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아픈 역전패에도 건진 SK의 수확, 가능성 보여준 유망주 김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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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역전패에도 건진 SK의 수확, 가능성 보여준 유망주 김형빈
SK는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지만 김형빈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2019년 9월 30일이었다. KBL 신인 드래프트 신청 접수가 마감된 후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안양고 3학년 김형빈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얼리 엔트리를 선언한 것. 신장 200.5cm의 그는 빅맨임에도 달릴 수 있으며 정확한 슛이 장점으로 꼽혔다. 당시 1라운드 5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서울 SK는 김형빈을 지명, 미래의 포워드를 보강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까지 프로 무대에서 김형빈의 자리는 없었다. 최준용, 안영준, 최부경, 허일영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게 밀려 주로 D리그에서 뛰었다. 12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도 쉽지 않았다. 지난 3시즌 동안 그의 통산 기록은 14경기 평균 9분 23초 출전 1.6점 1.2리바운드에 불과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SK는 안영준(군 입대)과 최준용(부상)의 공백을 김형빈을 활용해 채우려 했지만 실전에서 훈련 때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5일까지 2경기에 나서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총 4개의 리바운드를 잡은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6일 수원 KT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1라운드 맞대결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안영준, 최준용이 없는 상황에서 주장 최부경까지 허리 통증으로 팀에서 이탈한 것. 그러자 SK 전희철 감독은 김형빈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형빈의 매치업 상대는 올 시즌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2년차 센터 하윤기였다. 그는 골밑에서 하윤기의 포스트업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하윤기는 좀처럼 김형빈을 밀고 들어가지 못했다. 공격 성공률 또한 높지 않았다. 김형빈은 높이 싸움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기도 했다.
김형빈이 가장 돋보였던 때는 4쿼터였다. SK가 야투 난조를 보이며 득점에 어려움을 겪자 연이어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그의 정확한 슛 능력이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비록, SK는 KT의 파상공세를 막아내지 못하며 74-76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지만 김형빈은 24분 12초를 뛰며 8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전희철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잘해줬다”라고 말문을 연 그는 김형빈에 대해 “아직까지 본인이 막고 있는 수비자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공격에서도 동선에 혼돈이 있다. 경기 도중에 작전타임을 불러서 질책했다. 더 아쉬운 부분은 (자밀) 워니가 공격을 시도했을 때 타이밍을 봐서 리바운드 참여를 해줬어야 한다. 수비에서 리바운드 참여가 아예 없었다는 건 아쉽다. 팀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김형빈의 출전 시간과 득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SK가 역전패를 당해 빛이 바랬을 뿐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활약을 보여줬다. 올 시즌 드디어 김형빈이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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