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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복도 많지, 국제대회 '전경기 무실점' 특급 좌완이라니…대만팬 야유도 최지민 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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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꽁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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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투를 펼친 최지민 ⓒ 연합뉴스 

▲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타이베이(대만), 김민경 기자] 최지민(21, KIA 타이거즈)은 국제대회만 나가면 펄펄 난다. 국제대회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가면서 '국제용 투수'의 존재감을 한번 더 각인시켰다.

최지민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프리미어12' 1라운드 조별리그 B조 대만과 첫 경기에 2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선발투수 고영표가 2회에만 만루 홈런과 투런포를 연달아 얻어맞아 0-6으로 끌려가면서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최지민은 3회말 등판해 무려 2⅔이닝을 끌어주면서 무피안타 1사구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최지민이 대만 공격의 흐름을 끊은 덕분에 한국은 추가 실점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타선이 고영표의 대량 실점을 만회하지 못해 3-6으로 패했다.

최지민은 대만 타자들이 2회 대량 득점 이후 흥분한 상황을 가볍게 잠재웠다. 3회말 선두타자 주위센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판제카이를 좌익수 뜬공, 린쟈정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4회말도 마찬가지. 리카이웨이를 좌익수 뜬공, 쟝쿤위를 투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빠르게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꿨다. 이어 고영표에게 만루 홈런을 뺏은 천천웨이와 마주했는데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6타저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 갔다.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5회말에도 최지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6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투구 수가 15개에 불과했기 때문. 최지민은 린리를 좌익수 뜬공, 천제슈엔을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하면서 8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 갔다.

3이닝을 꽉 채우지 못한 것은 아쉬울 법했다. 최지민은 2사 후 리안커를 몸 맞는 공으로 내보냈다. 최지민이 출루시킨 첫 타자이자 최지민이 상대한 마지막 타자였다. 최지민의 투구 수는 28개로 불어났고, 이제 힘이 빠졌다고 판단한 벤치는 곽도규로 투수를 교체했다.

최지민이 마운드를 내려갈 때 타이베이돔 3만3000석을 가득 채운 대만 팬들이 야유를 퍼부었는데, 최지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곽도규가 다음 타자 주위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최지민은 국제대회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갈 수 있었다.

국제대회에서 최지민의 성적표는 흠잡을 데가 없다. 최지민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아게임에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됐는데, 당시 4경기에서 1승,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한국의 금메달에 크게 기여했다.


 


▲ 최지민 ⓒ 연합뉴스 

▲ 최지민 ⓒ곽혜미 기자



류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좌완 필승조 임무를 톡톡히 해낸 최지민을 이때부터 꾸준히 중용하기 시작했다. 2023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도 최지민을 불렀고, 최지민은 3경기에서 3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국제대회 7경기 평균자책점 0.00을 유지했다.

류 감독은 이번 프리미어12 대표팀을 28명을 꾸리면서 투수를 추려내는 데 애를 먹었다. 마지막까지 류 감독을 고민하게 했던 투수는 최지민과 엄상백(한화)이었다. 최지민은 올해 정규시즌 56경기에서 46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5.09로 부진했고, 대표팀에 합류해 연습 경기에 등판했을 때도 이전 대표팀에서 보여줬던 위력을 뽐내지 못했다. 엄상백은 정규시즌에 13승을 거뒀던 선발투수였기에 고민이 됐는데, 이번 대표팀은 강력한 불펜의 힘으로 버티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과감히 선발 엄상백 카드를 포기하고 최지민을 발탁했다. 그 선택은 결과적으로 옳았다.

한국은 최지민이 대만전에서 2⅔이닝을 완벽히 틀어막은 덕분에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최지민 이후 곽도규(⅓이닝)-김서현(1이닝)-유영찬(1이닝)-조병현(1이닝)이 무실점 릴레이 호투를 펼쳤다. 박영현과 김택연 등 구위각 더 좋은 투수들을 아껴도 지금 한국 불펜이 얼마나 강한지는 충분히 확인했다. 덕분에 타선도 김도영과 박동원의 적시타, 대타 나승엽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하는 3점을 뽑으면서 2번째 경기부터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최지민의 활약에도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일단 14일 쿠바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B조에서 한국은 쿠바, 호주와 나란히 1패씩 떠안았고, 일본과 대만, 도미니카공화국이 1승씩 거뒀다. 한국은 남은 4경기에서는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 준비해야 한다.

한국은 쿠바전 선발투수로 곽빈을 예고했다. 곽빈은 올해 30경기에서 15승9패, 167⅔이닝,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면서 원태인과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과 예리하게 떨어지는 커브로 쿠바 타자들을 제압할 전망이다.

류 감독은 대만전엥서 패한 뒤 "내일(14일) 선발투수는 곽빈이다. 쿠바 나오는 선수는 소프트뱅크 왼손 투수로 알고 있다. 내일(14일) 오전에 분석해서 공략하겠다"고 했다.

타순 변화와 관련해서는 "큰 변화는 없다. 오늘 (나)승엽이가 홈런을 쳤기 때문에 숙소에 들어가서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 최지민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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