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앞두고 팔 아프다는 외인 투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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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앞두고 팔 아프다는 외인 투수들
25일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투수 NC의 태너 털리(왼쪽)와 SSG의 오원석. 양팀은 주축 투수의 부상으로 고심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에서 먼저 2승을 거뒀다. 지난 22일과 23일 적지인 인천에서 열린 1·2차전을 연거푸 잡고 플레이오프(PO)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NC는 25일 홈구장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3연승에 도전한다.
그러나 강인권 NC 감독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3차전에 내보낼 예정이었던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30)가 또다시 등판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준PO 3차전 선발 투수
페디는 올해 20승,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209개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달성하면서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했다. 준플레이오프 상대인 SSG를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정규시즌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팔뚝에 타구를 맞았지만, 부상이 크진 않아 준PO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 후 페디가 언제 선발 등판하느냐가 양 팀 모두의 관심사였다.
강 감독은 당초 준PO 2차전을 앞두고 “페디는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이제는 나갈 때가 됐다”고 했다. 매일 몸 상태를 체크한 결과 충분히 회복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페디는 2차전을 앞두고 불펜 투구를 마친 뒤 다시 “불편한 느낌이 든다”며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충돌 증후군’. 투구에 큰 지장은 없다는 뜻이었다. 그런데도 페디는 계속 불안감을 호소했다.
강 감독은 결국 3차전 선발 투수를 페디에서 태너 털리로 바꿨다. 털리는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이닝 동안 5실점 하고 물러났다. 5일 휴식 후 등판이라 일정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에이스 페디보다 안정감이 떨어진다. 강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페디는 3차전에 아예 안 나올 것 같다. 우리가 2승을 먼저 해서가 아니라, 선수 의사가 중요하다”며 “이틀간 몸 상태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NC는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어렵게 준PO에 진출했다. 그런데 에이스가 빠진 상태에서 2승을 거두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뒀다. 3차전에서 페디가 등판해 3연승으로 준PO를 마친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 하지만 2승 뒤 페디의 등판 불가 소식이 날아오자 강 감독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페디가 4차전에 나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SSG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투수가 부족한데,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가 개점휴업 상태다. 맥카티는 올 시즌 24경기에서 9승 5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내복사근을 다친 뒤 한 달 넘게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에선 회복했지만, 어차피 선발 등판은 불가능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중요한 순간 1이닝을 막아줄 불펜투수 역할을 기대하고 맥카티를 준PO 엔트리에 포함했다. NC에는 수준급 왼손 타자가 많기에 왼손 투수 맥카티의 활약이 절실하다.
그러나 맥카티는 2차전이 끝날 때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2차전에선 상황이 어려웠다. 3차전에서는 불펜에서 대기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심한 부상은 아니지만, 계속 어딘가 “불편하다”는 외국인 투수들을 무조건 나무라기도 어렵다. 그러나 올시즌 가을야구에서 멀쩡하던 외국인 투수들의 태업(?)은 또 하나의 변수로 등장했다. 강인권 감독과 김원형 감독의 속은 타들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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