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 이긴 황선우·막판 스퍼트 이호준, 쾌거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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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조건 이긴 황선우·막판 스퍼트 이호준, 쾌거 일궜다
황선우·이호준, 한국 최초로 세계선수권 경영 동반 결승행
황선우 준결승 3위…이호준은 6위
[후쿠오카=AP/뉴시스] 황선우가 24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2023.07.24.[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25일 열리는 2023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한국 선수 2명이 나란히 결승 출발대에 서는 장면이 연출된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와 최근 기량을 한껏 끌어올린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이 나란히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진출하면서 이전까지 세계선수권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을 볼 수 있게 됐다.
황선우는 24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마린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 1조에서 1분45초07로 터치패드를 찍어 조 1위, 전체 16명 가운데 3위에 올랐다.
준결승 2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이호준은 1분45초93으로 조 3위, 전체 6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황선우와 이호준은 준결승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한수영연맹에 따르면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 경영 종목에서 동반 결승 진출에 성공한 것은 이번 황선우, 이호준이 최초다.
세계 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한국 수영은 걸출한 스타를 제외하곤 세계선수권 결승 진출에도 어려움을 겪었기에 둘이나 결승 무대에 서는 것은 역사적인 장면이나 다름없다.
이미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정상급으로 올라선 황선우는 예선에서 뜻밖의 부진으로 얻게 된 불리함을 이겨냈다.
자유형 200m와 더불어 400m를 주로 뛰는 이호준은 자유형 200m에서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막판 스퍼트에 강점이 있는데 준결승에서 이런 면모를 아낌없이 과시했다.
황선우는 예선을 마친 뒤 마음을 졸여야 했다. 계획대로 풀리지 않은 탓에 기록과 순위가 모두 저조했기 때문.
1분44초47의 자유형 200m 한국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황선우는 이날 오전 벌어진 예선에서 1분46초69의 기록으로 조 5위, 전체 13위에 머물렀다.
페이스 조절에 애를 먹었다. 다른 선수들을 견제하면서 레이스를 펼치다 후반에 스퍼트를 올리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뜻대로 레이스를 운영하지 못했다.
황선우는 자칫 준결승행 티켓을 놓칠 뻔했다. 황선우와 예선 16위로 준결승행 막차를 탄 안토니오 자코비치(스위스·1분46초70)의 기록 차는 0.01초에 불과했다.
예선에서 예상보다 낮은 순위에 그쳐 준결승 1조 1번 레인을 배정받은 황선우는 비교적 불리한 조건 속에 레이스를 펼쳐야 했다.
수영에서는 예선 성적에 따라 준결승 또는 결승 레인을 배정한다. 가장 기록이 좋은 이가 4번 레인을 차지하고 이후 순서대로 5번, 3번, 6번, 2번, 7번, 1번, 8번 레인에 선다.
1번, 8번 레인의 경우 기록이 좋은 중간 레인 선수들이 일으키는 물살이 벽면에 부딪히면서 물의 저항이 다른 레인보다 크다. 중앙에서 레이스를 하는 경쟁 선수를 견제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전에도 악조건을 넘어선 경험이 있는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황선우는 지난해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예선에서 8위에 머물러 결승행 막차를 탔다.
결승에서 8번 레인에 배치된 황선우는 불리함을 딛고 금메달을 따 2연패를 달성했다.
이날 준결승에서 황선우는 물살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듯 레인에 가까이 붙어 레이스를 펼쳤다.
다른 선수를 견제하기보다는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나가 자신의 페이스대로 레이스를 운영하는 것에 집중했다.
1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8명 중 가장 빠른 0.63초의 반응속도로 물에 뛰어든 황선우는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50m 지점까지 23초93를 기록해 선두로 치고나간 황선우는 100m 지점을 역시 가장 빠른 50초28로 통과했고, 150m 지점까지 1분17초75로 주파하며 선두를 유지했다.
150m까지 다른 선수들과 격차가 상당했고, 황선우는 그제서야 다소 여유있게 헤엄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예선과 달리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은 황선우는 결승 진출을 직감한 듯 중계 카메라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황선우가 초반부터 속도를 올렸다면, 이호준은 막판 스퍼트가 빛났다.
자유형 100m, 200m를 주종목으로 하는 황선우와 달리 이호준은 자유형 200m, 400m가 주종목이다. 자유형 200m에서는 레이스 초반보다 막판 스퍼트에 강점이 있다.
자유형 400m에서 세계선수권, 올림픽 금메달을 딴 박태환도 자유형 200m를 뛸 때에는 막판 스퍼트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준결승에서 이호준은 자신의 강점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이호준은 100m 지점까지는 51초76의 기록으로 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점차 속도를 끌어올리더니 100~150m 구간을 지나면서 5위까지 치고 나갔다.
마지막 50m 구간에서는 더욱 스퍼트를 올렸다. 다른 선수들의 속도가 느려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역영한 이호준은 조 3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고, 전체 6위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는 결승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첫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아울러 2007년 멜버른,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딴 박태환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한국인 금메달리스트 등극을 노린다.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예선 통과조차 이번이 처음이었던 이호준은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선다. 첫 세계선수권 출전이었던 2019년 광주 대회에서 자유형 200m, 400m에 출전해 모두 예선 탈락했던 이호준은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계영 800m 영자로만 뛰었다.
이번 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은 25일 오후 8시 2분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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