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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김우빈에 멋있으면 안 된다고…" 제작진 밝힌 '콩콩팥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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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수, 김우빈에 멋있으면 안 된다고…" 제작진 밝힌 '콩콩팥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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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기방, 김우빈, 도경수, 이광수 /사진=tvN 콩콩팥팥


'콩콩팥팥'이 힐링 예능의 진수를 선사,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는 이른바 '나영석 PD 사단'이 새롭게 론칭한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배우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 '찐 친'들의 '밭캉스'를 담았다. 나영석 PD와 함께 하무성·변수민 PD, 노광수·김영현 작가 등이 참여했다.

'콩콩팥팥'은 배우 남궁민의 '연인2', 김순옥 작가의 '7인의 탈출' 등 화제의 드라마들과 비슷한 시간대에 편성됐음에도 고정 시청층을 확보, 안방극장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10월 13일 첫 회 3.2%로 출발한 뒤 평균 시청률 4%대를 꾸준히 유지했고 최고 5%까지 치솟았었다. 8일 방송된 9회는 4.1%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가장 큰 인기 요인을 꼽자면 '콩콩팥팥'을 심은 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열매가 났다는 것. '콩콩팥팥'은 바쁜 일상에 치인 시청자들의 힐링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줬다. 게다가 웹예능이 대세인 시대, '음주 방송'이라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판을 치는 흐름 속 무공해·유기농 웃음을 제공했기에 더욱 특별한 성과를 거둔 '콩콩팥팥'이다.

현실 절친들의 편안한 케미, 초보 농사꾼들의 좌충우돌 농촌 생활이 가져온 시너지 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기존 예능에서 느낄 수 없던 의외의 재미로 폭소를 빵빵 터뜨리다가도 삭막한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느림의 미학, 이웃 간 정을 되새기며 뒤통수가 얼얼한 감동까지 몰고 왔다. 수박씨 하나로 웃음 코드를 만들고, 열무에도 감동 서사가 담기는 게 '콩콩팥팥'만의 독보적인 힘이다. 또한 '콩콩팥팥'은 과감히 덜어낸 연출 기법으로 리얼리티의 묘미를 살린 덕에, '행복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지루하지 않게 전달했다. 

마지막 회에서 "근래에 여기 올 때 가장 많이 웃었다. '콩콩팥팥'을 하며 제일 좋았던 건 흙을 밟고, 비를 맞고, 새잎 난 걸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고. 원초적인 감각을 느끼는 거, 그런 게 너무 좋았다"라는 출연진의 촉촉한 감상이 시청자들에게도 온전히 닿은 바, 종영이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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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값진 수확을 이뤄낸 '콩콩팥팥' 하무성 PD와 노광수 작가를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만났다. 두 제작진은  아이즈(IZE)와의 인터뷰에서 '콩콩팥팥'과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제작진은 '시즌2'로 돌아올 것을 약속하며 종영의 아쉬움을 달랬다.

다음은 하무성 PD·노광수 작가와 일문일답.

Q. '콩콩팥팥' 종영 소감은.

노광수 작가: 시청률이 5%까지 나올 것이라곤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정말 감사드린다. 저는 작가인데 카메라도 들어보고 출연자분들과 가깝게 지내며 농사도 지어보고 '콩콩팥팥'을 하며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다. 제자랑이지만 메인타이틀 음악도 제가 만들었다. 제가 직접 리코더로 연주한 거다. 보통 프로그램이 끝나면 후련해야 하는데 섭섭하고 그렇다.

하무성 PD: 저도 섭섭한 마음은 당연하고 시원한 부분도 있다. 너무 오랜 기간 준비하고 장기간 달려온 프로젝트이기에 결과가 만족스럽다. 정말 좋고 지금은 달콤한 휴식을 취하려는 계획이다.

 Q. '밭일' 예능이라니, 새로운 시도였는데 뜨거운 반응을 예상했는가. 

노광수 작가: 사실 1회가 나가기 전까지는 계속 불안했다. 너무 화면이 흔들릴 것이라는 걸 아니까 불안하더라. 뒤에서만 있어봤지, 누굴 카메라로 찍은 건 처음이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안 정해서 간 것도 처음이었으니까. 그래서 방송 전까지 어떻게 보실지 아예 상상조차 못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아서 다행이었다. 

하무성 PD: 찍으면서 잘 될 거라는 예상을 했다기보다 좋은 우연들이 겹쳐서 '해볼 만하겠다'라는 느낌을 받은 적은 있다. 수박씨가 진짜로 자랐다든가, 뱀이 갑자기 튀어나오고, 시골 마을 특유의 복날 풍경들 등의 상황을 겪으면서. 전혀 연출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벌어졌으니까. 결과적으로 방송상으로 봤을 때 좋은 소재가 되는 부분들이 운 좋게 얻어걸렸다. 

