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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해트트릭+조영욱 2골…황선홍호, 쿠웨이트 9-0 대파 '3연패 쾌조의 스타트' [현장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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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해트트릭+조영욱 2골…황선홍호, 쿠웨이트 9-0 대파 '3연패 쾌조의 스타트' [현장 리뷰]




(엑스포츠뉴스 중국 진화, 나승우 기자) 금메달로 가는 첫 걸음이 좋다.

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첫 관문 쿠웨이트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소나기골을 터트리며 대승을 챙겼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9일(한국시간) 중국 진화 진화스포츠센터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해트트릭을 폭발하고 조영욱(김천)이 2골, 백승호(전북), 엄원상(울산), 박재용(전북), 안재준(부천)이 각각 한 골씩 뽑아낸 것에 힘입어 중동의 복병 쿠웨이트를 9-0으로 대파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E조 1위에 올라섰다. 이번 대회 남자축구 종목엔 총 21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은 쿠웨이트, 태국, 바레인과 E조에 편성됐다. 각 조 1~2위 12개팀, 그리고 각 조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올라 토너먼트를 통해 금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한국은 이번 대회 사상 최초로 남자축구 3연패에 도전한다. 앞서 열린 태국과 바레인의 경기에선 두 팀이 1-1로 비겼다.

에이스 이강인이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요청으로 조별리그 1~2차전을 거르고 21일 합류하는 가운데 황선홍호는 쿠웨이트전에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광연(강원)이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황재원(대구), 이한범(미트윌란), 박진섭(전북),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이 백4를 형성했다.





중원엔 백승호, 정호연(광주), 엄원상, 정우영이 자리잡았다. 최전방엔 조영욱과 고영준(포항)이 투톱으로 출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은 물론 최근 국가대표팀에 속해 영국 원정을 다녀온 홍현석(헨트)과 설영우(울산)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 길게 보고 선수단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포르투갈 출신 에밀리오 페이시 감독이 이끄는 쿠웨이트는 5-2-3으로 맞섰다. 페이시 감독은 지난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맡아 한국을 16강에서 누른 적이 있다. 쿠웨이트는 다리 알로타이비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유세프 알라콴, 칼레드 알파들리, 모센 가리브, 술탄 알파라흐, 모하메드 알라셰드가 백5로 단단히 뒷문을 걸어잠갔다. 파하드 알파들리, 바데르 자말이 중원을 구성했으며 살만 모하메드, 타랄 알콰이시, 파하드 알라스미가 최전방 3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결승까지 7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첫 경기를 맞았으나 황선홍호 태극전사들은 전반 초반부터 펑펑 골을 터트리며 우승으로 가는 길을 순조롭게 풀었다.

한국의 첫 골은 전반 3분 만에 나왔다. 전반 2분 황재원의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정우영이 받기 위해 달려들었으나 놓친 한국은 1분 뒤 결국 골로 아쉬움을 풀었다.

한국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공격을 전개하다가 쿠웨이트 선수 몸을 맞고 골문 쪽으로 뜬 볼을 정우영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6년차 정우영이 축포를 터트려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정우영은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 중상위권 구단 프라이부르크를 거쳐 올 여름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했다. 프라이부르크에서는 출전 시간이 부족해 고생했는데 슈투트가르트 와서는 공격포인트도 기록하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드러내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첫 골을 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기세를 올린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쿠웨이트 골문을 계속 겨냥한 끝에 전반 19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후방 롱패스를 엄원상이 상대 수비라인 무너트리고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을 날린 것이다. 볼이 골대를 강하게 때리고 나오면서 한국과 쿠웨이트 선수들이 달려들었고 이 때 조영욱이 오른발로 묵직한 중거리포를 쏴 두 번째 골로 완성했다.

FC서울에서 5년간 뛰다가 올해 군팀 김천 상무에 온 조영욱을 K리그2 28경기에서 13골을 터트리면서 리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6월10일 안산전부터 7월23일 경남전까지 7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아시안게임 앞두고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다. 쿠웨이트전에서 고영준과 투톱으로 나서 승기를 확실히 잡는 두 번째 골을 낚았다.

