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돌풍 '파묘' 뒤에는 'MZ 그녀들'이 있었다 [N딥: 풀이]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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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돌풍 '파묘' 뒤에는 'MZ 그녀들'이 있었다 [N딥: 풀이]①
90년대생 '파묘' MZ 배급-마케팅-홍보 담당자들 인터뷰이미지 원본보기'파묘' 쇼박스 마케팅팀, 배급팀, 홍보팀 MZ 실무자들. 왼쪽부터 박연수, 이연지, 박예진, 김진형씨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장아름 기자 = 컨버스를 신은 젊은 무당 김고은의 혼신 다한 굿판과 관객들이 준 갖가지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귀여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민식 바오'. 괴기스럽거나 스산해야 할 오컬트 영화의 포스터임에도 '힙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세련된 포스터들.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파묘'는 20-30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마케팅 맛집'으로 소문이 날 대로 났다. 'MZ 무당즈'라고 불리는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 분)이 중심에 선 이 영화에 젊은 관객들은 열광했고, 이는 다채로운 2차 창작물들(아트 포스터, '밈' 등)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같은 MZ 관객들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인터렉티브 마케팅'(Interactive Marketing)으로 요즘 흥행에 필수 요소라는 '입소문'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파묘'의 배급사 쇼박스에서 근무하는 배급-마케팅-홍보 부서의 직원들이다.
한 편의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배우들, 제작자부터 시작해 배급 이후 마케팅과 홍보를 담당하는 이들까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된 영화가 비로소 관객들과 호흡할 때 '흥행'을 이룰 수 있다. '파묘'는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의 연기력뿐 아니라 마케팅과 홍보까지 '완벽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의 반응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그들이 좋아할 만한 이벤트와 홍보물을 기획하고 완성한, 전원 90년대생 '파묘'의 MZ 배급-마케팅-홍보 담당자들을 만나 치열하고 즐거웠던 흥행 뒷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이연지(쇼박스 콘텐츠 기획 마케팅팀 과장(34·포스터/예고편 등 선재물 기획 및 제작, 이하 이연지), 박예진(쇼박스 콘텐츠 기획 마케팅팀 대리(29·온/오프라인 전반 마케팅 전략 실행, 이하 박예진), 박연수(쇼박스 홍보팀 대리(30·언론 매체 대응 및 PR 전략 실행, 이하 박연수), 김진형(쇼박스 배급전략팀 대리(31·배급 전략/극장 프로모션 실행, 이하 김진형)과 마주 앉았다.
이미지 원본보기'파묘' 쇼박스 마케팅팀, 배급팀, 홍보팀 MZ 실무자들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영화가 잘 되면 감독, 배우들이 크게 주목을 받는데 이번엔 뒤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노고를 관객들이 먼저 알아봐 주기도 했다. 그래서 더 보람됐을 것 같은데, '파묘' 흥행 이후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
▶(이연지) 영화계 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즐거운 분위기였다. '암살' '택시운전사' 이후 1000만 영화가 나온 게 오랜만이다 보니 기분이 새롭긴 하다.
▶(박예진) 회사에서도 너무 좋은 성과가 나오니까 롱텀으로 일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박연수) 관객분들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다 보니까 감독님, 배우분들도 좋아하시고 저희도 같이 일을 하면서 즐거운 것 같다. 주변 친구나 가족들도 먼저 얘기해줘서 영화가 잘 되고 있구나 체감하게 된다.
▶(김진형) 영화 흥행으로 감정이 이렇게 많은 영향을 받는 줄 몰랐다.(웃음) 요즘 너무 잘 되니까 가끔 저희끼리 눈만 마주쳐도 아무 이유 없이 배시시 웃음이 터지더라. 배급사들끼리도 교류가 많으니까 '축하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파묘' 관객 반응 중 인상 깊었던 반응이 있었나. 마케팅 담당자에 대한 칭찬도 분명 있었을텐데.
