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하성 또 존재감 증명했다, '160㎞' 광속구 난무하는데→안타 쾅!... 美 본토 돌아가자마자 타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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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하성 또 존재감 증명했다, '160㎞' 광속구 난무하는데→안타 쾅!... 美 본토 돌아가자마자 타격감↑
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 /AFPBBNews=뉴스1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 본토로 넘어간 뒤 처음으로 치른 시범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무려 최고 구속 99.6마일(160.3km)의 강속구가 난무하는 가운데, 김하성은 끝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안타를 생산했다.
김하성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펼쳐진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시범경기만 놓고 볼 때, 지난 1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12일 만에 안타 맛을 봤다. 앞서 샌디에이고는 14일 오클랜드전을 끝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잠시 마무리한 뒤 한국으로 이동, LA 다저스와 2024시즌 개막 2연전을 치렀다. 당시 김하성은 2경기 동안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며 아쉽게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바 있다. 비록 개막 2연전에서는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한국 팀과 연습 경기에서는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지난 17일 한국 야구 대표팀과 연습 경기에서는 4타수 1안타, 18일 LG 트윈스와 연습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의 괴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리고 다시 미국 본토로 돌아간 뒤 처음으로 치른 시범경기. 이날 시애틀전을 마친 김하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1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0(29타수 9안타) 2루타 3개, 1홈런 5타점 4득점 4볼넷 7삼진 3도루 출루율 0.382 장타율 0.517 OPS(출루율+장타율) 0.899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테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서울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상대로 출전했던 주전 라인업과 같은 라인업이었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는 딜런 시즈였다.
이에 맞서 시애틀 매리너스는 J.P.크로포드(유격수)-훌리오 로드리게스(중견수)-호르헤 폴랑코(2루수)-미치 가버(지명타자)-칼 롤리(포수)-미치 해니거(우익수)-도미닉 캔존(좌익수)-타이 프랑스(1루수)-루이스 우리아스(3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브라이스 밀러였다.
김하성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시애틀 선발 투수는 우완 브라이스 밀러. 김하성은 초구 한가운데로 몰린 95.9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으나 밀리면서 파울이 됐다. 이어 2구째 바깥쪽 높은 코스로 형성된 빠른 볼(96.1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잘 골라낸 김하성. 다시 숨을 고른 김하성은 3구째 한가운데 스위퍼(80마일)를 공략했으나 파울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4구째. 김하성이 밀러의 낮은 스플리터(93.9마일)를 받아쳤고,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굴러가며 결국 아웃되고 말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김하성은 팀이 1-3으로 뒤진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섰다. 여전히 마운드에서는 밀러가 투구하고 있었다. 김하성은 밀러의 초구 바깥쪽 스위퍼(79.3마일)를 그냥 지켜봤는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그렇지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게임데이 상에는 공이 반 개 정도 빠진 볼이었다. 김하성은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쿨하게 넘어갔다. 이어 2구째. 이번에도 78마일의 스위퍼가 몸쪽 낮은 코스로 향하며 스트라이크가 됐다. 순식간에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김하성. 3구째는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94.6마일)을 파울로 커트했다. 4구째 멀찌감치 빠진 볼(94.7마일 포심 패스트볼)과 5구째 역시 빠진 볼(93.9마일 싱커)를 잘 골라낸 김하성. 그리고 6구째. 김하성을 향해 던진 6구째 포심 패스트볼(94.2마일)이 역회전으로 몸쪽을 향해 들어가면서 루킹 삼진이 선언됐다. 김하성은 다소 놀란 듯 투수를 슬쩍 바라본 뒤 더그아웃으로 향해 돌아갔다.
결국 김하성의 안타는 강속구가 난무하는 가운데, 세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여전히 샌디에이고가 1-3으로 뒤지고 있는 가운데, 2사 주자 없는 상황. 김하성이 세 번째 타석을 밟았다. 상대 투수는 우완 파이어볼러 안드레스 무노즈. 김하성은 초구 바깥쪽으로 꽉 찬 슬라이더(90.5마일)를 지켜본 뒤 2구째 바깥쪽으로 빠진 99.6마일(160.3km) 광속구 볼을 그냥 지켜봤다. 볼카운트는 1-1. 이어 3구째. 무노즈의 몸쪽 싱커(97.7마일)에 배트를 헛돌린 김하성. 파울팁이었다. 4구째는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89.3마일)였는데, 커트를 해냈다. 이어 5구째 매우 높게 빠진 99마일 강속구와 6구째 바깥쪽으로 낮게 크게 빠진 싱커(99.1마일) 볼을 잘 골라낸 김하성. 풀카운트가 됐다. 결국 김하성은 7구째 바깥쪽 슬라이더(88.2마일)를 툭 받아쳐 외야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하성은 순간적으로 2루를 노리는 듯했으나, 상대의 기민한 중계 플레이에 잽싸게 1루로 귀루했다. 무노즈의 강속구가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타이밍을 잃지 않고 집중력 있게 안타를 만들어 낸 김하성이었다. 이후 김하성은 대주자 레오달리스 데 브라이스로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하성은 지난 23일 LA 다저스와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출격해 1타수 1안타 1볼넷의 멀티 출루 활약을 펼쳤다. 이어 25일에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2루타 1개를 터트리는 등 1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의 좋은 활약을 이어나갔다. 김하성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범경기에서는 3타석에 들어섰는데, 2타수 1안타 1볼넷의 성적을 거뒀다. 마지막 7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기 전까지 6타석 연속 출루 및 3경기 연속 멀티 출루 행진에 성공했던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자신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 쪽에서 기본적으로 안정감을 보이면서, 타격에서는 좀처럼 멈출 줄 모르는 공격 본능을 과시했다. 29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마크하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에 성공했다.
