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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김하성 공 놓치자 '홈 팬들 야유 폭발', 그래도 진한 감동의 팬 서비스 '훈훈함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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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김하성 공 놓치자 '홈 팬들 야유 폭발', 그래도 진한 감동의 팬 서비스 '훈훈함 그 자체였다'


김하성(왼쪽)이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만루 홈런 볼을 습득한 뒤 돌려준 여성 팬 마이와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포구에 실패하자 샌디에이고 홈 팬들이 가득 찬 펫코 파크에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사실 단순히 김하성의 플레이 때문에 보낸 비난은 아니었다. 짧은 순간에 와르르 무너진 팀 전체를 향해 보낸 야유로 보는 게 더 정확했다. 그렇지만 공교롭게도 김하성의 플레이가 나온 직후 홈 팬들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그래도 김하성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만루홈런 볼을 돌려준 한 여성 팬에게 자신의 사인 배트와 사인볼을 선물하는 등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하성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펼쳐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19일 애리조나전 이후 13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26일 밀워키와 3연전에서 각각 3타수 무안타로 침묵, 잠시 슬럼프에 빠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계속해서 안타를 생산하며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29일부터 치른 세인트루이스와 3연전에서는 멀티히트 경기 두 차례 포함, 3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마지막 타석에서 귀중한 안타를 치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나갔다.

올 시즌 김하성의 성적은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7(447타수 124안타) 17홈런 52타점 76득점 64볼넷 98삼진 29도루, 출루율 0.369, 장타율 0.436, OPS(출루율+장타율) 0.805가 됐다. 팀이 27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까지 홈런 3개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 지난 2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을 끝으로 아직 홈런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김하성은 양 팀이 0-0으로 맞선 1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을 밟았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제이콥 주니스를 상대로 공 2개 만에 불리한 0-2의 볼카운트에 몰린 뒤 3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공략했지만 1루수 땅볼에 그쳤다.

양 팀 선발의 호투가 2회까지 이어진 가운데, 3회초 샌프란시스코의 공격. 샌디에이고가 단 1이닝 만에 6점을 헌납하며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김하성의 수비 직후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던 것이다.

◆ '악몽의 3회' 샌디에이고, 대거 6점 헌납... 공교롭게도 김하성이 공 놓치자마자 야유가 터져 나왔다
상황을 되짚어봐도 홈 팬들의 야유가 충분히 나올 법한 이닝이었다. 4번 타자 피더슨의 타석부터 9번 슈미트까지 매 타석마다 번번이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먼저 샌디에이고 선발 페드로 아빌라가 선두타자 웨이드를 1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배튼이 포구에 실패한 채 뒤로 빠트리고 말았다. 공식 기록은 실책. 후속 에스트라다의 우중간 안타가 나오면서 1, 2루 기회를 이어갔다. 해니거는 삼구 삼진 아웃. 그러나 피더슨이 외야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치며 2루 주자 웨이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1-0) 이어 야스트렘스키의 중전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3루 주자 에스트라다가 여유 있게 홈에 들어왔다.(2-0)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에서 아빌라가 데이비스를 초구에 3루 땅볼로 유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만 마차도의 1루 송구가 다소 옆으로 빗나가면서 뒤로 빠지고 말았다. 여유있게 포구 후 송구했으나 실책으로 이어진 것. 마차도답지 않은 실책. 송구가 빗나가면서 주자와 겹치고 말았다. 이 사이 2루 주자 피더슨이 득점에 성공했다. 점수는 3-0이 됐다.

샌디에이고의 위기는 계속됐다. 1사 1, 3루 상황. 이번에는 멕클러가 투수와 1루수 사이로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를 시도, 3루 주자 야스트렘스키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본인도 살았다. 김하성이 빠르게 커버를 들어온 뒤 포구 후 1루를 찍었으나, 멕클러의 발이 빨랐다.(4-0)

