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 예정이었다" 한화로 간 레전드 김강민 '3000만원 최저연봉' 미스터리, 과정 생략된 아쉬운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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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결번 예정이었다" 한화로 간 레전드 김강민 '3000만원 최저연봉' 미스터리, 과정 생략된 아쉬운 결말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SSG의 준PO 1차전. 9회말 2사 김강민이 대타로 나와 삼진 당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10.22/
2024 KBO 신인 드래프트가 14일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SSG 김성용 단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email protected]/2023.09.14/◇사진제공=한화 이글스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NC의 준PO 2차전. 3회초 수비 도중 높이 뜬 볼을 가리키고 있는 SSG 김광현. 인천=송정헌기자 [email protected]/2023.10.23/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한화전. 1회초 1사 1, 2루 한유섬이 삼진을 당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9.19/
2023 KBO 준플레이오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SSG 김강민이 몸을 풀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email protected]/2023.10.22/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SSG전. 4회말 무사 만루 김강민이 1타점 희생플라이를 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email protected]/2023.9.27/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KBO 2차드래프트.
행사가 끝날 무렵 한화 이글스 4라운드 마지막 픽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SSG 랜더스 원클럽맨인 백전노장 김강민 이름이 불렸기 때문이다. 자료를 주섬주섬 정리하던 손길을 멈춘 타 구단 관계자들이 웅성거렸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픽이었다.
파문은 일파만파였다.
모든 드래프트 이슈가 블랙홀 처럼 김강민의 거취로 빨려 들어갔다.
은퇴 예정 선수의 경우 비고란에 관련 표기가 있었다. 하지만 김강민은 표기 상 은퇴 예정 대상자가 아니었다.
행사 직후 SSG 측은 "은퇴를 논의중인 선수인 만큼 김강민이 지명받을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최주환을 비롯해 몇몇 선수들을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구단 기조상 김강민까지 포함할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어수선한 하루가 지나갔다. 드래프트 다음날 한화가 움직였다. 손혁 단장이 김강민에게 전화를 했다. 필요로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강민이 24일 오후 한화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손 단장과 면담했다. 결심이 섰다. 한화에서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했다. 한화 이글스 선수로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SSG랜더스에 대한 팬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사무실에 조화까지 배달될 지경이었다.
내부 자성론도 있었다. SSG의 투타를 대표하는 베테랑 김광현과 한유섬이 SNS를 통해 반발하고 나섰다. 김광현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지만, 오늘은 해야겠다. 누군가의 선택은 존중하지만, 23년 세월은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가요 형. 아 오늘 진짜 춥네"라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한유섬도 "이게 맞는 건가요? 강민이 형 조만간 집에 쳐들어갈게요"라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쏟아지는 비난 속 구단은 급히 내부 수습에 나섰다. 단장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SSG는 25일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 (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문책성 인사조치였다. 김 단장은 결국 사직서를 제출하고 팀을 떠났다.
원클럽맨 레전드의 매끄럽지 못한 강제 이적 과정. 선수와 구단 양측 모두 잃은 게 많은 '마이너스 게임'이 됐다. 엇갈린 타이밍과 소통의 문제였다.
선수는 구단에 서운했다. 자존심을 다쳤기 때문이다.
시즌 후 은퇴 플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증 내년 '최저연봉 3000만원' 이야기가 오갔다. 김강민은 이 부분에 대해 무척 속상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봉 1억6000만원에서 무려 81%가 삭감된 금액. 자존심 차원의 문제로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문제의 '최저연봉 3000만원' 이야기는 왜 나왔던 것일까.
SSG도 할 말은 있다. 꽉 찬 '샐러리캡'을 이유로 들었다. 최저 연봉은 은퇴를 전제로 한 이야기일 뿐이었다는 항변.
SSG 측은 "이번 시즌 중 김강민 선수가 (김원형) 감독님을 통해 은퇴 의사를 피력했다. 내년 시즌 중 은퇴를 전제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그렇다면 최저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전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저연봉 3000만원을 받는 선수는 샐러리캡을 정하는 40명의 선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어차피 시즌 중 은퇴 계획이 있는 선수니 만큼 내년 연봉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봤다.
연봉 대신 성대한 은퇴 플랜을 준비했다는 것이 구단 측 부연 설명이다.
"코치 연수는 물론 내부적으로 영구결번까지 확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경북고 졸업 후 2001년 SSG랜더스 전신 SK와이번스에 입단해 23년 간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통산 1919경기 1470안타 0.274의 타율과 138홈런, 674타점, 805득점, 209도루. 공수주에 강한 어깨, 파워까지 두루 갖춘 전형적인 5툴 플레이어지만 팀의 상징인 영구결번이 되기에는 화려함에서 다소 아쉬운 수치.
하지만 SSG 관계자는 "23년 간 원클럽맨의 가치와 5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모두 기여한 선수에게 영구결번을 수여함으로써 팀에 대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거창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2차드래프트가 열리기 전 새 감독 선임 문제로 어수선 했던 SSG는 김강민 거취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미처 선수 본인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예상치 못한 한화 지명이 이뤄졌고, 결국 파국적 결말 속에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과정이 생략된 아쉬운 결말이었다.
한편, 김강민을 영입한 한화 구단 측은 내년 시즌 연봉에 대해 "미리 정하고 만난 것은 아니지만 예우할 것"이라고 말해 억대 연봉 유지를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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