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졌다" 김범석 선발 기용→한 타석 만에 교체 철퇴…LG 우타 거포 유망주 잔혹사 반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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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염경엽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뒤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선발 라인업의 순서만 바꿨을 뿐 구성은 그대로 뒀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문성주의 햄스트링 상태가 나빠지면서 김범석을 9번 지명타자로 내보내는 변화를 택했다. "정규시즌보다 타격감이 좋아졌다"며 타자친화구장 라이온즈파크에서 김범석의 장타력이 불을 뿜기를 바랐다.
15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출전한 김범석은 첫 타석부터 타점 기회를 얻었다. 1-1로 맞선 2회초 LG는 문보경이 안타, 박동원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8번타자 박해민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김범석과 홍창기에게 해결을 맡긴 것이다. 그런데 김범석은 볼카운트 2-2에서 원태인의 5구째 바깥쪽 슬라이더에 헛스윙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까지 안타 3개와 볼넷 하나를 내주며 흔들렸던 원태인은 경기 후 김범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순간이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김범석은 이 삼진을 만회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벤치로 돌아가야 했다. 5회초 두 번째 타석을 앞두고 김범석 아닌 이영빈이 9번 지명타자 자리에 들어갔다. 이영빈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LG는 5-10으로 대패해 2패로 싹쓸이 탈락 위기에 놓였다.
김범석은 준플레이오프 기간 1군이 아닌 퓨처스 팀에서 퓨처스리그 잔여경기 일정을 보냈다. 5경기에서 12타수 5안타를 쳤고, 2루타 3개와 홈런 1개로 장타력을 발휘했다. 1군에서는 9월 13경기 13타수 1안타에 그치면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탈락했지만 퓨처스리그 활약으로 플레이오프에서 기회를 얻은 것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김범석은 "선배들께서 준플레이오프에서 잘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왔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주신 만큼 잘해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3일 1차전에서 대타로 나와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15일 2차전에서는 선발 출전했으나 헛스윙 삼진만 하나 남기고 교체됐다.
벤치의 메시지가 담긴 교체로 받아들여지지만 사실 LG는 그동안 김범석에게 여러 차례 '옐로카드'를 날렸다. 스프링캠프에서 불거진 체중 논란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이 취재진 앞에서 김범석 자신의 미래를 위해 몸 관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적도 많다.
정작 김범석의 경기력은 시즌 막판으로 향하면서 점점 떨어졌다. 전반기 43경기에서는 134타석 120타수에 출전해 타율 0.283과 5홈런 22타점을 올렸으나 후반기 27경기에서는 46타석 42타수 타율 0.119에 1홈런 2타점에 머물렀다. 플레이오프에서의 연속 삼진은 시즌 막판 1군에서 나타난 경기력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다. 벤치가 기대하다 실망하고, 다시 믿었다가 실망하는 일의 반복이다.
주전 대부분이 왼손타자인 LG는 오른손타자 육성에 대한 열망이 크다. 그래서 지난 몇 년 동안 공들인 선수도 여럿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송찬의와 이재원, 그리고 김범석이다. 그런데 앞서 기회를 받은 두 선수는 염경엽 감독 체제에서 위치가 애매했다.
송찬의는 수비 위치 문제로 중용받지 못하고 있다. 감독이 직접 밝힌 "일주일 동안 기회 주겠다"는 선언은 공염불이 됐다. 지난해 감독이 "144경기 전부 내보낸다"고 했던 이재원은 부상이 반복되면서 출전 비중이 줄어들더니 결국 입대했다. 상무에서는 37경기 만에 홈런 11개를 기록하며 홈런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은 계속해서 기회를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김범석에 대한 인내심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LG는 퓨처스 팀 구성원 대부분이 오른손타자다. 아직은 육성선수지만 후반기 타율 0.489를 기록한 문정빈은 1루수와 3루수, 우익수 수비를 준비하며 빛을 볼 날을 기다린다. 김성진도 퓨처스리그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