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다시 뽑으라는 문체부…절차적 하자 없다는 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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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를 반박하면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을 감사해 온 문체부는 5일 최종 발표를 통해 정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특히 정 회장에는 협회 업무 총괄로서 감독 선임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의 책임을 물었다.
아울러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선 절차적 하자를 거듭 강조하면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다시 열어서라도 재선임 작업에 나서라고 통보했다.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강조한 협회 자율성과 독립성을 의식한 듯 홍 감독과 체결한 계약을 유지하거나 해임할지 여부 등 구체적인 조처는 협회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겼다.
문체부가 나서서 홍 감독을 해임할 순 없으니, 축구협회가 잘못을 인정하고 절차를 규정대로 다시 밟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협회가 홍 감독 선임을 다시 한다고 하더라도 문체부의 요구대로 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문체부에 따르면 제도 개선, 시정 등 조치를 2개월 이내 해야 하는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이 한창인 가운데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건 어렵다.
월드컵 예선이 끝나고 본선이 코앞인 가운데 감독을 다시 뽑을 수도 없다. 홍 감독 체제를 유지하면서 선임 과정을 재현하는 것도 촌극에 가깝다.
게다가 축구협회는 6일 반박 자료를 통해 홍 감독 선임에 대해선 문체부가 지적한 절차적 하자에 동의하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협회 규정을 준수했으며,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진행한 과정도 직무 범위 내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맞섰다.
또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3인의 후보를 추천한 뒤 추천된 후보들과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절차 위반이 아니다. 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이사가 전력강화위가 추천한 후보를 대상으로 협상과 면담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수개월에 거친 문체부의 감사에도 축구협회는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 어떠한 부정한 절차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축구협회는 이번 문체부의 감사 결과 발표와 조치 요구 건에 대해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 지적에는 잘못과 착오를 인정하면서 개선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홍 감독 선임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