 Q. 고정 멤버 라인업이 대단했다. 어떻게 꾸려지게 되었나.

하무성 PD: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 네 분 사이에서 마침 스케줄이 맞으니 추억을 만들 겸 예능을 하고 싶다는 얘기가 먼저 나왔다. 이광수가 대표로 (나)영석 선배에게 연락해 부탁을 했고, 영석 선배가 제게 '이런 제안이 있는데 한 번 해볼래?' 하신 거다. 한 명씩 섭외하려고 해도 힘든 분들인데, 그런 분들이 저희한테 먼저 함께 일을 하자고 해주다니 너무나 고마운 일이었다.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같이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떤 예능을 할지는 그 다음에 회의를 하면서 정했다. 

 Q. '밭캉스'라는 신선한 소재가 탄생되기까지 과정도 궁금하다.

하무성 PD: 그 시기에 여행 예능이 많아서 사실 처음엔 그걸 고민해 봤는데 아무래도 차별화 포인트가 힘들겠다 싶어 (생각을) 접었다. 식당류는 바로 전에 '서진이네'를 했어서 안 되고, 게임류는 '지락실'(뿅뿅 지구오락실)이 있어서 안 되고. 넷이서 새 그림을 만들 수 있는 게 과연 뭘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아이템을 하나 던져 주자로 가닥이 잡힌 거다. 넷이 함께 있고 수다를 떠는 것만으로도 재밌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에. 제일 안 해본 거, 낯설어할 만한 걸 생각하다 보니 농장이 떠올랐다. '삼시세끼'가 잘 자란 작물로 요리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그 이전 단계로 집중을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노광수 작가: 처음에 얘기를 많이 했던 게 '도시에 사는 친한 네 명한테 빈 밭만 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게 '콩콩팥팥'의 시작이었다. 그리는 밭의 상상도도 사실 출연자들도 다 달랐다. 제작진이 '이렇게 하세요'라고 한 게 아니라, 출연진이 하는 대로 흘러가는 방향이었으니까. 회의할 때는 화단처럼 가꾸는 '쿠바식 텃밭'얘기도 나오고 '김밥존'도 나왔다. 말 그대로 김밥 재료가 될만한 채소들을 심는 거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결국 다 무용지물이 되었다(웃음).

 Q. 농사지을 장소 500평 규모는 어떻게 정해졌나.

하무성 PD: 강원도 일대를 찾아다니던 중 방송을 하며 인연을 맺었던 망치 형님 얼굴을 보고 오자고 하다가 발견했다. '저 밭은 누구 밭이에요' 물었더니, 망치 형님이 섭외가 될 거 같다며 도와주신 거다. 사실 저희도 농사일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까 500평이 사람 손으로 일구기에 큰 밭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했다. 4명이니까 적당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Q. 네 배우의 현실적인 케미가 '콩콩팥팥'에 고스란히 담긴 점이 인상적이었다. 시너지 효과가 남달랐는데.

노광수 작가: '콩콩팥팥'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건 네 사람의 케미였다. 이 사람들이 정말 이렇게 친하기에, 그런 모습을 최대한 보여드려 했는데 다행히 '너무 친해 보인다' '아끼는 게 보인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김우빈이 도경수를 정말 사랑하나 봐' '김우빈이 도경수 낳은 거 같다' 이런 흐뭇해하는 댓글들도 있었다. 우리도 찍으면서 느꼈던 관계성인데 시청자분들이 같이 느껴서 더 기분이 좋았다.

하무성 PD: 저희도 (케미에) 놀랐고 정말 신기했다. 고생했으니까 쉬라고 해도 자기들끼리 신나게 게임을 하니까. 내기 게임은 다 연기자들의 생각이었다. 우리 제작진은 '콩콩팥팥'이 게임하고 내기하는 건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갑자기 현장에서 네 배우가 족구하자, 윷놀이하자 제안해서 다들 '정체성이 이 방향이 맞나' 적잖이 당황했었다. 저희가 구상한다고 해도 절대 못할 그림들이었다. 다 네 배우의 자연발화, 자가 동력이라 전혀 예측하지 못한 그림들이 나왔다.