▶(박연수) 스페셜 포스터의 단추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봐주시더라. 디자인 의도도 추측하시는 게 재밌었다. 또 '과몰입이다, 광기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더 열심히 일해라, 떡밥 더 많이 달라' 등의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김진형) 저희가 지금까지 했던 프로모션, 이벤트를 다 편집해서 저희들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올려주신 분들도 계시더라. 이분들도 광기이시구나 했다.(웃음) '이러는데 1000만 안 가나, 1000만 가야지' 이런 글들도 많이 올라왔다.
▶(박연수) 자생적으로 생긴 건데 바이럴이 과했다고 한다.(웃음) 과한 거 아니냐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칭찬이다.
이미지 원본보기'파묘' 쇼박스 마케팅팀, 배급팀, 홍보팀 MZ 실무자들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파묘'는 작품 자체에 대한 호평도 많았지만 홍보 마케팅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준비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과감하게 시도해 보고자 하는 게 있었나.
▶(박예진) 아무래도 오컬트 장르이다 보니까 팬들을 사로잡아야겠다는 것으로 시작했다. 또 워낙 기대작이다 보니까 기대만큼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무엇보다 호불호가 있는 오컬트 장르여서 이 장르에 호감이 있는 팬덤을 어떻게 끈끈하게 만들지 마케팅 단계부터 고민을 했다. 그래서 서포터즈 방을 만들어서 이들에게만 좀 다른 떡밥을 던진다는 등의 마케팅 활동을 인터렉티브하게 하려했다. 저희가 커뮤니티 모니터도 많이 하지만 먼저 단톡방에서 오가는 내용을 보면서 '요즘 관객들은 이런 걸 원하고 있구나'를 많이 체감했다. 또 조금 더 강렬한 선재물을 만들기 위해 엠파이어 스튜디오라는 외국 회사와 협업을 해서 비주얼적인 것들도 잘 만들어내려 했다.
-서포터즈가 무엇인가.
▶(박예진) 서포터즈는 팬클럽인데, 저희가 팬카페를 개설할 수 없으니까 단톡방을 기반으로 하는 임시적인 팬클럽이다. 여기엔 관심 있는 소수 인원만 들어온다. 무대 인사 정보를 10분 정도 더 빠르게 얻는다든지, 미공개 스틸도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어준다. 저희가 SNS로 홍보하지 않아도 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제공하려 했다. 또 이벤트 같은 것도 열어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기도 했다. 쇼박스의 경우에는 예전에 '랑종'이란 영화를 두고 서포터즈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그때 성공을 거뒀다. 운영 당시 2차, 3차 밈이 생겨나는 걸 보면서 이를 '파묘'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을 했다.
▶(김진형) 다른 영화 같은 경우에는 이런 걸 아무리 기획한다고 해도 관객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으면 그냥 아이디어에서 끝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파묘'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뭘 해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이런 것도 하는구나' 신기하게 봐주시더라. 그러니까 저희도 덩달아서 신나서 많은 걸 시도했던 것 같다.
-'파묘'에 대한 기대감이 유달리 큰 걸 개봉 전부터 실감하기도 했나.
▶(박예진) 2024년 개봉작 하면 무조건 '파묘'가 껴있어서 체감했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들 조합 자체가 좋다 보니까 포스터를 내더라도 반응이 다른 영화에 비해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걸 초창기부터 느끼긴 했다.
▶(이연지) 선재물 같은 것도 공개가 빨랐다. 2월 개봉임에도 12월이 극장 성수기니까 그때 노출될 수 있게끔 예고편이나 포스터도 빠르게 공개했다. 그러다 보니 이른 시점부터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미지 원본보기'파묘' 아트 포스터
-'파묘'도 SWOT 분석을 했을텐데, 약점이나 불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준비하려 했나.
▶(이연지) 오컬트 장르가 콘셉추얼하다는 게 강점인 반면, 그 안에만 갇히지 않게끔 극복해야 했다. '파묘'는 오컬트 뿐만아니라 한층 더 들어간 뭔가가 있지 않나. 스트레오타입의 오컬트라고 했을 때 상상되는 것들이 있는데 거기에만 갇히다 보면 소구되는 타깃층이 좁아진다. 그래서 타깃을 조금 더 확장하기 위해 우호 세력을 먼저 만들려고 많이 노력했다. 배우분들과 감독님에 대한 우호 세력도 많다 보니 확장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일반적인 오컬트보다는 복합적이면서 가벼운 시도도 할 수 있었다.
