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도 못치르고… 리베라 감독 자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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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KB손해보험 새 사령탑
과도한 스트레스에 번아웃 증상
팀 “국내서 치료 최대한 지원”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이 과감하게 영입한 첫 번째 외국인 감독은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하고 허무하게 지휘봉을 내려놨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끝까지 의리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은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을 앞두고 미겔 리베라(사진)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진 소식을 알렸다. 리베라 감독은 지난 3월 계약 후 선수단과 훈련을 소화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통영·도드람컵에서 벤치에 앉았으나 미디어데이와 신인 드래프트 등 공식 석상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키웠다. 결국 리베라 감독은 개막 직전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스페인 출신 리베라 감독은 KB손해보험이 선택한 과감한 승부수였다. 구단 첫 외국인 감독일 뿐 아니라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 외국인 선수 비예나와 재계약해 같은 국적 지도자와 선수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개막 후 국가대표 세터 황택의와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이 전역해 선수단에 합류한다는 점도 리베라 감독 체제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기대했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한 채 새 시즌을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아르헨티나 출신 마틴 블랑코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새 시즌 첫 경기는 쓰린 패배로 끝났다.
리베라 감독이 갑작스럽게 선수단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정신적 어려움’ 때문이다. 배구계 일각에서는 공황장애라는 소문도 퍼졌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신체적으로 지친 상태를 의미하는 번아웃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리베라 감독은 자신의 SNS에 정신적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리베라 감독이 현 상황에서 우울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단과 합의해 감독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면서 “분석관 출신이다 보니 개막을 앞두고 비디오 분석을 하루에 10시간씩 하는 등 열의를 보였는데 컵대회와 시즌 개막 준비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듯하다. 스태프와 미팅 도중 (과도한 부담감에) 눈물까지 보였다”고 전했다.
KB손해보험은 정식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한 리베라 감독이지만 국내에서 치료를 최대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리베라 감독은 당분간 가족과 함께 국내에 머물며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