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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팬과 약속했으니…" 초대형 트레이드 발표 직후, 정철원이 고승민에게 전화를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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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꽁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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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정철원-고승민.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신인왕을 받은 번호이기도 하고…."

정철원은 지난 22일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2년 1군에 데뷔. 23개의 홀드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23홀드는 데뷔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과감하게 꽂아 넣을 수 있는 배짱을 갖추고 있어 단숨의 필승조 및 마무리투수로 발돋움했고, 지난해에는 1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3.96으로 시즌을 마쳤다.

2년 연속 가치를 증명했지만, 올 시즌 다소 주춤했다. 36경기에서 2승1패 6세이즈 1홀드 평균자책점 6.40으로 부진했던 1년을 보냈다.

야수층이 부족했던 두산에 롯데가 정철원을 원한다고 트레이드를 제안했고, 시즌 중에는 불발됐지만 결국 시즌 종료 후 전격 성사됐다. 두산은 정철원과 내야수 전민재를 보냈고, 롯데로부터 외야수 김민석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받았다.

트레이드 발표 직후 정철원은 롯데 고승민에게 연락을 했다. '등번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정철원은 두산에서 65번을 달았다. 롯데에서는 현재 고승민이 달고 있다. 정철원은 고승민에게 등번호를 달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고승민은 흔쾌히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경기,두산 정철원이 역투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8회말 롯데 고승민이 안타를 날린 뒤 2루를 향해 몸을 날리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정철원이 65번에 남다른 애착을 보인 이유는 있었다. 정철원은 "신인왕을 받을 때 등번호였다"라며 "두산 팬들에게 신인왕을 받았을 때 등번호를 바꾸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비록 팀을 달라지지만 그래도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두산 팬들이 날 봤을 때 '65번'으로 추억을 회상할 수도 있으니 그 번호를 꼭 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철원은 번호를 양보하겠고 한 고승민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추신수(SSG)는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SSG 랜더스로 돌아올 당시 17번을 달고 있던 이태양에게 번호를 받으면서 2000만원 상당의 시계를 선물하기도 했다. 또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LA 다저스로 이적할 당시 자신의 등번호 17번을 양보한 조 켈리에게 '슈퍼카'를 선물했다.

정철원은 "그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선물을 하고 싶다는 뜻은 전했다. 그런데 (고)승민이가 선물은 괜찮고 맛있는 밥 한끼 사달라고 하더라"라며 "덕분에 팬들과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됐으니 제대로 보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철원은 "두산에서 팬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더이상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크지만, 롯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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