이후 쿠웨이트가 살만이 긴 프리킥을 한국 골문으로 쐈으나 무위에 그쳤고, 한국은 다시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 38분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전에서 총알 같은 오른발 슛을 쏴서 골을 넣었던 백승호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려 상대팀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전반전 막판 두 골을 추가하면서 상대 선수들을 '멘붕'에 빠트렸다. 전반 44분엔 주장 백승호가 페널티지역 외곽 왼쪽에서 시원한 직접 프리킥 골을 넣었다. 상대 골키퍼가 예측하고 같은 방향으로 팔을 쭉 뻗었으나 백승호의 슛이 골문 왼쪽 상단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1분 뒤인 전반 45분엔 정우영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일대일 찬스를 만든 뒤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어 순식간에 승부를 4-0으로 만들었다. 쿠웨이트 선수들은 이후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반칙으로 태극전사들을 쓰러트리는 등 거칠게 나왔다.





황선홍호는 이틀 뒤인 21일 태국전, 24일 바레인전 등 1~2일 쉬고 조별리그 다음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많이 움직이기 보다는 정중동의 플레이로 골을 차곡차곡 쌓는 전술을 선택했다.

그러면서 조영욱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유기적인 위치 변화를 이뤄내 쿠웨이트 수비라인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이 이번 대회 앞두고 준비했던 전술을 무난히 소화하면서 전반전부터 쾌승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황선홍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상대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 의지를 드러내며 뭔사 해보려는 순간 두 골을 더 넣어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처럼 대승을 한 것이다.

한국은 후반 3분 오른쪽 측면 무너트리는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치고들어간 뒤 조영욱에게 연결했다. 조영욱의 오른발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으나 정우영이 가볍게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5-0을 만들었다. 정우영은 이날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이어 후반 7분엔 왼쪽 측면 전개 도중 조영욱의 어시스트를 받은 엄원상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방향 바꾸는 슛을 시도, 상대 문지기를 완벽하게 따돌리면서 6-0으로 달아나는 골을 터트렸다.





쿠웨이트가 뭘 하고 싶어도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황 감독은 이후 엄원상과 고영준, 황재원, 정우영을 불러들이고 홍현석, 안재준, 박재용, 최준(부산)을 투입하면서 주전급 선수들 체력 안배에 나섰다. 후반 29분 전진 패스를 조영욱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슛으로 연결, 7-0을 만들었다. 후반 35분엔 교체투입된 설영우의 왼쪽 측면 패스를 박재용이 문전에서 넘어지며 오른발로 밀어넣어 8-0까지 달아났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홍현석의 침투 패스를 안재준이 밀어넣어 스코어보드에 기어코 9를 새겼다.

첫 경기를 내용과 결과에서 더 이상 만족할 수 없는 대승으로 마무리하면서 황 감독은 향후 조별리그 운영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이날 태극전사들은 체력을 효과적으로 쓰면서 그간 약속했던 패턴 플레이와 세트피스 등을 중점적으로 시험했고 거의 대부분 적중했다. 지금 멤버에 이강인이 가세하게 된다면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어느 팀과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 전북 디렉터도 "다양한 공격 패턴에서 다양한 골이 쏟아져 나무랄 데 없는 경기가 됐다"고 칭찬했다. 

황선홍호는 21일 오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태국과 2차전을 벌인다. 태국전까지 이기면 E조 1위 조기 확정도 바라볼 수 있어 20일 중국에 들어오는 이강인을 24일 조별리그 3차전 바레인전에 쉬게 할 수 있다.





한국 축구는 역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금5, 은3, 동3을 기록하며 최다 우승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1954년 마닐라 대회와 1958년 도쿄 대회, 1962년 자카르타 대회에서 연달아 은메달을 따냈던 한국은 1970년 방콕 대회에서 미얀마와 결승에서 비겨 당시 규정에 따라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978년 방콕 대회에서도 한국과 북한이 0-0으로 비겨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걸었다.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처음으로 단독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이기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부턴 다소 부침을 겪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준결승에서 이란에 패해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선 준결승에서 소나기슛을 퍼붓고도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진 뒤 3~4위전에서도 쿠웨이트에 패해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선 8강에서 개최국 태국에 패해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이후 2002년 부산 대회에서 23세 이하 선수들만 참가하되 24세 초과 와일드카드를 3명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등 2002 월드컵 4강 멤버를 동원하고도 준결승에서 이란에 승부차기로 져 결국 동메달로 마쳤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 그친 한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우승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28년 만에 우승에 성공한 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2연패를 일궈냈다. 황선홍호가 이제 3연패라는 역사상 첫 위업을 노크하는데 첫 경기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한편, 이날 다른 조에선 F조 북한이 3년 만에 국제대회 복귀전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대만을 2-0으로 완파하며 첫 승을 낚았다. 한국이 E조 1위를 하고 북한이 F조 2위를 하면 두 팀은 16강에서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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