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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우 형에게만 붙는 단어라고 생각했다"···'KS 국내 투수 최고령 선발승' 양현종 "앞으로 더 던지고파" [K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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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꽁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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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선발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이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했다.

양현종은 2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5⅓이닝 8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면서 팀의 8-3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승리투수가 된 양현종은 의미 있는 기록까지 만들었다. KBO 한국시리즈 국내 선수 최고령 선발승 기록(36세7개월22일)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조계현(36세6개월2일, 2000년 11월 3일 현대-두산 잠실 4차전)이 보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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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이날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삼성을 5-1로 제압하면서 먼저 1승을 차지했고, 양현종을 2차전 선발로 내세워 2연승을 노렸다. 서스펜디드 경기가 재개된 이후 필승조 전상현, 곽도규, 정해영이 모두 구원 등판한 만큼 KIA로선 양현종이 5이닝 이상 끌고 가길 바랐다.

양현종은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1회초 삼성의 테이블세터 김지찬과 김헌곤을 모두 뜬공 처리했고, 르윈 디아즈에게 안타를 내준 뒤 강민호를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타자들이 전부 2구 이내 승부를 펼치면서 양현종의 1회초 투구수는 7개에 불과했다.

타선이 1회말에만 대거 5점을 뽑으면서 삼성 마운드를 무너트린 가운데, 양현종은 2회초에도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김영웅의 삼진과 박병호의 중견수 뜬공 이후 2사에서 류지혁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이재현을 낫아웃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말 김도영의 솔로포 이후 6점 차 리드 상황에서 3회초를 맞이한 양현종은 선두타자 김현준을 내야안타로 내보냈다. 김지찬, 김헌곤에게 삼진을 솎아냈으나 디아즈의 안타와 강민호의 볼넷으로 2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평정심을 유지한 양현종은 김영웅의 중견수 뜬공으로 이닝을 매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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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무실점 행진에 마침표가 찍힌 건 4회초였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좌익수 뜬공을 유도한 뒤 류지혁에게 안타를 내줬고, 전병우의 3루수 뜬공 이후 2사 1루에서 실책을 범했다. 김현준의 땅볼 때 1루수 이우성의 송구를 받기 위해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다가 공을 떨어트렸다. 그러면서 1루주자 류지혁이 2루,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양현종은 후속타자 김지찬의 안타로 2사 1·2루를 만들었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김헌곤과의 승부에서 1볼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뒤 3루수 땅볼을 이끌어냈고, 2루주자 김현준이 3루에서 포스아웃되면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양현종은 5회초 디아즈-강민호-김영웅으로 이어지는 삼성의 중심타선을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5회말 1사 1·3루에서 김선빈의 희생플라이 때 1점을 추가한 KIA는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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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이닝을 다 끝내지 못했다. 선두타자 박병호의 3루수 땅볼 이후 류지혁의 2루타, 전병우의 볼넷으로 1사 1·2루에 몰렸고, 김현준의 1타점 적시타 때 실점했다. 결국 KIA 벤치는 이준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양현종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놓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관중석에서 팬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양현종은 모자를 벗은 뒤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시했다.

양현종이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면서 KIA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불펜 자원을 아꼈다. 양현종을 내린 뒤 이준영(⅓이닝 무실점), 장현식(1⅔이닝 무실점), 곽도규(⅔이닝 무실점), 정해영(1이닝 1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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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양현종은 "제가 (한국시리즈) 최고령 승리투수예요?"라고 취재진에 물어본 뒤 "팀이 이겼기 때문에 정말 기분이 좋고. 좋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것 같다. 초반에 야수들이 너무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줬고, 나도 볼 배합이나 이런 걸 바꾸면서 좀 더 공격적으로 들어간 게 주효했던 것 같다.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지만, 뒤에 불펜투수들이 최소 실점으로 막아줘서 기분 좋게 2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시리즈 국내 선발 최고령 선발승이라는 타이틀에 대해서는 "내 몸은 아직도 27살 같은데, 최고령이라는 단어는 (최)형우 형에게만 붙는 거라고 생각했다(웃음). 내게 최고령이라는 단어가 붙었다는 게 좀 신기하기도 하고,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다"며 "아직 최고령이라는 단어는 내게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앞으로 야구를 더 하고 싶고, 마운드에서 더 던지고 싶다. 이런 기록은 형들이 빨리 깨줬으면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21~22일 이틀간 내린 비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면서 날씨가 쌀쌀해졌다. 하지만 양현종은 날씨에 상관없이 자신의 할 일에만 집중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선수들이 이렇게 추운 날에 많이 던지길 원한다. 그 뜻은 한국시리즈에서 던지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춥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던지는 데 아무 지장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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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눈에 띄었던 건 경기 초반 양현종의 투구 패턴이다. 양현종은 1회초에 직구만 7개를 던졌고, 2회초에도 직구만 계속 던지다가 2사 2루에서 이재현을 상대로 처음으로 변화구(체인지업)를 구사했다.

양현종은 "1회초에 김지찬 선수가 초구에 반응을 보였을 때 삼성에서 공격적으로 나오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굳이 피할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몸을 풀 때나 초구가 들어갔을 때 직구의 힘이 괜찮다고 느꼈고, 직구 위주로 던지면 연속으로 장타를 맞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삼성이 공격적으로 나오다 보니 나도 공격적으로 투구했는데, 3~4회까지는 투구수도 적었고 생각했던 대로 잘 풀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1차전에 비해서 2차전 선발 매치업에서는 KIA가 좀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어쩌면 양현종 입장에서는 이 점이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다. 그는 "내 컨디션에 따라서 경기의 흐름이 바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컨디션이 좋고,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지면 원사이드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반대로) 초반부터 긴장하거나 제구나 컨디션이 많이 떨어지면 (경기가) 난타전으로 갈 것 같았다. 초반에 위기도 있었고 잔루도 많았지만,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고 돌아봤다.

후배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양현종은 "오늘(23일) 공을 던진 (곽)도규도 그렇고 긴장을 많이 안하는 것 같더라. 옛날 이야기이지만, 우리 어렸을 때는 청심환도 먹으려고 하고 최대한 긴장을 푸는 방법을 많이 찾았다. 최근 어린 선수들은 말 그대로 이런 걸 즐기려고 한다. (김)도영이도 마찬가지다. 위축되거나 움츠러들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대단하고, 또 부럽기도 하다"고 젊은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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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이션상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되는 25일 3차전과 26일 4차전에 각각 에릭 라우어, 제임스 네일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시리즈가 4차전에서 끝나지 않는다면 양현종이 나흘간 휴식을 취하고 28일 5차전에 선발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양현종은 "코치님과도 이야기했는데, 4일 쉬고 (5차전에 선발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기가) 이틀 연기되면서 삼성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우리도 네일이 4차전에 나간다고 가정하면 내가 5차전에 나가야 한다"며 "우리가 2승을 거뒀다고 해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왔을 때 하루 빨리 경기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5차전에 맞춰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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