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의 앤드원] 24-25 프리뷰(18): 레이커스, JJ 레딕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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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이 왔어. 그건 곧 NBA 개막이 다가왔다는 걸 의미하지.
10월 23일이면 2024-2025 NBA 정규시즌이 막을 열어. 보스턴과 덴버가 조금 더 빨리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했고 10월 1일부터는 나머지 28개 팀도 훈련을 소집했어.
시즌 개막이 다가왔으니, 30개 팀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지?
18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기대 이하의 여름을 보냈지만 여전히 큰 주목을 받고 있는 LA 레이커스야.
23-24 레이커스 REVIEW
정규시즌 : 47승 35패, 서부 8위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vs 덴버 1승 4패)
공격효율지수: 115.4(15위)
수비효율지수: 114.8(17위)
공수효율마진: +0.6(19위)
레이커스이 지난 시즌은 아쉬움투성이였어. 일단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대치가 꽤 높았거든.
그럴 수밖에 없었어. 2023년 여름 이적시장의 행보가 말 그대로 '대성공'이었거든.
마이애미에서 8번 시드의 기적에 일조한 게이브 빈센트를 3년 3,300만 달러의 조건에 영입했고 하치무라 루이(3년 5,100만 달러), 오스틴 리브스(4년 5,383만 달러), 디안젤로 러셀(2년 3,600만 달러)를 모두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어. 잭슨 헤이즈(2년 463만 달러), 캠 레디쉬(2년 463만 달러)까지 계약했지.
탄탄한 로스터 뎁스를 구축했고 롭 펠린카 사장의 행보는 극찬을 받았어. 당연히 레이커스에 대한 평가는 수직 상승했고.
그래서일까. NBA.com에서는 시즌 개막 직전 발표한 파워랭킹에서 레이커스를 무려 5위에 올려놓았어. 디펜딩 챔피언 덴버, 데미안 릴라드를 영입한 밀워키, 동부 강호 보스턴, 빅3를 결성한 피닉스와 함께 탑5 그룹에 묶였던 거야.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실제 시즌 결과물은 거기에 전혀 미치지 못했어. 다빈 햄 감독의 전술과 라인업 운영이 수시로 도마 위에 올랐고 2023년 여름에 계약한 선수들은 동시다발적으로 부진에 빠졌지. 르브론 제임스(71경기 출전)와 앤써니 데이비스(76경기)는 근래 들어 가장 건강한 시즌을 보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서포트는 형편없었어. 르브론-AD 콤비의 외로운 사투가 시즌 내내 이어졌지.
개막 8경기부터 5패를 당하면서 위태롭게 시즌을 스타트했어. 인 시즌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위기를 벗어나나 싶었지만, 곧바로 11경기 동안 4연패 두 차례를 포함해 2승 9패를 당하면서 팀이 완전히 무너졌어. 1월부터 대반격을 시작하면서 분위기를 바꿨지만 지옥의 서부에서 상위 시드를 받는 건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었지.
결국 8번 시드를 차지한 레이커스는 서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덴버에 무릎을 꿇으며 시즌을 허무하게 마무리했어. 우승권이라는 시즌 전 기대치에 비하면 너무 아쉬운 시즌을 보낸 거야.
2024 여름요약: 고요하지만 시끄러운 여름
- 다빈 햄 경질, JJ 레딕 감독 부임
- 드래프트: 달튼 크넥트(17순위), 브로니 제임스(55순위)
- 재계약: 르브론 제임스(2년 1억 136만 달러), 맥스 크리스티(4년 3,200만 달러)
- 주요 이탈: 스펜서 딘위디, 터린 프린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레이커스는 큰 주목을 받는 팀이었어. 르브론 제임스가 옵트아웃으로 FA가 된 가운데 클레이 탐슨, 더마 드로잔 등 대어 영입을 노릴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거든.
하지만 올여름 내내 레이커스는 어떤 외부 영입도 해내지 못했어.
르브론(2년 1억 136만 달러), 맥스 크리스티(4년 3,200만 달러)와 재계약을 맺기만 했지. 조던 굿윈(가드), 크리스찬 콜로코(센터)와 계약을 맺었지만 둘 모두 투-웨이 계약이야. 레이커스 전력에 유의미한 변화를 줄 영입이 아니라는 거지.
애석하게도 올여름 레이커스의 가장 큰 전력보강은 드래프트에서 이뤄졌어. 2명의 외곽 자원을 지명했거든. 17순위에서는 달튼 크넥트, 55순위에서는 브로니 제임스.
일단 한 명씩 살펴보면 달튼 크넥트는 드래프트 당시에 엄청난 스틸픽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선수야.
