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로버츠에게 '돌'을 던질까…"감독 인기투표 우승후보 아냐"→현란한 불펜 운영으로 WS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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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당연한 듯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지키면서도 감독 능력은 인정받지 못했던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올해 자신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까.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에 오르기까지 발휘한 투수 교체 '신공'으로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22일(한국시간) "양키스의 애런 분 감독,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소셜미디어 인기투표에서 우승할 만한 후보는 아니다. 또한 시즌 중 여러 고난을 극복하고 각자의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음에도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할 가능성은 없다. 보통 올해의 감독상은 큰 기대를 받지 않는 팀의 감독에게 주어지기 마련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감독 승률 0.627로 315경기 이상 팀을 이끈 현역 감독 가운데 승률 1위이자 역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분 감독은 승률 0.584로 현역 2위이자 역대 15위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팬들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로버츠 감독에 대해서는 연쇄 부상으로 무너진 선발 로테이션으로도 월드시리즈에 진출에 성공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 3차전 2회부터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까지 4경기에 걸쳐 33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았다.
디비전시리즈에서는 4차전을 투수 8명을 투입하는 불펜게임으로 운영하며 8-0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3이닝 만에 내려가는 가운데에서도 매끄러운 투수 교체로 7-5 승리를 거뒀다.
챔피언십시리즈 역시 불펜게임이 불가피했다. 2차전에서 첫 번째 투수 라이언 브레이저가 1회 실점하고, 두 번째 투수 랜던 낵이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3-7로 졌다. 실패 사례가 있었지만 팀의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선발투수를 당겨쓰지 않고 불펜게임이 필요한 날에는 과감하게 시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선 6차전에서 다시 한 번 불펜게임을 시도해 10-5 승리를 거뒀다. 첫 번째 투수를 맡은 마이클 코펙이 초반 제구 난조에도 1이닝을 1실점으로 끊었다. 신인 벤 카스파리우스가 1⅓이닝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이어 앤서니 밴다(1⅓이닝 1실점)-라이언 브레이저(1⅓이닝 1실점)-에반 필립스(1이닝)-대니얼 허드슨(1이닝 1실점)-블레이크 트레이넨(2이닝 1실점)이 이어 던졌다.
비단 불펜게임만이 아니더라도 로버츠 감독의 중간 투수 기용은 이번 가을 내내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저스의 변칙 투수 운영은 월드시리즈에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양키스는 22일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을 먼저 공개했다. 게릿 콜이 기선제압을 맡았다. 그러나 다저스는 1차전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는데도 아직 선발투수를 예고하지 않았다.
올해는 로버츠 감독의 네 번째 월드시리즈 진출이자 두 번째 우승 도전이다. 첫 우승 도전이었던 2017년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승 4패로 밀렸다. 이후 휴스턴이 홈구장 카메라 시설을 활용한 불법 사인 훔치기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로버츠 감독과 다저스의 준우승 기록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를 바꿀 수는 없었다. 두 번째인 2018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에 1승 4패로 허무하게 우승을 내줬다.
세 번째 도전에서 첫 우승의 영광을 맛봤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이 펼쳐진 가운데 탬파베이 레이스를 4승 2패로 제치고 감독 커리어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로버츠 감독은 "무엇보다 나는 야구 팬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 시장을 갖추고, 가장 큰 무대에서 뛰는 가장 뛰어난 스타를 보유한 팀들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어떤 야구 팬, 어떤 스포츠 팬이 여기에 매료되지 않을 수 있겠나"라며 순수한 마음에서 이번 월드시리즈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