또 숙소에 들어가서의 상황은 저희도 몰랐다. 안 자고 뒹굴뒹굴하면서 서로 장난치고 그러다 빵 터져서 배꼽 잡고 5분 동안 웃고. 되게 별거 아닌 순간들이지 않나. 방송으로 내지 않을 수도 있는 건데 내보낸 이유는 어느 순간 이렇게 노는 게 제일 이들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누워 손금 보는 게 방송에 나갈 거리는 아니지만, 함께 있을 때 서로를 귀엽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거. 이런 면모들을 용기 있게 내면 되겠다는 마음이 점차 생겼다.

 Q. 무더위가 절정일 때 촬영하여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겠다.

노광수 작가: 진짜 너무너무 더웠다. 살면서 이렇게 더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더운데 네 배우는 농사하고 족구까지 하자고 그러고. 화면으로 이 더위가 담겼나 싶더라. 화면은 쨍하니 맑아 보이는 게 억울했다. 이 더위가 더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오히려 출연자들이 제작진 걱정을 많이 했다. 

 Q. 이광수의 진가가 돋보였다.

하무성 PD: 이광수는 '출장 십오야' '삼시세끼'로 안면이 있었는데 TV에서 보던 대로 마냥 웃긴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착하고 나이스하고. 그런 정도의 인상이었는데 이번에 오랜 기간 촬영을 해보니까 실제로 더 착하고 더 속이 깊고 생각이 많더라. 주변 사람들도 배려하고 의외의 사람이었다. 웃긴 건 말할 필요 없고 생각보다 진중하고. (이)광수 같은 사람과 프로그램을 할 수 있다는 게 제작진으로서 행복했다.

나머지 세분 말로는 광수 형이 원래 진지하고 평소 텐션이 낮은 사람인데 방송을 위해 하이텐션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더라. 진중하다는 게 정말 보이는 게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같이 많이 해주셨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상의도 많이 해주시고. 광수 형과 있으면 동생들이나 형들이나 절대로 어떻게든 살려지더라. 무슨 말이든 재밌게 만들어주고 상대가 잘 보일 수 있게끔 배려해 주는 게 광수 형이었다. 와 진짜 광수 형은 '굉장한 프로이구나' 감탄했다.

Q. 다들 '예능 병아리'들이라, 이광수 덕에 든든했겠다.

하무성 PD: 김우빈의 경우 본인이 배우이기 때문에 첫 리얼 예능을 하면서 진짜 모습을 카메라 앞에 드러내는 게 두렵기도 했던 거 같다. 이런 모습까지도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줄 수 있을지, 고민했던 시기가 있던 거 같다. 그때 이광수가 김우빈에게 '배우로서 멋있는 모습 보일 거면 예능 하면 안 된다. 시청자분들은 너의 의외의 모습도 사랑해 주실 거니 가감 없이 다 드러내자'라고 조언하며 이끌어내주더라. 정말 좋은 형이자 멋있는 선배라는 생각이 들었다.

 Q. 그래서 그런지 김우빈의 반전 예능감이 터졌다.

하무성 PD: 김우빈과 사전 미팅 이전에 안면을 트고 만나서 어떤 종류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지 카메라 없이 얘기를 나눈 시간이 있었다. 그때 '생각보다 재밌는데?' 느꼈다. 김우빈의 말투에서 조금만 더 친해지면 되게 재밌는 사람일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 아니나 다를까 좀 더 친해지고 편해지면서 김우빈한테 그런 모습이 나오더라. 얄밉게 게임하긴 했지만 그게 밉지 않고 사랑스러우니까, 보면서 정말 좋았다. '진지한 이광수' '목소리 좋은 이광수'라는 댓글도 있더라. 저렇게까지 자기 모습을 드러내줘서 너무 감사하다.

Q. 도경수의 요리는 진짜로 그렇게 맛있나.

노광수 작가: 화면보다 더 잘하는 거 같다. 정말 보통은 대량 요리할 때 계량하고 계산해야 하는데 도경수는 대중 없이 척척하더라. 진짜 요리 잘하는 분들 보면 다 감으로 하지 않나. 도경수가 그랬다. '이런 게 요리 잘하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다 맛있었다. 

Q. 도경수도 작품에서와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하무성 PD: 도경수는 똘똘하고 계획적이다. 방송에도 나왔지만 일머리가 좋아서 그냥 덤비지 않고 효율적으로 어떻게 하면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움직이더라. 형들한테 지시를 다 하고(웃음). 곁에 두면 편한 스타일이다. 

