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은 높고, 창은 뾰족”…김연경이 꼽은 ‘흥국생명 독주’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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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킹 톱10에 3명이나 포진
정윤주 등 가세 공격 다양화
흥국생명 선수들이 1일 페퍼저축은행과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은 2024~2025시즌 V리그 전초전인 컵대회에서 1승2패로 예선 탈락했다. 비시즌에 손발 맞춘 성과를 처음 확인하는 대회에서 조별리그조차 뚫지 못했다. 정규리그 개막이 코앞인데, 우승을 노리는 팀다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V리그의 흥국생명은 달랐다. 1라운드 전승에 이어 2라운드를 1경기 남겨 놓은 현재까지 무패 행진 중이다. 지난 1일 페퍼저축은행을 완파한 흥국생명은 개막 11연승을 질주하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승점 30점 고지를 밟았다. 11승무패 승점 32점을 쌓은 선두 흥국생명은 2위 현대건설(승점 24점·8승3패)을 크게 앞서 있다.
김연경(36)은 팀이 두 자릿수 연승을 이어가는 원동력에 대해 “컵대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게 결과적으로 선수들을 하나로 모은 것 같다”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한 부분들이 승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에 밀려 준우승에 머문 흥국생명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구성을 크게 바꾸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주전 세터 이고은과 리베로 신연경을 데리고 왔다. 아시아쿼터를 포함한 외국인 선수 2명 모두 ‘새 얼굴’로 교체했다. 각기 다른 배구를 하던 선수들이 뭉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김연경은 “이고은 세터와 신연경 리베로가 안정적으로 경기를 하니까 공격도 잘 풀린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흥국생명의 강점 중 하나는 ‘높이’다. 지난 시즌 블로킹 3위(세트당 2.136개)를 기록했던 흥국생명은 올시즌 세트당 2.780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 김수지까지 개인 블로킹 순위 톱10에 든 선수만 3명이다. ‘에이스’ 김연경은 득점 5위, 공격종합 1위, 리시브 2위 등 여전히 리그 최고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 중이다. 여기에 외국인 주포 투트크와 신예 날개 공격수 정윤주의 활약이 보태지면서 공격 루트도 더 다양해졌다.
흥국생명은 11연승을 하며 최대치에 가까운 승점 32점을 획득했다. 프로배구는 세트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긴 팀에 승점 3점이 주어진다. 3-2로 승부가 갈리면 승점 3점 중 2점은 승리 팀에, 1점은 패배 팀에 돌아간다. 흥국생명은 현재까지 단 1경기를 제외하고 3-0 또는 3-1로 승리했다. 그만큼 상대를 압도했다는 의미다. 흥국생명은 단일 시즌 구단 최다 연승 기록에도 가까워졌다. 앞으로 2승만 더하면 종전 기록인 13연승(2007~2008시즌)과 타이를 이룬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 홈에서 IBK기업은행과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1라운드에선 흥국생명이 3-0 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