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무너진' 도로공사, 강소희-유니 동반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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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6일 기업은행전 1-3 패배, 강소휘-유니 합작 9득점 부진기업은행이 김천 원정에서 도로공사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26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6,21-25,25-22,25-13)로 승리했다. 지난 23일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의 홈 개막전에서 1-3으로 패했던 기업은행은 시즌 첫 원정 경기에서 도로공사를 연패에 빠트리면서 2경기 만에 기분 좋은 첫 승을 따냈다.
기업은행은 빅토리아 댄착이 트리플 크라운에 서브득점 1개가 부족한 34득점을 폭발하며 맹활약했고 육서영이 13득점, 황민경이 10득점으로 지원사격을 했다. 반면에 도로공사는 메렐린 니콜로바가 27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했다. 특히 도로공사의 왼쪽을 책임져야 할 '연봉퀸' 강소휘와 아시아쿼터 유니에스카 로블레스 바티스타의 초반 동반 부진이 대단히 아쉽다.
'연봉퀸' 강소휘의 공격성공률이 29%?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도로공사는 시즌 종료 후 FA시장에서 '최대어'로 불리던 국가대표 아웃사이드히터 강소휘를 3년 총액 24억 원의 거액을 주고 영입했다. 이번 시즌 여자부의 연봉상한선에서 한 선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연봉을 지불한 것이다. 이로써 강소휘는 김연경(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과 함께 여자부 '연봉퀸'에 등극했다. 전력 보강을 위한 도로공사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물론 강소휘 영입 이후 배구팬들 사이에서는 강소휘의 연봉이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강소휘는 V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물론이고 어지간한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다. 한국 여자배구가 김연경의 대표팀 은퇴 후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30연패를 당할 정도로 침체에 빠져 있는 것과 달리 V리그 선수들의 연봉은 지나치게 높다는 뜻이다.
강소휘는 과열된 경쟁 속에서 많은 연봉을 받게 됐고 그만큼 높은 책임감과 부담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도로공사는 강소휘 영입을 통해 박정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이적 후 약해졌던 공격력 강화는 물론이고 박정아에게 부족했던 서브 리시브까지 보완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나타난 '강소휘 효과'는 아직 도로공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37.02%(8위)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던 강소휘는 이번 시즌 2경기에서 48.72%(3위)의 높은 리시브 효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시즌 연속 리베로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던 임명옥 리베로의 이번 시즌 리시브 효율이 39.13%(7위)인 점을 고려하면 분명 시즌 초반 강소휘의 서브 리시브는 기대 이상이다. 반면에 공격에서는 2경기에서 29.41%의 성공률로 단 17득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도로공사의 원활한 공격배분을 위해서는 리그에서 연봉이 가장 높은 토종 에이스 강소휘가 최소 25% 이상의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면서 35%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해줘야 한다. 물론 현재는 새 팀에 적응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즌을 치를수록 강소휘도 점점 제 실력을 발휘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초반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후 뒤늦게 컨디션이 살아난다면 강소휘 영입 효과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1경기 만에 낙제점 받은 유니의 서브 리시브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박정아의 부재로 인한 공격력 감소를 해소하기 위해 아시아쿼터로 태국 국가대표 출신의 타나차 쑥솟을 지명했다. 하지만 타나차는 수비보다는 공격에 특화된 선수였고 도로공사가 기대했던 아웃사이드히터 자리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타나차는 36경기에서 365득점을 기록하는 준수한 공격력을 보였지만 리시브 효율이 26.62%에 그치면서 도로공사와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강소휘 영입으로 전력을 강화한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에도 강소휘와 왼쪽에서 짝을 이룰 아웃사이드히터가 필요했다. 이에 도로공사는 쿠바에서 태어나 그리스와 폴란드,이스라엘,튀르키예 등 다양한 리그에서 활약했던 카자흐스탄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유니를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3순위로 지명했다. 실제로 유니가 이번 시즌 왼쪽 한 자리를 책임진다면 도로공사의 전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지난 컵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유니는 3경기에서 32.71%의 성공률로 39득점을 기록했다. 공격도 썩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서브 리시브는 평가하기가 힘든 수준으로 미흡했다. 물론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컵대회에서 보여준 수비로는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하기가 어려웠다. 도로공사 팬들은 유니가 시즌이 개막할 때까지 수비의 약점을 어느 정도 극복해 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2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유니의 수비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유니는 지난 22일 페퍼저축은행과의 홈 개막전에서 16.67%의 리시브 효율을 보이다가 1세트부터 문정원과 교체됐다. 유니는 26일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전새얀에 밀려 선발로 출전하지 못하다가 승부가 거의 결정 난 4세트에 교체 출전해 2득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번 시즌 유니의 리시브 효율은 11.76%에 불과하다.
198cm의 리그 최장신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이번 시즌 2경기에서 43.59%의 리시브 효율(4위)을 기록하면서 정관장의 연승을 이끌고 있다. 도로공사 역시 189cm의 장신 아웃사이드히터 유니를 통해 현재의 정관장이 누리고 있는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2경기에서 보여준 유니의 아쉬운 활약은 김종민 감독과 도로공사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