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포수들 좋던데? 유강남 기둥 돼야"…김태형 감독이 바라본 자이언츠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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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포수들 좋던데? 유강남 기둥 돼야"…김태형 감독이 바라본 자이언츠 안방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포수들? 다 좋아 보이던데요?"
포수 보는 눈이 까다로운 '명장'의 눈에도 롯데 자이언츠 안방 퀄리티는 만족스러운 듯했다. 아직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개개인의 기량은 좋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다.
롯데는 지난 20일 오후부터 KBO리그 뉴스를 독점하고 있다. 제21대 사령탑으로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선임하면서 벌써부터 2024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과 계약기간 3년, 연봉과 계약금 6억원씩 총액 24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8월 28일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 문제로 자진 사퇴한 이후 2개월 만에 1군 사령탑 공백이 채워졌다.
김태형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롯데 구단과 팬들이 원하는 게 분명히 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마무리 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내년 시즌을 어떻게 치러야 할지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베테랑 감독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2010년 이후에는 김시진(2013~2014), 양상문(2019) 감독을 제외하면 양승호(2011~2012), 이종운(2015), 조원우(2016~2018), 허문회(2020~2021), 서튼(2021~2023) 감독까지 '초보'들에 지휘봉을 맡겼다.
하지만 2017 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2018년 7위, 2019년 10위, 2020년 7위, 2021~2022년 8위, 올해 7위까지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변화를 택했다.
특히 올 시즌 성적표는 구단과 모기업 모두에게 충격적이었다.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유강남(4년 80억), 유격수 노진혁(4년 50억), 투수 한현희(3+1년 40억) 등 3명을 외부 FA(자유계약)로 영입하는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적 상승은 없었다.
5월까지 27승 17패로 단독 3위에 오를 때만 하더라도 가을야구가 눈에 보이는 듯했지만 6월부터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롯데는 6월 이후 41승 59패로 추락을 거듭했다. 최종 성적 68승 76패, 승률 0.472로 포스트시즌 진출은 언감생심이었다.
롯데팬들은 서튼 감독이 물러난 뒤 오매불망 김태형 감독이 자이언츠의 사령탑으로 부임하길 바랐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선수단을 장악해 롯데를 다시 강팀의 반열에 올려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시절 팀을 세 차례(2015~2016, 2019)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것은 물론 KBO리그 최초의 7년 연속(2015~2021) 한국시리즈 진출의 역사를 썼다. 두산이 우승후보급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2020, 2021 시즌에는 포스트시즌에서 승부사 기질을 마음껏 뽐내며 정규리그 순위가 더 높은 팀들을 업셋(Upset) 하는 드라마를 썼다.
2022 시즌 두산이 9위에 머무르면서 재계약이 불발됐지만 김태형 감독의 야인 생활은 1년이면 끝났다. 롯데는 팀의 재건을 위해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고 '야구'가 없어 우울했던 가을을 뜨겁게 달구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오는 24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고 롯데 사령탑으로서 첫발을 뗀다. 25일에는 김해 상동에 있는 롯데 2군 구장으로 이동해 1, 2군 선수단 전체와 상견례를 갖고 곧바로 마무리 캠프 지휘를 시작한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롯데의 기본적인 선수단 구성은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롯데 포수진의 경우 올해 야구해설위원으로 지켜본 입장에서 합격점을 줬다.
롯데는 2024 시즌에도 유강남, 정보근, 손성빈 3인 포수 체제 운영이 유력하다. 세 명 모두 가지고 있는 장점과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 김태형 감독이 상황에 맞게 기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포수진만 놓고 본다면 10개 구단 중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강남은 롯데 이적 첫해 121경기 타율 0.261(352타수 92안타) 10홈런 55타점 OPS 0.726의 성적을 기록했다. 전반기 타율 0.233(219타수 51안타) 8홈런 OPS 0.654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후반기 47경기에서 타율 0.308(133타수 41안타) 5홈런 OPS 0.843으로 반등한 건 고무적이다. 리그 최정상급 프레이밍 능력에 풍부한 포스트 시즌 경험, 장타력 등이 강점이다.
'강견'을 자랑하는 손성빈의 존재도 롯데의 믿는 구석이다. 손성빈은 2023 시즌 45경기 타율 0.263(76타수 20안타) 1홈런 15타점으로 타격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나 나올 법한 레이저 송구로 도루를 저지하는 플레이는 롯데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정보근도 타격에서 눈을 떴다. 55경기 타율 0.333(81타수 27안타) 1홈런 13타점 OPS 0.902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준급으로 평가받던 수비에 공격력까지 급성장했다. 후반기 부상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포수들에게 유독 더 엄격했다. 게임 운영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면 경기 중간 교체 후 이튿날 인터뷰에서 미디어를 통해 쓴소리를 전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롯데 포수들 입장에서는 새 사령탑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밖에서 볼 때 롯데 포수들이 다 잘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선수들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마무리 훈련을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포수진 운영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또 "유강남이 주전 포수로서 팀의 기둥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강남의 경험과 관록, 실력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깔려 있었다. 롯데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유강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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