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나 할까?"…고민했던 19살 양의지, KBO리그 역사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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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데뷔나 할까?"…고민했던 19살 양의지, KBO리그 역사를 바꿨다
(엑스포츠뉴스 삼성동,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역대 최다 수상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KBO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이 가지고 있는 전체 최다 수상 기록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양의지는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개인 통산 9번째 황금장갑을 품은 것은 물론 역대 최고령 포수 수상자의 진기록도 남기게 됐다.
양의지가 내년에도 포수 혹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10회 수상으로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과 최다 수상 부문 공동 1위에 오른다. 양의지는 오는 2028년까지 두산과 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승엽 감독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양의지는 수상 직후 "우선 이렇게 골든글러브라는 큰 상을 9번이나 주신 관계자, 기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올해 (NC 다이노스에서 두산으로) 팀을 다시 옮기면서 가족들이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의지는 2022 시즌 종료 후 생애 두 번째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뒤 NC를 떠나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했다. 계약기간 최대 6년, 총액 152억 원에 도장을 찍고 자신이 대한민국 최고 포수로 발돋움했던 두산으로 복귀했다. 2018 시즌이 끝난 뒤 첫 FA 권리를 행사해 NC와 4년 총액 125억 원에 계약을 맺고 팀을 옮긴 뒤 5년 만에 귀환이었다.
양의지는 올 시즌 베어스 유니폼을 다시 입고 변함없는 기량을 뽐냈다. 129경기 타율 0.305(439타수 134안타) 17홈런 68타점 8도루 OPS 0.870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두산은 양의지의 활약 속에 지난해 정규리그 9위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딛고 5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NC 다이노스를 넘지 못하고 1경기로 가을야구를 마감했지만 양의지가 없었다면 두산의 5강 다툼은 쉽지 않았다.
양의지는 "두산으로 돌아와 다시 잘할 수 있도록 적응하는 데 도움을 준 동료들과 두산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골든글러브를 받을 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다. 앞으로 남은 야구 인생을 모범이 되는 선수, 선배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의지는 2014 시즌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3년 연속 포수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2018, 2019, 2020, 2022년에도 포수 골든글러브는 양의지의 몫이었다.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2021년까지 포함하면 총 8차례나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경우 김동수(1990, 1993, 1994, 1995, 1997, 1999, 2003)와 함께 7회 수상으로 공동 1위였지만 양의지가 2023년 황금장갑 하나를 더 추가하면서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공교롭게도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 포수 부문 시상자는 김동수였다. 김동수는 자신의 기록을 넘어선 후배에게 아낌없는 축하와 함께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양의지에게 넘겨줬다.
양의지는 시상식 종료 후 "사실 올해 조금 자신이 없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로 정규리그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스프링캠프에서도 투수들과 호흡을 잘 못 맞춰봤는데 동생들이 나를 많이 도와주고 이승엽 감독님과 각 파트 코치님, 단장님, 사장님까지 나를 많이 배려해 주셨기 때문에 잘 적응해서 무난하게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또 "올해 이승엽 감독님과 세리자와 배터리 코치님이 어느 정도 포수로 많이 출전시켜 주셨는데 중간에 옆구리 부상만 없었다면 더 많은 게임에 포수로 뛸 수 있었을 것 같다"며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양의지는 다만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의 주인공이 된 부분에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고교 졸업 후 하위 라운드 지명으로 동기들보다 힘겹게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17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 최고 포수로 성장한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지극정성으로 지원해 주셨던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들에게 멋진 아들,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부분이 스스로도 기쁘다.
양의지는 "우선 레전드 김동수 선배님께 골든글러브를 받게돼서 더 영광이었다"며 "내가 2차 8라운드에 지명을 받았을 때 1군에서 데뷔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골든글러브를 8번이나 받았다.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감회에 젖었다.
이어 "포수로 뛰는 건 힘이 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려고 한다. 우선 목표는 포수로 은퇴하는 모습을 가족들,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몸 관리를 열심히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골든글러브 투표인단은 올 시즌 KBO 리그를 담당한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방송사 PD, 아나운서,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가 선정됐다. 최종적으로 291명이 투표에 참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결정했다.
투수 부문 28명, 포수 부문 7명, 1루수 부문 3명, 2루수 부문 5명, 3루수 부문 5명, 유격수 부문 8명, 외야수 부문 20명, 지명타자 부문 5명 등 총 81명이 후보로 선정됐다. 모든 포지션에서 후보를 배출한 구단은 없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LG 트윈에서 가장 많은 12명의 선수가 후보에 올랐다.
2023년에는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가 3명, 두산 베어스 1명, 한화 이글스 1명, 삼성 라이온즈 1명, 키움 히어로즈 1명 등 6개 구단에서 수상자가 나왔다.
▲ 2023 KBO 신한은행 골든글러브 수상자
- 투수: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267표)
- 포수: 두산 베어스 양의지(214표)
- 1루수: LG 트윈스 오스틴 딘(271표)
- 2루수: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59표)
- 3루수: 한화 이글스 노시환(245표)
- 유격수: LG 트윈스 오지환(154표)
- 외야수: LG 트윈스 홍창기(258표),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185표), NC 다이노스 박건우(139표)
- 지명타자: NC 다이노스 손아섭(255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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