(도)경수가 광수 형이랑 투닥투닥하는 게 정말 웃겼다. 광수 형이랑 (김)우빈이 친하니 둘이 얘기가 많겠구나 했는데, 알고 보니까 경수랑도 되게 친하더라. 서로 장난을 많이 쳤다. 또 우빈은 경수를 사랑하고 아끼고. 경수는 그런 우빈을 제일 따르고. (김)기방은 이런 셋을 끌어가는 큰 형이고 이런 관계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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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담 제조기' 배우들이 모였는데 이들의 미담 자랑을 해준다면.

하무성 PD: 김우빈은 촬영장에 한약도 들고 오고 '콩콩팥팥'이 새겨진 텀블러도 제작해서 나눠주고 그랬다. (노)광수 작가님의 몸이 피로해 보이면 영양제를 따로 선물해 주기도 하고, 그런 일들이 많다. 기방 형은 사과, 술빵 등 항상 먹을 거를 싸 들고 오셨다. 맛있는 떡을 먹으면 주문해서 스태프들과 나눠먹고 공유하고. 다들 나누는 걸 좋아하는 삶을 사는 분들이다. 제가 지금 신고 있는 이 운동화도 광수 형한테 선물받은 거다. 두 켤레나 선물 받았다. 광수 형이 광수 작가님에게도 신발 두 켤레를 선물해 줬다.

노광수 작가: 현장에서 음식도 무조건 스태프들 먼저 먹였다. 항상 뭘 하면 스태프들, 스태프들 하는데 챙기는 걸 되게 좋아하시더라.  녹화 때도 그 무더위에 밭일하는 건 무리라 쉬었다가 하자고 해도 오히려 제작진에게 그늘에서 쉬고 있으라고 그랬다.

하무성 PD: 네 배우가 제작진의 이름도 다 외웠다. 물론, 매일 보면 외울 수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님에도. 막내 PD, 막내 작가 등 외우기 쉽지 않은 이름일 수도 있는데 한 번이라도 마주친 사람들은 다 외우고 먼저 '식사하셨어요' 안부를 물었다. 이런 것들을 되게 섬세하게 챙기는 분들이라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Q. 자진해서 밭일을 하러 가는 모습도 종종 나왔는데.

하무성 PD: 네 배우가 시간 되는 사람들끼리 물을 주고 비료를 주러 가고, 관리하려는 노력을 실제로 많이 했었다. 진심이 느껴졌다.

노광수 작가: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실 거라고 전혀 생각 못 했다. 그럴 때마다 정말 고마웠다. 큰일 하러 간 경우는 별로 없다. 진짜 '궁금해서 못 참겠어요' 하며 그냥 가신 거다. 비료 줘야 할 거 같다고, 그거 한 번 하려고 몇 시간을 걸려 갔다. 이렇게까지 몰입을 해주다니, 네 배우한테 무척 고맙다. 

Q. '콩콩팥팥'은 의외의 힐링 코드가 곳곳에 묻어나며 더욱 각광받았다. 특히 이웃집 '농사의 신' 어르신이 큰 감동을 안겼다.

하무성 PD: 웃기다는 가운데 힐링 된다는 반응도 많더라. (힐링 코드는) 저희는 오히려 얻어걸린 느낌이었다. 네 배우가 농사를 짓고 진심으로 대하고 기뻐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난 거 같다. 

'농사의 신' 아버님 같은 경우는 방송에 나온 것보다 카메라에 더 많이 찍혀 있었다. 저희가 촬영일만 가고 다른 날 못 가니까, 작물들을 보려고 CCTV 카메라를 세워놨는데 거기에 정말 많이 찍혀 있다. 굉장히 오랫동안 기웃기웃하시는 모습이. 거의 매일 오셔서 작물이 잘 자라고 있는지, 수시로 밭을 들여다보신 거다. 이론적으로도 많이 알려주셨다. 감동을 받아서 뭐라도 더 챙겨드리려 했다. 근데 도움을 주시면 안 된다고 했는데 열무를 심어주시지 않았나. 처음엔 '어떡하지' 당황했지만 아버님이 안타까운 마음에 심어주신 거라 감사한 마음에 방송에 사실대로 밝혔다. 제작진도 몰랐다가 그 장면을 감동적으로 재밌게 봤다. 아버님이 전전 이장님이셨다더라. 운 좋게 덕망이 있으신 좋은 이웃을 만났다. 좋은 어른이 존재한다는 게 든든한 마음이었다.

노광수 작가: 아버님도 '콩콩팥팥'을 잘 보셨다더라. 워낙 표현을 풍부하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재밌게 봤다' 이 정도의 얘기를 해주셨다.

Q. '초보 농사꾼'들이었는데 깻잎, 배추, 가지, 페퍼민트, 상추, 파프리카 등등 수확한 작물들이 꽤 많았다. 농사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것이라 봤나.