계속된 실점 행진에 펫코 파크가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야유가 쏟아진 건 이번 장면이었다. 사볼이 9구 승부 끝에 친 공이 2루 쪽을 향해 굴러갔다. 이를 향해 김하성이 돌진한 뒤 글러브를 뻗었으나, 타구는 글러브를 지나 김하성의 오른발을 맞은 뒤 외야로 빠져나갔다. 이 사이 2루 주자 데이비스가 득점했고(5-0), 타자 주자는 2루까지 갔다. 김하성의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직후 엄청난 야유가 펫코 파크를 휘감았다. 사실 3회를 두고 팀 전체를 향해 보내는 야유의 성격이 강했지만, 공교롭게도 김하성의 포구 실패 이후 나오고 만 것이다. 다음 타자 슈미트가 좌익수 희생타(6-0)를 친 뒤 웨이드를 좌익수 뜬공 처리하고 나서야 이닝이 겨우 마무리될 수 있었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 김하성, 4타석 연속 침묵했으나 마지막 타석에서 적시타로 '유종의 미'
사실상 여기서 승기를 완전히 내준 샌디에이고였다. 김하성의 방망이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김하성은 곧바로 이어진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1-2에서 김하성은 4구째 스트라이크 존 낮은 쪽에 걸친 슬라이더를 공략했으나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보다 앞서 3구째 스트라이크 판정이 아쉬웠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게임데이에 따르면 스트라이크 존에서 살짝 벗어났으나 덕 에딩스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샌디에이고가 5회 야스트렘스키에게 솔로포를 내준 가운데, 김하성은 6회 선두타자로 세 번째 타석을 밟았다. 그러나 초구 스트라이크와 2구째 파울로 재차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뒤 3구째를 받아쳤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고개를 숙였다. 네 번째 타석은 타점 기회였다. 팀이 여전히 0-7로 뒤진 7회말.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 과감하게 초구를 공략했으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도 김하성은 마지막 타석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샌디에이고는 8회 1, 3루에서 쿠퍼의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9회말. 1사 후 아조카르가 좌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김하성이 다섯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초구 폭투를 틈타 아조카르가 3루까지 진루한 가운데, 김하성이 2구째를 공략했고 우중간 적시타로 연결됐다. 점수는 7-2가 됐다. 하지만 소토가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나며 경기는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오프너로 출격한 상대 선발 제이크 유니스를 상대로 4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한 채 고전했다. 볼넷 1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얻어내며 출루했을 뿐이었다. 5회에는 바뀐 투수 션 머나야를 상대로 배튼이 2사 후 안타를 작렬, 팀 노히트를 마감했다. 6회 말에는 후안 소토의 볼넷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안타, 잰더 보가츠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맞이했으나, 대타 게릿 쿠퍼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홈 팬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7회에는 무사 1, 2루 기회에서 트렌트 그리샴이 병살타, 김하성이 뜬공으로 점수를 뽑지 못했고, 결국 8회와 9회 1점씩 만회했으나 너무 뒤늦게 나온 득점이었다. 반면 장단 10안타를 터트린 샌프란시스코 타선에서는 에스트라다와 피더슨, 야스트렘스키, 사볼이 나란히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샌디에이고는 이날 패배로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올 시즌 62승 73패를 마크한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자리했다. 동시에 와일드카드 진출권인 샌프란시스코와 승차가 8.5경기로 벌어지고 말았다. 사실상 샌프란시스코와 승차를 단번에 좁힐 수 있는 기회에서 패하면서 가을야구에서 멀어진 것이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70승 64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3위에 자리하고 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에서 4회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매니 마차도가 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에서 4회 아쉬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AFPBBNews=뉴스1
◆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만루 홈런 볼, 그 공을 돌려준 한 여성 팬 마이의 진심, 김하성은 사인 배트와 사인볼 선물하다
비록 김하성의 가을야구는 2년 연속 멀어지는 분위기지만, 훈훈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바로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만루홈런 볼을 전해준 한 여성 팬에게 직접 사인 배트와 사인 볼을 선물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한 것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은 같은 날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한 여성 팬이 김하성에게 홈런 볼을 돌려주는 모습을 공개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미아라는 여성 팬이 김하성의 그랜드 슬램 볼을 주기 위해 야구장에 갔다. 그리고 나머지는 역사가 됐다"면서 훈훈한 모습을 공개했다. 김하성은 자신의 배트와 야구공에 사인을 직접 한 뒤 이 여성 팬에게 전하며 환하게 웃었다. 김하성으로부터 사인 배트와 사인볼을 받은 미아 역시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다.

김하성은 지난달 22일 홈구장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홈 경기에서 2회말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당시 1사 만루 기회에서 상대 선발 라이언 웨더스를 상대로 0-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으나, 3구째 몸쪽 96.6마일(155.4km) 포심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쳐 95마일(152.8km)의 타구 속도로 날아가는 좌월 만루포를 작렬시켰다. 김하성의 올 시즌 17번째 홈런이자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의 빅리그 데뷔 첫 그랜드 슬램이었다. 이 홈런으로 김하성은 최희섭(1개)과 추신수(4개), 강정호(2개), 최지만(2개)에 이어 빅리그 역대 5번째로 만루 홈런을 친 한국인 선수가 됐다. 동시에 이날 김하성은 4타수 2안타 1도루로 활약했는데, 샌디에이고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경기에서 만루 홈런과 2루타, 도루를 모두 기록한 주인공으로 남게 됐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로도 늘 겸손한 마음과 함께 팬 서비스를 잘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지난 7월에는 현재 류현진이 몸담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방문 경기를 치렀는데, 경기 전 캐나다 교민들에게 친절히 사인을 해주는 모습이 잡히기도 했다. 또 지난달 30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경기에서는 1회 득점을 올린 뒤 백네트 뒤쪽에서 주먹을 내민 한 어린이 팬을 외면하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가 함께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샌디에이고 구단이 김하성의 그랜드슬램을 한글 메시지와 함께 축하했다. /사진=샌디에이고 공식 SNS김하성(왼쪽)이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만루 홈런 볼을 습득한 뒤 돌려준 여성 팬 마이에게 사인볼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김하성(왼쪽)이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만루 홈런 볼을 습득한 뒤 돌려준 여성 팬 마이를 위해 자신의 배트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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