일단 테네시 대학에서 4년을 모두 보내고 왔기 때문에 향후 성장 폭에 대한 기대 자체는 높지 않아. 하지만 이번 드래프티 중 가장 기량이 완성형에 가까운 선수이기도 하지.
198cm의 신장을 가진 슈터인데, 기본적인 캐치앤슛은 몰론 오프 더볼 무브 기반의 3점슛 생산에도 능해. 그래서 크리스 미들턴, 맥스 스트루스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어. 르브론과도 궁합이 딱 좋을 선수지. 이런 선수를 17순위에서 뽑았으니 레이커스 입장에서는 '땡큐'를 외칠 상황이지.
문제는 55순위의 주인공이야. 브로니 제임스.
사실 드래프트 전부터 아버지와 함께 뒬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그게 현실이 됐어.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다른 팀에서 뽑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어. 실제로 골든스테이트 같은 팀은 브로니 지명에 관심이 있었지만 포기했다고 하고. '브로니를 뽑으면 호주리그에서 뛰게 하겠다'는 리치 폴 에이전트의 으름장에 구단들이 그냥 피해간 것 같기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브로니는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어. NBA 역사상 최초의 아버지-아들 현역 선수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지.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둔 지금, 브로니를 향한 세간의 시선은 차갑다 못해 분노가 가득해. 서머리그와 프리시즌에서 못해도 너무 못했거든.
공격은 슛 난조에 돌파도 불안하고 볼 핸들링 역시 특별한 게 없어. 그나마 높은 평가를 받았던 수비도 누군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정도는 아니고.
냉정하게 현재 기량만 봤을 때는 백업 경쟁조차도 힘들어보여. 일각에서 G리그행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지.
정규시즌에 르브론과 브로니가 함께 코트에 선다면, 역사를 목격하는 건 기분 좋은 일이겠지만 이 조합이 레이커스에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
레이커스가 겪은 또 다른 변화는 JJ 레딕 감독의 부임이야.
사실 2년 동안 팀을 맡았던 다빈 햄은 이미 선수단의 신뢰를 잃은지 오래였어. 특히 앤써니 데이비스가 다빈 햄을 굉장히 싫어했다고 하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법. 그런데 레이커스의 선택이 굉장히 의외인 것은 레딕이 감독은커녕 코치 생활도 경험한 적이 없는 초짜 중의 초짜라는 거야.
사실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 미디어 대응 능력은 최고야. 은퇴 후에 진행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그걸 다 보여줬으니까. 관건은 전술 이행 능력인데, 이건 아직 증명한 게 전혀 없지. 방송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과, 실제로 선수들을 코칭하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일이니까.
일단 레딕 감독은 가장 큰 목표로 3점슛 시도의 증가를 꼽았어. 지난 시즌 레이커스가 리그 최악의 3점 팀이었거든.
여기에 핸드오프 비중을 늘려서 앤써니 데이비스를 링커로 더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드러냈어. 데이비스가 이전보다는 외곽 활동 빈도가 높아지고 2대2에서 높이를 활용해서 림을 어택하는 장면을 많이 보게 될 것 같다. 레딕 버전의 레이커스가 어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자고.
가드: 디안젤로 러셀, 오스틴 리브스, 게이브 빈센트, 맥스 크리스티, 브로니 제임스
포워드: 르브론 제임스, 하치무라 루이, 제러드 밴더빌트, 달튼 크넥트, 캠 레디쉬
빅: 앤써니 데이비스, 크리스찬 후드, 잭슨 헤이즈
레이커스의 KEY 넘버
- 31.4
: 레이커스는 지난 시즌 3점과 인연이 전혀 없는 팀이었어. 경기당 3점슛 시도가 31.4개로 리그 28위였지. 3점이 완전히 바닥인 팀이었던 셈이야.
새 시즌엔 달라야 해. 레딕 감독이 3점슛 시도를 이미 무척 강조하고 있기도 하고.
일단 프리시즌을 보면 변화는 이미 시작됐어. 레이커스가 프리시즌 첫 3경기에서 기록한 3점슛 시도 개수가 38.7개로 예년보다 7개 이상 많거든.
레이커스가 3점슛 강화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 147
: 레이커스의 지난 시즌 가장 큰 위안거리는 바로 르브론 제임스와 앤써니 데이비스의 건강이었어. 도합 147경기를 뛰었지. 개별적으로 보면 모두 70경기 이상 소화했고.
새 시즌도 둘의 출전 경기 수가 이 정도로 유지되면 레이커스에겐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만큼 르브론-AD 콤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말이야.
만약 반대로 둘 중 한 명이라도 큰 부상을 당하거나 드러눕는다면? 레이커스의 이번 시즌은 정말 암울해질 수밖에 없어.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