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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방출→막노동→재입단…15년 뒤 한국 야구 역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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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온길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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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방출→막노동→재입단…15년 뒤 한국 야구 역사가 되다


[KIA 최형우, 통산 최다 타점 타이 기록]
프로 데뷔 6년만 첫 타점 뒤 1498개 적립
결승타도 163회 때려 압도적 1위
기아(KIA) 타이거즈 최형우. 연합뉴스


그는 한때 공을 못 던지는 포수였다. 고졸 신인 포수로 선배 내야수들에게 공을 던질 때면 몸이 얼어붙어 2루로 던진 공이 곧잘 중견수까지 갔다. 1루수로, 외야수로 거듭 포지션을 변경해도 악송구를 날리고 낙구 지점을 못 찾아 이리저리 헤맸다. 공격은 얼추 했지만 수비만 보면 답이 안 나왔고 결국 팀에서 방출됐다. 그게 2004년 9월이었다. 이후 19년 가까이 흘렀고 절치부심한 그는 한국 야구사를 바꿔놨다. 기아(KIA) 타이거즈 최형우(39)다.

최형우는 삼성 라이온즈 2차 6라운드 48순위로 프로에 첫발을 디뎠다. 전주고 3년(1999~2001년)간 성적은 타율 0.313(48타수 15안타) 3홈런 9타점. “롤 모델도 없고, ‘야구로 성공해야지’ 하는 마음도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프로 첫 방출 뒤 각성을 했다. 막노동 등을 하다가 그 해 처음 창설된 경찰청 야구단에 지원서를 냈다. 포수 포지션으로 합격했으나 감독에게 송구 문제를 솔직하게 고백한 뒤 외야수로 본격적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2007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도루를 제외하고 전 분야에서 1위(7관왕)를 차지했다. 자신을 내쳤던 삼성 구단이 다시 그에게 손을 내밀었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에서 성공하고 싶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2008년, 그는 다시 출발점에 섰다.

기아(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엔씨(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7회말 최다 타점 타이 기록을 세우자 전광판에 이를 알리는 화면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002년 프로 데뷔했지만 1군에서 첫 타점은 2008년 4월1일에 올렸다. 2-2로 팽팽하던 10회초 1사1루에서 엘지(LG) 트윈스 투수 정재복을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날렸다. 재계약 첫 시즌 4타석 만에 터뜨린 안타가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최형우는 당시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호기롭게 외쳤다. “제 이름을 기억해 주세요!” 그의 바람처럼, 그의 이름은 이제 잊힐 수 없게 됐다.

프로 데뷔 6년 만에 처음 적립한 타점은 15년간 차곡차곡 쌓여 KBO리그 새 역사를 만들었다. 최형우는 지난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엔씨(NC) 다이노스와 안방 경기에서 팀이 6-10으로 뒤진 7회말 2사 3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시즌 37타점이자 통산 1498타점.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통산 최다 타점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5시즌 연속(2014~2018년) 100타점 등 7시즌 동안 세자릿수 타점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그는 2011년과 2016년에는 타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형우는 결승타 공식 집계가 이뤄진 2010년 이후 10개 구단 선수 중 결승타(163차례·13일 기준)를 가장 많이 때려낸 선수이기도 하다. 2위 김현수(145차례·LG), 3위 최정(134차례·SSG 랜더스)과도 꽤 차이가 난다. 그만큼 주요 클러치 상황에서 강했다는 방증이다.

최형우는 2016년 말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뒤 기아와 4년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하면서 FA 총액 세자릿수 계약 시대를 처음 열었다. 2020년 12월 기아와 다시 3년 총액 47억원에 재계약했고, 올해가 마지막 계약 시즌이다. 18일 현재 타율 0.308, 8홈런 37타점으로 나이를 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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