-'험한 것'이라는 존재에 호불호가 갈릴 여지도 있었다. 개봉 전엔 이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숨겼는데, 본격적인 노출 시기도 고민했을 것 같다.
▶(박연수) 영화의 재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 첩장이나 첩장 이후의 이야기는 최대한 감추려고 했다. 메시지도 있다 보니 마케팅, 홍보적으로 접근이 달랐다. 마케팅적으로는 험한 것의 존재 자체를 인터내셔널 포스터나 예고편 등을 통해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 자체는 각인을 시켰지만, 홍보적으로는 어떤 존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진 않았다. 사실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도 '도깨비다' '귀신이다' '무사다' 등 정체가 무엇인지 다양한 추측들이 있었던 것 같고 그게 다양한 이야기로 이어졌던 것 같다.
-개봉 타이밍은 어떻게 잡게 됐나. 3.1절을 잡아야 했던 이유는 항일 코드 때문이기도 했나.
▶(김진형) '파묘'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개봉일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베를린 영화제나 후반 제작 일정, 연휴와 경쟁작들 상황 등 고려할 변수가 많았다. 장르가 오컬트이다 보니 목표하고자 하는 관객수를 달성하기 위해 꼭 타깃 확장이 이뤄져야 했던 영화였다. 타깃 확장이 이뤄지려면 3.1절 공휴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영화 평균 관람 시점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그래서 3.1절을 잡기 위해서는 그전에 개봉해서 대세성과 화제성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3.1절까지 흥행세를 유지하면 그 이후는 관객분들이 알아서 도와주시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급팀에서 본 '파묘'의 가장 큰 경쟁작은 무엇이었나.
▶(김진형) '듄: 파트2'를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개봉 일주일 전에 내한 등 큰 행사도 많이 열었어서 '파묘'의 화제성이 묻히지 않을까 고민했다. 개봉 전엔 사실 흥행 추이가 어떻게 이뤄질지 많이 긴장했었는데, 다행히 '파묘'의 볼륨이 크게 유지돼서 다행이었다.
(서울=뉴스1) 정유진 장아름 기자 = 컨버스를 신은 젊은 무당 김고은의 혼신 다한 굿판과 관객들이 준 갖가지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귀여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민식 바오'. 괴기스럽거나 스산해야 할 오컬트 영화의 포스터임에도 '힙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세련된 포스터들.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파묘'는 20-30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마케팅 맛집'으로 소문이 날 대로 났다. 'MZ 무당즈'라고 불리는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 분)이 중심에 선 이 영화에 젊은 관객들은 열광했고, 이는 다채로운 2차 창작물들(아트 포스터, '밈' 등)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같은 MZ 관객들의 반응을 놓치지 않고,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인터렉티브 마케팅'(Interactive Marketing)으로 요즘 흥행에 필수 요소라는 '입소문'을 만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파묘'의 배급사 쇼박스에서 근무하는 배급-마케팅-홍보 부서의 직원들이다.
한 편의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배우들, 제작자부터 시작해 배급 이후 마케팅과 홍보를 담당하는 이들까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완성된 영화가 비로소 관객들과 호흡할 때 '흥행'을 이룰 수 있다. '파묘'는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의 연기력뿐 아니라 마케팅과 홍보까지 '완벽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 과정에서 관객들의 반응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그들이 좋아할 만한 이벤트와 홍보물을 기획하고 완성한, 전원 90년대생 '파묘'의 MZ 배급-마케팅-홍보 담당자들을 만나 치열하고 즐거웠던 흥행 뒷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이연지(쇼박스 콘텐츠 기획 마케팅팀 과장(34·포스터/예고편 등 선재물 기획 및 제작, 이하 이연지), 박예진(쇼박스 콘텐츠 기획 마케팅팀 대리(29·온/오프라인 전반 마케팅 전략 실행, 이하 박예진), 박연수(쇼박스 홍보팀 대리(30·언론 매체 대응 및 PR 전략 실행, 이하 박연수), 김진형(쇼박스 배급전략팀 대리(31·배급 전략/극장 프로모션 실행, 이하 김진형)과 마주 앉았다.