하무성 PD: 안 될 거라고 봤고, 망해도 상관없다 생각했다. 이걸로 돈을 벌고 가게를 운영할 것도 아니고 망해도 자기들이 망하는 거니까(웃음). 뭐든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망하면 망하는 대로 내보낼 생각이었으니까. 근데 예상보다 풍성한 수확을 하게 된 것이고 결국 그걸로 김장까지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일정 부분 다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밭을 한 번 갈아엎으면서 네 배우에게 노하우가 생겼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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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콩콩팥팥'도 그렇고 '나영석 사단'의 예능이라고 하면 믿고 보는 재미를 자랑하는데. 나영석 PD와의 작업에서 특별한 점이 있다면.

하무성 PD: 저 같은 경우 (나)영석 선배님과 일한 지 3년이 넘었다. 선배님은 정말 자연스럽고 리얼한 걸 좋아한다. 그걸 끌어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을 안 해야 할까' 주안점을 두고 연출하려 하신다. 그런 걸 많이 배우게 된다. 이를테면 김우빈은 친한 넷이 있을 땐 자연스럽다. 그런 모습을 잘 담기 위해 '카메라 개수를 줄이고 촬영 감독님을 부르지 말고 작은 카메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찍어보자'가 된 거다. 영석 선배님, (이)우정 작가님과 같이 얘기하며 나온 방식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어려운 결정이다. 예능 촬영인데 카메라를 줄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님에도, 영석 선배님이 출연진의 자연스러움을 끌어내기 위해 결단을 내리셨다. 이렇게까지 하는 게 선배님의 힘이라면 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노광수 작가: 뭔가 경험들이 생기면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하던 대로 하게 되지 않나.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게 되면 당연히 맛있는 거 보여주고, 이걸 좋아하겠거니 안정적인 걸 추구하게 되고. 근데 나영석 선배님은 그렇지 않다. 항상 되게 과감한 길을 가신다. 정말 이렇게까지 리얼하게, 더 리얼하게 하려는 그 자신감이 좀 놀랍다. 참 쉽지 않을 텐데 지금까지 해오신 길이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Q. '콩콩팥팥'을 마치며 느낀 감회는.

하무성 PD: 그간 다양한 걸 해왔는데 '콩콩팥팥'을 하며 연출자로서 나름의 답을 찾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성 있게 리얼하게 할 수 있는 것, 그게 정말 좋았다. 저희도 그렇지 않아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긴 하지만, 때로는 '해주세요' '생각해 봤는데 이런 거 어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건 타인에 의해 주입된 아이디어, 행동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오기 쉽지 않다. 인위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고. 근데 '콩콩팥팥'은 다 100% 출연진에게 맡기고 '여러분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망해도 되고 사 먹고 싶으면 사 먹어도 되고 잠도 아무 데서나 자도 돼요' 해놓으니까 아주 재밌는 상황이 벌어졌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니까, 이게 바로 리얼 관찰 예능의 힘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던 프로그램이다. 앞으로도 프로그램을 하면 이런 예능을 하고 싶다.

예능 PD로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이런 리얼함, 진짜를 담아내는 게 저희의 숙제이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은 아주 조금이라도 뭔가를 꾸며내는 모습이 섞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를 만드는 것, 적어도 제가 가야 하는 방송은 그렇지 않을까 싶다.

노광수 작가: 저 역시 제일 느낀 게 '이제는 진짜여야 하는구나'라는 점이었다. 꾸며서, 포장해선 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더욱 들었다. 좋은 출연자들, 제작진도 마찬가지이고 선한 사람들이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기분이라 관계의 힘을 느꼈다.

Q. 김우빈이 제작발표회 때 시즌7까지 갔으면 하는 마음을 내비쳤는데. 벌써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정말 많다.

하무성 PD: '콩콩팥팥2'에 대한 제작진의 열망은 120%다. 출연자들도 사실 정말 하고 싶어하는데 본업이 워낙 바쁘고 하다 보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잡혀있는 스케줄이 꽤나 많더라. 그걸 다 조율하여 또 농사라는 거대한 장기간 프로젝트를 하기가 쉽진 않을 거 같지만, 그럼에도 추진해 보려 한다. 예상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는데 시청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시즌2로 찾아뵙고 싶다.

노광수 작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드란다. 그거 말고 더 드릴 말씀이 있을까 싶다. 진짜 감사드린다. 다음번에 기회가 생긴다면 제작진이 내기를 이기는 걸 꼭 한 번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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