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못 잊어" 역전패 원흉된 4964억 MVP…"모든 것은 저지 낙구에서 시작" 美 언론의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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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뉴욕 양키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의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WS) 5차전 맞대결에서 6-7로 무릎을 꿇으며, 1승 4패로 올 시즌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타선의 침묵 등으로 인해 1~3차전을 모두 내준 상황에서 30일 뒤늦게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반격의 서막을 알린 양키스는 이날도 경기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경기 전까지 16타수 2안타로 침묵하던 애런 저지가 1회부터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더니, 후속타자 재즈 치좀 주니어가 백투백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3-0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양키스는 2회말 앤서니 볼피의 2루타 등으로 만들어진 득점권 찬스에서 알렉스 버두고가 달아나는 적시타를 뽑아냈고, 3회말에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4경기 만에 괴력을 선보이며 5-0까지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특히 마운드에는 '에이스' 게릿 콜이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를 펼치고 있었던 만큼 양키스가 1903년 월드시리즈가 시작된 후 역대 최초로 3연패 이후 2연승을 달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런데 5회 악몽이 시작됐다.
4이닝 동안 다저스 타선을 노히트로 막아내던 콜이 선두타자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이 시작됐다. 하지만 콜은 흔들리지 않았고, 후속타자 토미 에드먼에게 중견수 방면에 뜬공을 유도하는데 성공, 자연스럽게 아웃카운트가 늘어날 것처럼 보였던 상황에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4회 프레디 프리먼의 장타성 타구를 슈퍼점프 캐치로 잡아냈던 중견수 저지가 너무나도 평범한 타구를 포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연쇄적으로 실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콜은 이어지는 1, 2루에서 윌 스미스를 상대로 유격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이번엔 유격수 앤서니 볼피가 3루로 향하는 주자를 위해 던진 볼이 정확하게 배달되지 않으면서 모든 주자가 살아나갔다. 최악의 수비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콜은 침착하게 개빈 럭스와 오타니 쇼헤이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는데, 이후 기본기를 망각한 플레이가 나왔다.
무키 베츠를 상대로 1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한 콜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타구를 잡은 앤서니 리조가 베이스까지 내달리기에는 거리가 있었던 상황에서, 본헤드 플레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5-1로 추격을 당하면서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 콜은 프레디 프리먼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게 됐고, 결국 스코어는 5-5로 균형이 맞춰졌다.
이후 양키스는 6회말 한 점을 뽑아내며 6-5로 앞섰지만, 8회초 수비에서 2점을 내주면서 주도권을 빼앗겼고, 끝내 흐름을 되찾지 못하면서 43년 전 월드시리즈에서 다저스에게 무릎을 꿇었던 아픔을 되갚지 못하게 됐다.
이날 패배의 원흉은 그누구도 아닌 '홈런왕' 저지였다. 홈런을 치고, 4회 프리먼의 타구에 호수비를 펼칠 때까지만 하더라도 양키스 팬들로부터 'M-V-P' 연호를 받았던 저지는 경기가 끝났을 때에는 그야말로 역적이 돼 버렸다. 경기가 끝난 뒤 저지는 "우리는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2~3개의 실수가 나와 괴로웠다. 월드시리즈에서 패한 것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저지의 실수로 시작된 패배에 뉴욕 언론도 단단히 뿔이 났다. '뉴욕 포스트'는 "모든 것은 저지의 낙구로 시작됐다", 월드시리즈 참사는 애런 저지 시대 양키스의 모든 잘못을 보여준다", "양키스 선수들은 패배한 뒤 클럽하우스에서 마치 팀이 통제할 수 없었던 것처럼 자신들을 파멸시킨 실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만큼 재능이 있지만, 헤비급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 만큼 기술적으로 충분하지 못했다", "5점차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양키스는 집으로 돌아갔다"는 등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