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과 너무 잘 지내” 잘 버틴 규현, 감격의 솔로 10주년 컴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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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규현, 뉴스엔 유용주 기자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굳건히 버티고 버틴 끝에 감격의 솔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믿고 듣는 보컬리스트로 손꼽히는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의 이야기다.
11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씨네시티 엠큐브에서 규현의 솔로 정규 1집 'COLORS'(컬러스) 발매 기념 음감회가 열렸다.
규현은 근황에 대해 "앨범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리고 12월 올림픽홀에서 시작되는 아시아 투어 관련 미팅도 하고 세트리스트도 만들고 있다. 또 1월 시작되는 뮤지컬 '웃는 남자' 연습도 계속하고 있다. 그외 정규로 하고 있는 예능들 촬영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현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솔로 정규 1집 'COLORS'를 발표한다. 'COLORS'는 감성 발라드는 물론 댄스, 팝, 뮤지컬 넘버와 같은 클래식한 대곡 스타일 등 보컬리스트 규현의 다양한 목소리로 물들인 음악 컬렉션이다.
규현은 "솔로로 정규 앨범이 처음으로, 10년 만에 나왔다. 많은 팬 분들께서 좋아해 주시고 회사도 좋아하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2014년 11월 '광화문에서'로 솔로 데뷔를 했는데 2024년 11월 솔로 데뷔 10주년을 맞아 이렇게 정규 앨범을 내게 됐다. 사실 솔로 10주년이라는 게 저한테 큰 의미인 것 같다. 저라는 가수가 정규 앨범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그동안 큰 욕심이 없었는데 10주년에 의미 있게 정규 앨범을 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회사의 의견이 있어 발매하게 됐다. 팬 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 저도 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앨범 준비 기간이 어느 정도냐는 MC 유재필 질문에 규현은 "제가 올해 1월 안테나로 이적한 이후 첫 앨범을 냈다. 내면서 올해가 10주년이다 보니까 팬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그때부터 정규 앨범을 준비하게 됐다. 참 신기한 게 아직 이 앨범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회사에서 다음 앨범을 논의하고 있다. 참 그게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다음 앨범은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는 앨범이기 때문에, 또 오랜 시간 준비한 앨범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답했다.
이어 "요즘에는 곡을 많이 내도 너무나 쉽게 슥슥 지나가다 보니까 앨범을 내기 아깝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회사의 권유로, 저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에 정규를 내게 됐다. 이게 사실 참 애매하다. 지금까지 제가 미니 앨범을 5개 냈는데 7곡을 넣었다. 7곡 넣으면 미니이고 8곡이면 정규라서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었는데 이번에 정규를 내면서 텍스트적으로도 의미가 있어서 앞으로 많이 내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규현, 뉴스엔 유용주 기자
이번 앨범은 안테나 이적 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음반이다. 규현은 "여전히 만족도는 너무 좋았다. 저번 앨범과 비교한다면 확실히 호흡을 맞춰 가며 만족감이 더 늘어가는 것 같다. 저번에는 처음하는 것임에도 호흡이 나름 잘 맞았지만 취향, 방향성을 서로 좀 더 이해하며 진행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번 앨범 작업할 때 좀 더 편하고 부담도 많이 덜었던 것, 적었던 것 같다. 그렇게 힘들지 않게 준비했다"고 작업 과정을 회상했다.
본인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앨범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가수로서 내년에 20년 차 가수고, 솔로도 10주년이 지났는데 그러다 보면 저만의 틀에 갇혀 다른 사람 이야기 듣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도 있지 않나.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아 회사 의견을 들었다. 제 의견도 냈지만 이번에도 최대한 회사의 의견을 많이 수용했고 결과물이 만족스러워 다행이다"고 답했다.
타이틀곡 '하루마다 끝도 없이 (Unending Days)'는 가슴 아픈 이별의 후유증을 섬세하게 풀어낸 곡이다.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짜임새 있는 편곡과 선명한 멜로디 라인, 규현의 서정적인 보컬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수록곡 중 타이틀곡이 가장 아끼는 곡이냐는 물음에 규현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제가 아끼지 않아 주면 누가 아껴 주겠나"라며 웃었다.
