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100억원 이상”···창단 10년, ‘첫 에이스’ 고영표가 쓰는 KT의 새 역사[스경x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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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100억원 이상”···창단 10년, ‘첫 에이스’ 고영표가 쓰는 KT의 새 역사[스경x이슈]
고영표(33)는 KT 구단 역사의 상징적인 투수다. 2014년 창단한 뒤 최하위에 머물던 초창기 거의 유일하게 풀타임을 선발로 뛰면서 선발답게 던져 ‘에이스’로 불린 KT의 첫 국내 투수다.
신생 구단이라 팀이 그 투구를 잘 받쳐주지 못했지만 스스로도 완숙하지는 못했던 고영표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1년부터 완전한 에이스로서 새로운 경력을 쓰고 있다. 2019년 이강철 감독 체제로 전환해 마운드를 강화하고 하위권을 벗어나며 달라지던 KT를 강팀으로 끌어올린 결정타가 바로 에이스 고영표의 특급 투구다.
창단한 지 10년째, 1군리그에 가세한 지 9년째가 되는 지금 KT의 또 한 역사를 고영표가 쓴다. 구단 최초의 비FA 다년계약 협상이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
고영표는 이번 겨울 구단으로부터 다년 계약을 제시받아 협상해왔다. 계약기간은 5년으로 합의를 마쳤고 총액 규모도 협상 끝에 합의했다. 100억원이 넘는 대형 계약이다. 23일 현재 세부사항을 마지막으로 조율하는 단계다. KT는 메디컬테스트까지 완료한 뒤 사인할 계획이다. 이번주 안에는 공식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KT의 최대 계약은 2018년 자유계약선수(FA) 황재균과 맺은 4년 88억원이었다. 100억원대 계약이 나오는 것은 창단 이후 처음이다.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영표는 지난 3년간 선발로 80경기에 등판해 520이닝을 던지고 36승(21패) 평균자책 2.99를 기록했다. 이 80경기 중 63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고,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40차례나 된다. 외국인 투수까지 포함해 리그 전체에서 1위다.
특급 외국인 투수들의 경우 연봉만 200만달러(약 26억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KT는 외국인 투수 이상의 기록을 내는 고영표의 성적과 공헌도, 팀내 상징성을 따져 5년 100억원대 계약의 가치는 충분하다 판단하고 추진해왔다.
2020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는 2021년 우승한 뒤 안정적으로 가을야구에 가는 강팀 반열에 올랐고 이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팀내 창단 멤버 중 FA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오랜 마무리였던 김재윤이 삼성으로 가면서 KT는 처음으로 FA를 떠나보냈다. 국가대표 마무리로 떠오른 새 얼굴 박영현을 뒷문에 세워 새 불펜을 꾸릴 수 있지만, 내년 시즌을 마치면 국내 선발 축인 고영표와 엄상백이 나란히 FA 자격을 얻는다. 강한 선발진은 KT가 반드시 유지해야 할 최대 강점이다. 그 중 리그 특급 선발인 고영표를 확실히 잔류시켜 마운드 축을 유지하는 것이 KT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숙제다. 이에 KT는 창단후 첫 비FA 다년계약을 추진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고영표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력 구성에서 모든 포지션이 중요하지만 그래도 선발 구성이 가장 기본이다. 선발 4명은 상수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고영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투수”라며 “외국인 투수보다도 뛰어난, 리그 최고 성적을 거두는 선발 투수이므로 그 정도 가치는 충분하다 판단한다”고 밝혀왔다.
KT는 그동안 ‘큰손’과는 거리가 먼 구단이었다. 오히려 강팀으로 올라선 이후에는 더 알뜰했다. FA 시장에서도 4번 타자 박병호를 3년 30억원, 유격수 김상수를 4년 29억원에 영입하면서 가성비 높은 투자만 해왔다. 그러나 강팀으로 입지를 지켜야 하면서도 이제는 각 포지션 세대교체를 앞둔 전환점을 맞이하자 전력의 핵을 지키기 위해 첫 비FA 다년계약으로 100억원대 계약을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의 첫 에이스를 지킨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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