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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재미 되찾아준 한국, 꼭 돌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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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재미 되찾아준 한국, 꼭 돌아오고 싶다”


LG 오스틴이 7일 한국시리즈 1차전 1회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오스틴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4번타자로 팀을 이끌었다. [뉴시스]
오스틴 딘(30·미국)이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보기 좋게 깨뜨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활약한 그는 내년에도 LG에서 활약을 약속했다.

LG는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타자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외국인 타자가 부진해 시즌 도중 대체 선수를 영입하는 건 ‘연례행사’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 출신 오른손 타자 오스틴이 4번 타자로 든든하게 타선을 이끌었다. 그는 정규시즌 139경기에 나와 타율 0.313에 23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는 5.57로 KBO리그 전체 3위이자 홍창기에 이은 팀 내 2위를 차지했다. 왼손 타자 위주인 LG 타선에 오른손 타자 오스틴이 가세해 짜임새를 더했다.

오스틴은 특히 찬스에 강했다. 결승타를 15개나 기록해 KBO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LG의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골든글러브(1루수 부문) 수상도 유력하다. 통역 지승재씨의 도움을 받아 상대 투수의 스타일과 볼 배합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덕분이다. 올해 연봉은 40만 달러(약 5억원)로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적었지만, 성적은 단연 1등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오스틴은 맹활약을 펼쳤다. 타율 0.350(20타수 7안타)에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선 힘껏 방망이를 돌리는 한편 더그아웃에선 동료들에게 한국어로 “침착해”라면서 격려했다. LG는 외국인 투수 애덤 플럿코가 부상으로 낙마해 한국시리즈엔 케이시 켈리와 오스틴 등 2명의 외국인 선수로 나섰지만, 두 선수 모두 자기 몫을 해냈다.

LG와 KT의 시리즈는 치열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가 이어졌다. 오스틴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이기고 있다 역전당하고, 또 뒤집었다. KT의 전력이 무척 강해서 4차전을 제외하면 모두 힘든 경기였다. 그래도 이겨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가을야구에선 장타 욕심을 내지 않고, 착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해냈다. 5-7로 뒤진 2차전 9회 초 2사 1루에선 볼넷을 골라냈다. 후속타자 오지환의 역전 스리런포가 터지면서 LG는 8-7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오스틴은 “타석에서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걸어나가든, 쳐서 출루하든 오지환에게 연결하려고 했다.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는데 오지환의 홈런이 터져서 무척 놀랐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에서 LG 팬들은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오스틴은 “우리 팬들의 응원은 한마디로 미쳤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선수들도 우승하고 싶었지만, 29년을 기다린 팬들의 염원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 응원 덕분에 에너지를 받았고, 동기 부여가 됐다. 그래서 우승을 향해 달릴 수 있었다. 무척 감격스럽다”고 했다.

미국 텍사스 출신인 오스틴은 타격 연습 때 반소매 셔츠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터프해 보이려고 그랬다”며 “타격 연습 때는 편하게 입는 걸 선호한다. 사실은 추웠다”며 웃었다.

LG 팬들은 내년에도 오스틴이 팀에 남아주길 바란다. 차명석 LG 단장은 “켈리, 오스틴과는 재계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했다. 오스틴은 “나도 한국에 돌아오고 싶다”며 “한국에 있는 동안 야구에 대한 재미를 되찾았다. 팬들이 나와 가족을 극진하게 챙겨줬다. 잘할 때도, 못할 때도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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