이미지 원본보기'파묘' 쇼박스 마케팅팀, 배급팀, 홍보팀 MZ 실무자들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영화가 잘 되면 감독, 배우들이 크게 주목을 받는데 이번엔 뒤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의 노고를 관객들이 먼저 알아봐 주기도 했다. 그래서 더 보람됐을 것 같은데, '파묘' 흥행 이후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
▶(이연지) 영화계 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즐거운 분위기였다. '암살' '택시운전사' 이후 1000만 영화가 나온 게 오랜만이다 보니 기분이 새롭긴 하다.
▶(박예진) 회사에서도 너무 좋은 성과가 나오니까 롱텀으로 일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는 것 같다.
▶(박연수) 관객분들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다 보니까 감독님, 배우분들도 좋아하시고 저희도 같이 일을 하면서 즐거운 것 같다. 주변 친구나 가족들도 먼저 얘기해줘서 영화가 잘 되고 있구나 체감하게 된다.
▶(김진형) 영화 흥행으로 감정이 이렇게 많은 영향을 받는 줄 몰랐다.(웃음) 요즘 너무 잘 되니까 가끔 저희끼리 눈만 마주쳐도 아무 이유 없이 배시시 웃음이 터지더라. 배급사들끼리도 교류가 많으니까 '축하한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파묘' 관객 반응 중 인상 깊었던 반응이 있었나. 마케팅 담당자에 대한 칭찬도 분명 있었을텐데.
▶(박연수) 스페셜 포스터의 단추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봐주시더라. 디자인 의도도 추측하시는 게 재밌었다. 또 '과몰입이다, 광기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더 열심히 일해라, 떡밥 더 많이 달라' 등의 반응도 인상적이었다.
▶(김진형) 저희가 지금까지 했던 프로모션, 이벤트를 다 편집해서 저희들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올려주신 분들도 계시더라. 이분들도 광기이시구나 했다.(웃음) '이러는데 1000만 안 가나, 1000만 가야지' 이런 글들도 많이 올라왔다.
▶(박연수) 자생적으로 생긴 건데 바이럴이 과했다고 한다.(웃음) 과한 거 아니냐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칭찬이다.
이미지 원본보기'파묘' 쇼박스 마케팅팀, 배급팀, 홍보팀 MZ 실무자들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파묘'는 작품 자체에 대한 호평도 많았지만 홍보 마케팅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준비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르게, 과감하게 시도해 보고자 하는 게 있었나.
▶(박예진) 아무래도 오컬트 장르이다 보니까 팬들을 사로잡아야겠다는 것으로 시작했다. 또 워낙 기대작이다 보니까 기대만큼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무엇보다 호불호가 있는 오컬트 장르여서 이 장르에 호감이 있는 팬덤을 어떻게 끈끈하게 만들지 마케팅 단계부터 고민을 했다. 그래서 서포터즈 방을 만들어서 이들에게만 좀 다른 떡밥을 던진다는 등의 마케팅 활동을 인터렉티브하게 하려했다. 저희가 커뮤니티 모니터도 많이 하지만 먼저 단톡방에서 오가는 내용을 보면서 '요즘 관객들은 이런 걸 원하고 있구나'를 많이 체감했다. 또 조금 더 강렬한 선재물을 만들기 위해 엠파이어 스튜디오라는 외국 회사와 협업을 해서 비주얼적인 것들도 잘 만들어내려 했다.
-서포터즈가 무엇인가.
▶(박예진) 서포터즈는 팬클럽인데, 저희가 팬카페를 개설할 수 없으니까 단톡방을 기반으로 하는 임시적인 팬클럽이다. 여기엔 관심 있는 소수 인원만 들어온다. 무대 인사 정보를 10분 정도 더 빠르게 얻는다든지, 미공개 스틸도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풀어준다. 저희가 SNS로 홍보하지 않아도 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제공하려 했다. 또 이벤트 같은 것도 열어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기도 했다. 쇼박스의 경우에는 예전에 '랑종'이란 영화를 두고 서포터즈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그때 성공을 거뒀다. 운영 당시 2차, 3차 밈이 생겨나는 걸 보면서 이를 '파묘'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을 했다.
