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우승한 안병훈, 드라이버로 두번째 샷한 이유[챔피언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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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열린 DP 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15번홀서 드라이버로 두번째 샷 ‘승부수’
우드·하이브리드 안써…1번 아이언 사용 ‘특징’
“매우 뛰어난 아이언 플레이어…장점 극대화”
낮은 무게중심 적용한 U505 유틸리티 아이언 사용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1번 아이언은 골프에서 가장 희귀한 클럽으로 여겨진다. ‘골프의 신도 1번 아이언은 잘 치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난 30여년간 골퍼들은 롱 아이언 대신 훨씬 쉽게 다룰 수 있는 5번 우드, 7번 우드, 하이브리드를 대체 클럽으로 사용했다. 여간해선 1번 아이언을 쓰는 프로 선수들도 보기 어려울 정도로 1번 아이언은 ‘유니콘’ 같은 존재다.
안병훈(33)은 다르다. 안병훈은 지난달 27일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에서 열린 DP 월드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김주형(22)을 제치고 우승했다. 2015년 BMW 챔피언십 이후 무려 9년 만의 우승이다. 특히 2타 뒤진 상황이었던 15번홀(파5)이 화제였다. 핀까지 265m를 남기고 드라이버로 두 번째 샷을 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공이 핀 뒤 3m 거리에 붙자 갤러리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글 퍼트가 살짝 빗나갔지만 가볍게 버디를 낚은 안병훈은 추격의 고삐를 당겼고 결국 김주형과 연장전 진출에 성공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안병훈의 백 구성을 보면 페어웨이 우드와 하이브리드가 없는 게 특이하다. 드라이버 다음으로 긴 클럽이 1번 아이언이다. 1번 아이언 캐리 거리가 245m 정도인 데다가 우드를 쓰지 않기 때문에 안병훈은 15번홀 같은 경우 종종 드라이버로 두 번째 샷을 한다.
안병훈은 퍼터를 제외한 모든 클럽을 타이틀리스트로 통일했다. 드라이버는 타이틀리스트 TSR4(9도), 1번 아이언은 U505를 쓴다. 이외에 T200 아이언(3번), T150(4~5번), 620MB(6~9번), 웨지 SM10(48·52·56도), SM9(60도)를 사용한다.
안병훈은 U505 1번 아이언을 지난해 3월 발스파 챔피언십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윙 코치인 션 폴리와 타이틀리스트 선수 홍보 담당 수석 디렉터가 고안한 아이디어라고 전해진다. 미국 골프닷컴에 따르면 타이틀리스트는 “안병훈은 매우 뛰어난 아이언 플레이어다. 페이스를 눌러 컨트롤하는 능력이 매우 좋다”며 “안병훈의 이같은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1번 아이언”이라고 설명한다. 이때문에 우드나 하이브리드보다 1번 아이언을 사용하는 걸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U505 1번 아이언은 하이브리드 같은 특성을 가진 아이언이다. 아이언처럼 평평한 페이스를 가졌지만 하이브리드처럼 밑창(솔)이 넓고 무게 중심이 낮다. 이 낮은 무게중심이 힐과 토 텅스텐 무게에 도움을 줘 관성모멘트(MOI)가 높아지는 효과를 본다.
타이틀리스트는 “U505 유틸리티 아이언은 세련된 헤드 디자인과 뛰어난 타구감, 높은 런치로 더 빠르고 향상된 볼 비행을 원하는 골퍼들에게 적격인 클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블레이드 헤드가 더 짧아졌고 맥스 임팩트가 더 진화했다. 맥스 임팩트는 얇은 단조 L-페이스와 구조 지지대, 고탄력 폴리머 코어 등 3가지 공법을 결합한 타이틀리스트 아이언만의 핵심 기술이다. 이 기술로 최고의 타구감과 타구음, 최대 스피드를 이끌어낸다.
여기에 고밀도 D18 텅스텐을 사용해 더 낮고 정교하게 무게중심을 배치해 견고한 타구감을 느낄 수 있다.
안병훈은 올해 초 타이틀리스트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저는 샷을 할 때 탄도와 스피드, 스핀율이 충분하다. 낮은 로프트 각도의 아이언을 칠 때도 공이 똑바로 공이 날아간다. 사람들이 3번 우드를 칠 때 내는 효과를 저는 1번 아이언으로도 낼 수 있어서 1번 아이언을 애용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