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괜히 왔나, 동료 선수는 4명이나 지명됐는데…NPB 드래프트 또 낙방한 시라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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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에서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던졌던 일본인 우완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23)가 일본프로야구(NPB) 드래프트에서 또 낙방했다. KBO리그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시라카와는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다. 12개 구단에서 총 69명이 지배하 선수로 정식 지명된 뒤 육성으로 54명이 추가로 뽑혔다. 총 123명의 선수들이 지명을 받았다.
시라카와가 속한 시코쿠 아일랜드리그의 도쿠미마 인디고삭스 소속으로는 4명의 선수가 지명됐다. 내야수 가토 히비키(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3순위), 투수 나카고미 하토루(라쿠텐 골든이글스 3순위)가 지명된 뒤 육성으로 투수 쿠도 타이세이(한신 타이거즈 육성 1순위), 투수 가와구치 토우야(소프트뱅크 호크스 육성 6순위)가 뽑혔다.
팀 동료들과 함께 드래프트 결과를 기다렸지만 시라카와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도 6명의 동료들이 뽑혔지만 외면받은 시라카와는 2년 연속 낙방의 쓴맛을 봤다.
시라카와는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미지명된 뒤 은퇴를 고민했지만 1년 더 도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올해 독립리그에서 7경기(31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2.32 탈삼진 35개를 기록하며 지난해(15경기 55⅔이닝 4승3패 평균자책점 3.56)보다 좋은 성적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NPB 드래프트를 목표로 하던 시카라와에게 5월 중순 뜻밖의 기회가 왔다.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내복사근 부상을 당한 SSG가 일시 대체 선수로 시라카와를 주목했다. 5월22일 6주 동안 180만엔을 받는 조건으로 SSG와 KBO리그 최초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로 계약했다.
데뷔전이었던 6월1일 고척 키움전에서 5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시라카와는 6월21일 문학 NC전에서 6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1사구 10탈삼진 2실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SSG 소속으로 6월 5경기(23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기복이 있긴 했지만 최고 시속 151km 강속구와 포크볼 조합으로 가능성을 보여주며 정식 계약 가능성이 떠올랐다.
SSG가 내부 격론 끝에 엘리아스를 선택하면서 팀을 떠난 시라카와는 브랜든 와델이 어깨 견갑하근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의 부름을 받아 한국에 남았다. 7월10일 6주간 400만엔 조건으로 두산과 계약했지만 SSG 시절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두산에서 7경기(34⅓이닝) 2승3패 평균자책점 6.03으로 부진했다. 탈삼진(19개)보다 볼넷(24개)이 더 많을 정도로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KBO리그 팀들의 분석이 들어오면서 시카라와는 집중 공략을 당했다. 제구 난조로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이닝 소화력이 부족했다. 등판 간격도 짧아야 일주일에 한 번 나섰던 독립리그 시절과 달리 5일 휴식 등판이 일반적인 KBO리그에선 갈수록 힘도 떨어졌다. 관중이 많을 때 유독 긴장하면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새가슴 기질도 노출했다. 시즌 전체 성적은 12경기(57⅓이닝) 4승5패 평균자책점 5.65 탈삼진 46개.
브랜든의 부상이 장기화되자 두산은 8월21일 시라카와와 2주 140만엔 연장 계약했지만 계약 이후 1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팔꿈치 인대 손상을 받아 2주 계약이 그대로 종료됐고, 일본으로 돌아가 드래프트를 준비했지만 결국 외면받았다.
결과적으로 한국에 와서 프로 데뷔를 했지만 NPB 지명의 꿈을 이루진 못했다. KBO리그 경력이 통하지 않았다. SSG에서 끝나 일본 독립리그로 돌아갔더라면 몰라도 두산에서의 투구가 너무 좋지 않았다. 눈에 띄는 성적이 아니었고, 여러 약점을 노출하며 부상까지 당했으니 일본 팀들에겐 매력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한국에서 14주간 720만엔, 우리 돈으로 약 6500만원을 벌었다. 금전적인 이득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로 한국에서 쌓은 경험과 추억은 시라카와의 인생에 있어 잊을 수 없는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