▶(김진형) 다른 영화 같은 경우에는 이런 걸 아무리 기획한다고 해도 관객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으면 그냥 아이디어에서 끝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파묘'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뭘 해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이런 것도 하는구나' 신기하게 봐주시더라. 그러니까 저희도 덩달아서 신나서 많은 걸 시도했던 것 같다.
-'파묘'에 대한 기대감이 유달리 큰 걸 개봉 전부터 실감하기도 했나.
▶(박예진) 2024년 개봉작 하면 무조건 '파묘'가 껴있어서 체감했다. 그뿐만 아니라 배우들 조합 자체가 좋다 보니까 포스터를 내더라도 반응이 다른 영화에 비해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걸 초창기부터 느끼긴 했다.
▶(이연지) 선재물 같은 것도 공개가 빨랐다. 2월 개봉임에도 12월이 극장 성수기니까 그때 노출될 수 있게끔 예고편이나 포스터도 빠르게 공개했다. 그러다 보니 이른 시점부터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미지 원본보기'파묘' 아트 포스터
-'파묘'도 SWOT 분석을 했을텐데, 약점이나 불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준비하려 했나.
▶(이연지) 오컬트 장르가 콘셉추얼하다는 게 강점인 반면, 그 안에만 갇히지 않게끔 극복해야 했다. '파묘'는 오컬트 뿐만아니라 한층 더 들어간 뭔가가 있지 않나. 스트레오타입의 오컬트라고 했을 때 상상되는 것들이 있는데 거기에만 갇히다 보면 소구되는 타깃층이 좁아진다. 그래서 타깃을 조금 더 확장하기 위해 우호 세력을 먼저 만들려고 많이 노력했다. 배우분들과 감독님에 대한 우호 세력도 많다 보니 확장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일반적인 오컬트보다는 복합적이면서 가벼운 시도도 할 수 있었다.
-'험한 것'이라는 존재에 호불호가 갈릴 여지도 있었다. 개봉 전엔 이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숨겼는데, 본격적인 노출 시기도 고민했을 것 같다.
▶(박연수) 영화의 재미를 해치지 않기 위해 첩장이나 첩장 이후의 이야기는 최대한 감추려고 했다. 메시지도 있다 보니 마케팅, 홍보적으로 접근이 달랐다. 마케팅적으로는 험한 것의 존재 자체를 인터내셔널 포스터나 예고편 등을 통해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 자체는 각인을 시켰지만, 홍보적으로는 어떤 존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진 않았다. 사실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도 '도깨비다' '귀신이다' '무사다' 등 정체가 무엇인지 다양한 추측들이 있었던 것 같고 그게 다양한 이야기로 이어졌던 것 같다.
-개봉 타이밍은 어떻게 잡게 됐나. 3.1절을 잡아야 했던 이유는 항일 코드 때문이기도 했나.
▶(김진형) '파묘'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개봉일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베를린 영화제나 후반 제작 일정, 연휴와 경쟁작들 상황 등 고려할 변수가 많았다. 장르가 오컬트이다 보니 목표하고자 하는 관객수를 달성하기 위해 꼭 타깃 확장이 이뤄져야 했던 영화였다. 타깃 확장이 이뤄지려면 3.1절 공휴일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영화 평균 관람 시점이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그래서 3.1절을 잡기 위해서는 그전에 개봉해서 대세성과 화제성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3.1절까지 흥행세를 유지하면 그 이후는 관객분들이 알아서 도와주시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급팀에서 본 '파묘'의 가장 큰 경쟁작은 무엇이었나.
▶(김진형) '듄: 파트2'를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개봉 일주일 전에 내한 등 큰 행사도 많이 열었어서 '파묘'의 화제성이 묻히지 않을까 고민했다. 개봉 전엔 사실 흥행 추이가 어떻게 이뤄질지 많이 긴장했었는데, 다행히 '파묘'의 볼륨이 크게 유지돼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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