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영웅의 ‘건행 야구’…”뛰는 게 재밌어, 안 다치고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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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영웅의 ‘건행 야구’…”뛰는 게 재밌어, 안 다치고 끝까지”
삼성의 새 4번 타자 꿰찬 김영웅
"부담감보다 책임감이 더 커"
"타순 상관없이 주전으로 완주 목표"
삼성 김영웅이 16일 인천 SSG전에서 6회 솔로포로 개인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장식하고 있다. 삼성 제공올해 삼성의 히트상품은 새로운 4번 타자 김영웅(21)이다. 시즌 초반 9번 타순에서 시작해 어느새 4번 자리를 꿰찼다. 프로 3년 차에게 한 팀의 상징과도 같은 ‘4번 옷’은 무겁게 느껴질 법도 했지만 오히려 딱 맞았다. 이달 9일 KIA전부터 중책을 맡은 김영웅은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0년대 삼성 왕조 시절 4번을 맡았던 최형우(KIA)가 떠난 뒤 토종 4번 타자 갈증이 컸던 삼성 입장에서는 난세의 영웅이다. 삼성 팬들도 ‘노래는 임영웅, 야구는 김영웅’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영웅은 “4번 자리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있지만 책임감이 더 크다”며 “결과가 잘 나오니까 조금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현재 김영웅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94 10홈런 27타점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선수들이 실전에서 자기 기량을 80% 발휘하기도 힘든데, 김영웅은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온전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한다”며 “중요할 때 큰 역할을 잘 해주고 있으니까 바꿀 이유가 없다”고 신뢰했다. 사령탑의 칭찬과 달리 김영웅은 “아직 표본이 적어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자세를 낮췄다.
2022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영웅은 가수 임영웅의 대표 인사말처럼 ‘건행(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야구를 꿈꾼다. 지난 2년간 1군보다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많아 올해처럼 개막전부터 꾸준히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건강하게 경기를 뛰는 것에 행복해하고 있다. 김영웅은 “경기에 나가는 자체가 재미있다”며 “나중에 타순이 내려가더라도 크게 신경 안 쓴다. 계속 주전으로 시즌 끝날 때까지 나가는 게 더 좋다”고 밝혔다.
1군 풀타임을 소화하기 위해 확실히 눈도장을 찍겠다는 마음도 강하다. 김영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박 감독에게 방망이를 짧게 잡아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1군에서 살아남으려면 정확성을 높이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김영웅은 “여러 시도 끝에 길게 잡는 타격 자세를 찾았다”면서 장타 생산에 적합한 자신만의 타격 법을 믿어달라고 청했다.
결과적으로 김영웅의 장타력은 빛나고 있다. 홈런과 장타율(0.544)이 팀 내 1위다. 그는 “야구 잘하는 선배들을 보면 각자만의 무기가 있지만 난 아무것도 없었다”며 “3년 차에는 확실하게 나만의 무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홈런보다 욕심이 나는 건 2루타, 3루타다. 김영웅은 “중장거리 타자가 목표”라며 “홈런 개수를 생각하면 부담감이 생길 것 같아 항상 정확하게 맞혀서 2루타, 3루타를 치자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힘껏 방망이를 돌리느라 삼진이 53개로 팀에서 가장 많다. 3월 30일 SSG전에서는 5타석 5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주눅 드는 건 없다. 김영웅은 “땅볼로 죽나, 삼진을 당해서 죽나 똑같이 아웃카운트 하나가 올라가는 거라 신경 안 쓴다”며 “선배들도 ‘빨리 잊는 게 좋다’, ‘’자신 있게 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조언을 해줬는데 이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김영웅의 활약에 가장 기뻐하는 건 역시 가족이다. 이름을 부모님이 직접 지어줬다는 그는 “매일 부모님께서 ‘잘했다’, ‘고생했다’는 말씀을 해주신다”며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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