지만, KFA는 국내 지도자로 갈지 아니면 다시 한번 외국인 감독과 인연을 맺을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장·단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장 중요한 선임 기준은 축구철학과 비전이다. 이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선 최소한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까지는 묵묵히 지켜봐야 한다. 사실상 ‘1+3년’에 가까웠던 벤투 감독에 대한 재계약 제안이 아쉬운 이유다.
벤투 감독 또한 재임기간 상당한 위기를 겪은 바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0-3 스코어가 나온 지난해 3월 원정 친선경기와 올해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의 한·일전 2연패 때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던 와중에 또다시 사령탑을 교체했더라면 카타르에서 16강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안타깝게도 벤투 감독을 선임한 김판곤 KFA 부회장 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말레이시아(대표팀 감독)로 떠난 이후 대표팀 사령탑 선임 프로세스에 대해선 의문이 커졌다. KFA가 대표팀 감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과거로 회귀냐, 미래로 전진이냐가 당면한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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