김하성이 지난달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벤치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김하성.
김하성이 지난달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4회 볼넷을 골라낸 뒤 1루로 뛰어나가고 있다.그런 김하성이 한 차례 숨을 고른 건 지난 2일 LA 에인절스전이었다. 당시 김하성은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긴 했으나, 1볼넷 1득점의 성적과 함께 2개의 도루까지 성공시키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냈다. 그리고 마침내 4일 경기에서는 홈런포까지 작렬시켰다.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의 성적을 올린 것. 당시 김하성은 팀이 5-3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 기회서 상대 투수 콜린 스나이더를 상대, 3-0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한 뒤 4구째를 제대로 공략하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공교롭게도 김하성과 이정후, 그리고 고우석 모두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3월 3일에 다 같이 모여 고기 파티를 했는데, 바로 그 다음 날에 김하성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자축한 것이다.
당시 김하성은 홈런포를 터트린 뒤 교체된 이후 이례적으로 현지 중계진과 약 10여분 동안 단독 인터뷰에 임하기도 했다. 그중에는 체중 증가, 정확히는 근육량을 늘린 것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7kg 정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현지 중계진은 김하성에게 지난해 친 홈런(17개)보다 더욱 많은 홈런을 때려내려고 근육량을 늘린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홈런을 더 치려고 근육량을 늘린 건 아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살도 많이 빠지고, 지난해 마지막 달에는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느꼈다. 그런 부분을 잘 이겨내고 싶어서 몸을 좀 키웠던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에 대한 질문도 빼놓지 않았다. 김하성은 2023시즌 메이저리그 162경기 중 1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2루타 23개, 75볼넷 124삼진 38도루(9도루 실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의 커리어 하이 성적을 거뒀다. 공격도 잘했지만, 수비에서도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 경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샌디에이고 내야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책도 2021시즌 5개에 이어 2022시즌 8개, 2023시즌에는 1개를 줄인 7개를 기록했다. MLB.com은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타격 실력을 끌어올렸다. 삼진율을 낮추었지만 볼넷의 비율은 높이면서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선보였다. 또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의) 새로운 규칙을 잘 활용하면서 도루도 38개나 성공시켰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김하성은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받아서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첫해에 조금 힘든 게 있었는데, 수비에 많은 투자를 했다. 수비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하성(왼쪽)이 지난달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 중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김하성의 수비 모습.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김하성의 상승세는 홈런을 친 뒤에도 계속 이어졌다. 김하성은 3월 5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는데, 김하성이 올해 시범경기에서 리드오프 역할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김하성은 2루타를 쳐내는 등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활약하며 2경기 연속 장타를 뽑아냈다. 자신의 시범경기 2번째 2루타였다. 이어 3월 10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김하성. 하지만 3월 12일 시애틀전에서 안타 1개를 포함해, 타점과 도루 활약까지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한 뒤 13일 애리조나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하성의 올해 3번째 시범경기 무안타 경기였다. 그러나 13일 오클랜드전에서도 3타수 1안타(2루타 1개) 1타점 1득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그리고 이날 시애틀을 상대로 마지막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치며, 개막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타격 감을 한층 끌어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이제 시범경기 단 1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27일 오전 5시 10분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같은 펫코 파크에서 올해 마지막 시범경기를 소화한다. 그리고 28일 하루 휴식 후 29일 대망의 메이저리그 본토 개막전에 임한다. 상대 팀은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샌프란시스코를 홈으로 불러들여 4연전에 임한다. 이어 2일부터 4일까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에서 3차례 격돌한 뒤 5일 하루 휴식 후 6일부터 8일까지 샌프란시스코로 원정을 떠나 3연전을 마주한다.