규현은 "차애 정도로 아끼고 있고, 최애는 '수평선'이라는 노래다. 너무 잔잔한데 왜 이렇게 계속 듣고 싶지 싶었다. 녹음한 뒤에도 제 목소리로 된 모니터를 받았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타이틀을 제일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록곡에도 타이틀곡 못지않게 공을 들였다. 이번 신보는 어느 햇살 좋은 날의 풍경이 연상되는 평화로운 분위기의 '기지개 (Journey)', 사랑에 빠진 설렘이 오롯이 전달되는 'Universe'(유니버스), 규현이 솔로 데뷔 이후 처음 선보이는 업템포 팝 댄스 트랙으로 모두 함께 놀아보자는 'Bring It On'(브링 잇 온), 포근한 겨울 감성의 발라드곡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것이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다는 'Last Poem'(라스트 포엠) 등 규현의 폭넓은 보컬 운용을 체감할 수 있는 곡들로 채워졌다.
이외에도 규현은 뮤지컬 넘버를 연상시키는 드라마틱한 편곡이 한 편의 서사시와 같은 '슬픈 밤 (Nights Without You)',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담은 '수평선 (Horizon)', 꿈을 향한 희망찬 노랫말을 드라마틱한 대선율로 그린 '지금 여기, 너 (Wishes)' 등 큰 폭의 감정선을 볼륨감 있게 다루며 앨범명에 걸맞은 다채로운 앨범을 완성했다.
사진=규현, 뉴스엔 유용주 기자
규현은 앨범의 시작과 끝에 자작곡을 배치한 구성으로 음반 소장 가치를 높 였다. 담담하게 전개되는 피아노 선율이 인상적인 연주 트랙 '어느 봄날 (Prologue)', 피아노와 보컬 등 미니멀한 구성 속 지나간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어느 봄날 (One Spring Day)' 등 하나의 모티프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감상을 선사했다.
규현은 이날 음감회에서 홍석민과 함께 쓴 자작곡 '어느 봄날 (One Spring Day)'을 피아노 연주에 맞춰 라이브로 선사하며 탁월한 가창력을 발휘했다. 규현은 "지나간 사랑에 대해 노래한 곡인데 사실 5~6년 전에 썼던 곡이다. 여행에 갔다가 흠뻑 젖어 쓰게 된 노래다. 드디어 세상에 나오게 돼 참 감사한 노래다. 원래 제목이 말리부 발라드였다. 발라드 제목이 '말리부'면 너무 신날 것 같아 '어느 봄날'로 다시 만들어졌다"며 "피아노 한 대로 갈 수 있는 노래가 오히려 더 돋보일 것 같아 이 노래를 보여드렸다. 타이틀곡은 음악 방송에서 열심히 해 보겠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 편의 대서사시와 같은 '슬픈 밤 (Nights Without You)' 창법에 대해서는 "제가 원래 대중가요를 부르듯 녹음을 한 번 했는데 이 노래는 이렇게 부르면 안 될 것 같다는 피드백이 나와 뮤지컬 버전으로 재녹음을 했다. 하면서도 뮤지컬을 하듯이, 연기도 제스처도 하면서 했던 기억이 난다. 가장 가요스럽지 않은 곡이라 어떻게 들어주실지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슬픈 밤 (Nights Without You)'에는 규현 소속사 안테나 유희열 대표가 작사와 녹음 디렉팅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유희열과의 협업 과정에 대한 질문에 규현은 "대표님과의 협업이긴 한데 사실 거의 녹음을 할 때 항상 와 계시기 때문에 뭔가 특별하게 그때만, '슬픈 밤' 작업할 때만 어떤 이야기를 해 주셨다기보다 늘 모든 곡에 와 주셔서 조언해 주시고 계속 모니터를 해 주셨다"고 답했다.
