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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빼곤 다 이룬 한해…우승할 때까지 두드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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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꽁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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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한국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

지난해 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4시즌을 앞두고 만났던 안병훈(33)의 간절한 바람은 현실이 됐다. 톱랭커 중 한 명으로 거듭난 그는 무려 5년만에 국내 팬들 앞에 선다. 무대는 24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리는 DP월드투어·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다.

그야말로 ‘금의환향’이다. 안병훈은 올해 처음으로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하고 2024 파리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등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톱10에 5차례나 올랐고 상금으로 587만1643달러(약 81억1700만원)를 벌었다. 꾸준한 활약으로 세계랭킹도 60위에서 36위로 끌어올렸다. 시즌 중반에는 세계랭킹이 2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김주형(25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난 201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 이후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안병훈은 “올해 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한국에 오게 돼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힌 뒤 “한국 골프팬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한다는 건 남다른 의미가 있다. 어느 때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내 실력을 100% 발휘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냉정한 것으로 유명한 안병훈에게 올 시즌 점수가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아무리 못해도 100점 만점에 85점은 되는 것 같다. 아니 90점 이상을 줘도 될 만큼 충분히 잘했다”고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10점이 부족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세웠던 페덱스컵 랭킹 30위 진입, 프레지던츠컵 출전 등 거의 모든 목표를 다 이뤘다. 하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100점을 줄 수는 없었다. 원하는 결실을 맺을 때까지 두드려볼 계획을 갖고 있는데 내년에는 PGA 투어 첫 정상에 올라 100점짜리 시즌을 완성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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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한국에 도착한 안병훈은 21일 처음 이번 대회가 열리는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코리아를 돌아봤다. DP월드투어의 2부 격인 챌린지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답게 새로운 환경에 곧바로 적응했다. 코스 공략법까지 세운 안병훈은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병훈은 “올해 출전하는 마지막 공식 대회이자 한국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면 좋겠다. PGA 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DP월드투어 정상에 오르면 올 시즌 점수가 99점까지는 올라갈 것”이라며 “한국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첫날부터 최선을 다해 치려고 한다. 그리고 우승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잡아보겠다”고 다짐했다.

3번홀과 4번홀에서는 한국 골프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전장이 593야드에 달하는 파5 3번홀에서 두번째 샷을 드라이버로 치는 ‘드라이버 오프 더 덱(Driver off the deck)’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4 4번홀에서는 안병훈의 비밀병기인 1번 아이언 티샷을 보게 될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안병훈은 “공이 놓여 있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3번홀에서는 티샷이 페어웨이에 있을 경우 드라이버로 두 번째 샷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장이 긴 파5홀인 만큼 투온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드라이버를 잡아야 한다. 4번홀처럼 페어웨이를 지켜야 하는 홀에서는 1번 아이언을 선택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 317.1야드를 기록하며 올 시즌 PGA 투어 거리 부문 4위에 자리한 안병훈은 연습 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한 김민규, 박상현 등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들은 “공이 똑바로 가는데 캐리 거리가 310야드 이상인 선수는 처음 봤다. 낮은 탄도로 280야드 넘게 날아가는 1번 아이언 샷은 프로 골퍼인 내가 봐도 입이 쩍 벌어진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PGA 투어 대표 장타자 중 한 명이지만 안병훈은 공을 더 멀리치는 선수들이 많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기록이 좋게 나왔을 뿐이지 PGA 투어에는 나보다 공을 멀리 똑바로 치는 선수들이 정말 많다. 20대까지만 해도 거리에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장타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똑바로 보내는 것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스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기간에 만난 KPGA 투어 선수들의 실력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내렸다. 안병훈은 “TV 중계로 보던 몇몇 선수들을 직접 만났는데 PGA 투어에서도 통할만한 실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공을 정말 잘 친다. PGA 투어와 DP월드투어에 도전한다면 충분히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5년 뒤에는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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