김하성.김하성.김하성이 지난달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2회 안타를 친 뒤 주루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김하성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펼쳐진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4 미국 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시범경기만 놓고 볼 때, 지난 1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12일 만에 안타 맛을 봤다. 앞서 샌디에이고는 14일 오클랜드전을 끝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잠시 마무리한 뒤 한국으로 이동, LA 다저스와 2024시즌 개막 2연전을 치렀다. 당시 김하성은 2경기 동안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며 아쉽게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바 있다. 비록 개막 2연전에서는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지만, 한국 팀과 연습 경기에서는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지난 17일 한국 야구 대표팀과 연습 경기에서는 4타수 1안타, 18일 LG 트윈스와 연습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의 괴력을 발휘한 바 있다.
그리고 다시 미국 본토로 돌아간 뒤 처음으로 치른 시범경기. 이날 시애틀전을 마친 김하성의 시범경기 성적은 1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0(29타수 9안타) 2루타 3개, 1홈런 5타점 4득점 4볼넷 7삼진 3도루 출루율 0.382 장타율 0.517 OPS(출루율+장타율) 0.899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테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구성했다. 서울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상대로 출전했던 주전 라인업과 같은 라인업이었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는 딜런 시즈였다.
이에 맞서 시애틀 매리너스는 J.P.크로포드(유격수)-훌리오 로드리게스(중견수)-호르헤 폴랑코(2루수)-미치 가버(지명타자)-칼 롤리(포수)-미치 해니거(우익수)-도미닉 캔존(좌익수)-타이 프랑스(1루수)-루이스 우리아스(3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브라이스 밀러였다.
김하성은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시애틀 선발 투수는 우완 브라이스 밀러. 김하성은 초구 한가운데로 몰린 95.9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으나 밀리면서 파울이 됐다. 이어 2구째 바깥쪽 높은 코스로 형성된 빠른 볼(96.1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잘 골라낸 김하성. 다시 숨을 고른 김하성은 3구째 한가운데 스위퍼(80마일)를 공략했으나 파울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4구째. 김하성이 밀러의 낮은 스플리터(93.9마일)를 받아쳤고,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굴러가며 결국 아웃되고 말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김하성은 팀이 1-3으로 뒤진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섰다. 여전히 마운드에서는 밀러가 투구하고 있었다. 김하성은 밀러의 초구 바깥쪽 스위퍼(79.3마일)를 그냥 지켜봤는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그렇지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게임데이 상에는 공이 반 개 정도 빠진 볼이었다. 김하성은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쿨하게 넘어갔다. 이어 2구째. 이번에도 78마일의 스위퍼가 몸쪽 낮은 코스로 향하며 스트라이크가 됐다. 순식간에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김하성. 3구째는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94.6마일)을 파울로 커트했다. 4구째 멀찌감치 빠진 볼(94.7마일 포심 패스트볼)과 5구째 역시 빠진 볼(93.9마일 싱커)를 잘 골라낸 김하성. 그리고 6구째. 김하성을 향해 던진 6구째 포심 패스트볼(94.2마일)이 역회전으로 몸쪽을 향해 들어가면서 루킹 삼진이 선언됐다. 김하성은 다소 놀란 듯 투수를 슬쩍 바라본 뒤 더그아웃으로 향해 돌아갔다.
결국 김하성의 안타는 강속구가 난무하는 가운데, 세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여전히 샌디에이고가 1-3으로 뒤지고 있는 가운데, 2사 주자 없는 상황. 김하성이 세 번째 타석을 밟았다. 상대 투수는 우완 파이어볼러 안드레스 무노즈. 김하성은 초구 바깥쪽으로 꽉 찬 슬라이더(90.5마일)를 지켜본 뒤 2구째 바깥쪽으로 빠진 99.6마일(160.3km) 광속구 볼을 그냥 지켜봤다. 볼카운트는 1-1. 이어 3구째. 무노즈의 몸쪽 싱커(97.7마일)에 배트를 헛돌린 김하성. 파울팁이었다. 4구째는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89.3마일)였는데, 커트를 해냈다. 이어 5구째 매우 높게 빠진 99마일 강속구와 6구째 바깥쪽으로 낮게 크게 빠진 싱커(99.1마일) 볼을 잘 골라낸 김하성. 풀카운트가 됐다. 결국 김하성은 7구째 바깥쪽 슬라이더(88.2마일)를 툭 받아쳐 외야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하성은 순간적으로 2루를 노리는 듯했으나, 상대의 기민한 중계 플레이에 잽싸게 1루로 귀루했다. 무노즈의 강속구가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타이밍을 잃지 않고 집중력 있게 안타를 만들어 낸 김하성이었다. 이후 김하성은 대주자 레오달리스 데 브라이스로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하성은 지난 23일 LA 다저스와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출격해 1타수 1안타 1볼넷의 멀티 출루 활약을 펼쳤다. 이어 25일에는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2루타 1개를 터트리는 등 1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의 좋은 활약을 이어나갔다. 김하성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다. 27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시범경기에서는 3타석에 들어섰는데, 2타수 1안타 1볼넷의 성적을 거뒀다. 마지막 7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기 전까지 6타석 연속 출루 및 3경기 연속 멀티 출루 행진에 성공했던 김하성이었다. 김하성은 자신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 쪽에서 기본적으로 안정감을 보이면서, 타격에서는 좀처럼 멈출 줄 모르는 공격 본능을 과시했다. 29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마크하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에 성공했다.