규현은 "너무나도 좋은 점은 아무래도 회사가 큰 회사이긴 한데 어떻게 보면 작다. 녹음실 바로 위가 대표님 방이다. 언제든지 드나드실 수 있으니까 피드백이 빠르다는 게 장점이었던 것 같다. 보통 보고 절차라든가 대표님한테 갈 때 시간이 걸리는데 진행이 빨랐다는 게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가요처럼 불렀는데 이 곡만큼은 뮤지컬 넘버 부르듯 부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강력하게 해 주셔서 그렇게 부른 게 잘했던 것 같다. 뮤지컬 '벤허'랑 '프랑켄슈타인'을 보여드렸는데 감명 깊게 보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솔로 데뷔 10주년 관련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포함해 동료 가수들에게 받은 축하의 메시지나 신곡에 대한 피드백이 있냐는 물음에는 "'광화문에서' 나오기 전 한 번 엎어졌던 적이 있고 슈퍼주니어 유닛 앨범 나오기 전에도 엎어진 적이 있어 설레발을 안 치는 스타일이다. 나오는 것도 발표되고 말하는 스타일이라 아마 다들 제가 나오는지도 모를 거다. 나오면 그때 말해주겠죠"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규현, 뉴스엔 유용주 기자
규현은 "큰 기대는 안 하고 있다. 가벼운 메시지 정도만 기대하고 있다. 노래 좋다고. 저번에는 멤버들이 얘기를 많이 해 주더라. 그때도 극비리에 준비했는데 다들 어떻게 알고 피드백을 줬다. 이번에도 멤버들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슈퍼주니어 20주년이다 보니까 아마 내년에 20주년에 대한 감정이 생길 것 같다. 일단 솔로 10주년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자꾸 옛날 생각이 나더라. 처음에 원래 '광화문에서'가 나올 수가 없던 앨범이었다. 회사에서 타이틀로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을 했었다. 노래가 발표되기 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걱정이 많았던 앨범이다. 수많은 걱정 속 나왔던 앨범"이라고 덧붙였다.
규현은 "제가 SM에 있을 때 아마 솔로로 처음 나왔다. 그때 걱정도 많았고 나의 가수로서의 활동은 이 앨범을 끝으로 접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10주년이 됐다고 생각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감동스러웠다. 결국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앨범 발표를 허락해 주셨던 SM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렇게 1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는 SM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너무 잘 지내고 있다. 정말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규현은 2006년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메인보컬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2014년 데뷔한 솔로 발라더, 뮤지컬 배우, 예능인 등 규현의 변화무쌍한 정체성과 닮아 있다.
이에 대해 규현은 "저도 가끔 혼란이 올 때가 있다. 어제는 생명을 창조하는 박사 느낌으로 연기를 막 하다가 다음날 앉아서 세계사를 공부하고 있고. 그러다 해외에 가서 많은 팬 분들과 함께 콘서트 진행을 하고, 멤버들과 함께 공연을 진행하다가 어떨 때는 또 발라드를 부르고 있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주변에서 좀 걱정을 한다. 체력적으로 괜찮냐고 많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규현은 "아직 모르겠다. 곧 그렇게 될 건지 모르겠는데 체력적으로 저 생각보다 힘들지가 않다. 뮤지컬을 할 때는 그 작품에 엄청 빠져서 하고, 콘서트할 때는 미쳐서 하고, 예능할 때는 웃기려고 열심히 노력한다. 순간순간에 집중하다 보니까. 그렇게 안 하다 보니까 제가 어느 한 분야의 대가가 되지 못한 것 같긴 한데 전 이렇게 잔잔하게 여러 방면에서 멀티를 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음원 차트 성적 또한 기대하냐는 물음에는 "음원 성적에 기대를 했던 건 제 미니 3집 앨범까지였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음원을 내고 차트를 기대한 지가 좀 오래됐다"고 답했다.
규현은 "지금은 그냥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노래를 들려드리고, 행사나 페스티벌 등 공연을 많이 하고 있다 보니까 거기서 많은 대중 분들과 만나 한 번 더 들려드리고자 한다. 그렇게 좋아해 주신 분들이 제 콘서트에 한 번 더 와 주시는 걸 기대하고 있다. 음원 차트는 기대 안 한 지 오래됐다. 슬픈 얘기네요"라며 웃었다.
이어 "눈이 오는 날 사람들이 노래를 많이 듣는다고 하더라. 작은 희망은 갖고 있는데 크지 않아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