김하성이 지난달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벤치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김하성.
김하성이 지난달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4회 볼넷을 골라낸 뒤 1루로 뛰어나가고 있다.그런 김하성이 한 차례 숨을 고른 건 지난 2일 LA 에인절스전이었다. 당시 김하성은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긴 했으나, 1볼넷 1득점의 성적과 함께 2개의 도루까지 성공시키는 등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냈다. 그리고 마침내 4일 경기에서는 홈런포까지 작렬시켰다.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의 성적을 올린 것. 당시 김하성은 팀이 5-3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 기회서 상대 투수 콜린 스나이더를 상대, 3-0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한 뒤 4구째를 제대로 공략하며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공교롭게도 김하성과 이정후, 그리고 고우석 모두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3월 3일에 다 같이 모여 고기 파티를 했는데, 바로 그 다음 날에 김하성이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자축한 것이다.
당시 김하성은 홈런포를 터트린 뒤 교체된 이후 이례적으로 현지 중계진과 약 10여분 동안 단독 인터뷰에 임하기도 했다. 그중에는 체중 증가, 정확히는 근육량을 늘린 것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7kg 정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현지 중계진은 김하성에게 지난해 친 홈런(17개)보다 더욱 많은 홈런을 때려내려고 근육량을 늘린 게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홈런을 더 치려고 근육량을 늘린 건 아니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살도 많이 빠지고, 지난해 마지막 달에는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느꼈다. 그런 부분을 잘 이겨내고 싶어서 몸을 좀 키웠던 것 같다"고 답했다.
또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에 대한 질문도 빼놓지 않았다. 김하성은 2023시즌 메이저리그 162경기 중 152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2루타 23개, 75볼넷 124삼진 38도루(9도루 실패) 출루율 0.351, 장타율 0.398, OPS(출루율+장타율) 0.749의 커리어 하이 성적을 거뒀다. 공격도 잘했지만, 수비에서도 더욱 빛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매 경기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샌디에이고 내야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실책도 2021시즌 5개에 이어 2022시즌 8개, 2023시즌에는 1개를 줄인 7개를 기록했다. MLB.com은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 타격 실력을 끌어올렸다. 삼진율을 낮추었지만 볼넷의 비율은 높이면서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선보였다. 또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의) 새로운 규칙을 잘 활용하면서 도루도 38개나 성공시켰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대해 김하성은 "한국인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받아서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첫해에 조금 힘든 게 있었는데, 수비에 많은 투자를 했다. 수비 덕분에 지금까지 잘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하성(왼쪽)이 지난달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 중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김하성의 수비 모습.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김하성의 상승세는 홈런을 친 뒤에도 계속 이어졌다. 김하성은 3월 5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는데, 김하성이 올해 시범경기에서 리드오프 역할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김하성은 2루타를 쳐내는 등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활약하며 2경기 연속 장타를 뽑아냈다. 자신의 시범경기 2번째 2루타였다. 이어 3월 10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김하성. 하지만 3월 12일 시애틀전에서 안타 1개를 포함해, 타점과 도루 활약까지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한 뒤 13일 애리조나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하성의 올해 3번째 시범경기 무안타 경기였다. 그러나 13일 오클랜드전에서도 3타수 1안타(2루타 1개) 1타점 1득점으로 자신의 몫을 다했다. 그리고 이날 시애틀을 상대로 마지막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치며, 개막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타격 감을 한층 끌어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이제 시범경기 단 1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27일 오전 5시 10분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같은 펫코 파크에서 올해 마지막 시범경기를 소화한다. 그리고 28일 하루 휴식 후 29일 대망의 메이저리그 본토 개막전에 임한다. 상대 팀은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샌프란시스코를 홈으로 불러들여 4연전에 임한다. 이어 2일부터 4일까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에서 3차례 격돌한 뒤 5일 하루 휴식 후 6일부터 8일까지 샌프란시스코로 원정을 떠나 3연전을 마주한다.
김하성.김하성.김하성이 지난달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2회 안타를 친 뒤 주루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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