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vs 플래허티' 꿈의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 확정… 오타니 vs 저지 빅뱅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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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팬들이 꿈꾸던 그 환상적인 월드시리즈 매치업이 성사됐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명문으로 뽑히는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가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만난다. 메이저리그 최고 팬덤을 갖춘 팀들이자, 동·서부의 대표 명문이자, 또 리그에서 가장 돈을 많이 쓰는 팀들의 대결이자,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라는 최고 선수들의 대결까지 볼거리가 풍성하다.
다저스와 양키스는 26일(한국시간)부터 월드시리즈 일정에 돌입한다. 올해 내셔널리그 1번 시드인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를 3승2패로 눌렀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뉴욕 메츠의 거센 도전을 따돌리고 4승2패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첫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양키스는 더 감격적이다. 아메리칸리그 1번 시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양키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캔자스시티,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를 각각 누르고 월드시리즈에 나갔다. 양키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진출은 2009년이었다. 14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로 구단 역사에 남을 만했던 '월드시리즈 갈증'을 해소했다.
두 팀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백중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북미 스포츠 베팅 업체들도 두 팀의 승리 가능성을 엇비슷하게 보고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에서도 다저스가 52.4%, 양키스가 47.6%로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시리즈라는 의미다.
선발진은 양키스가 조금은 앞서 있다. 게릿 콜, 카를로스 로돈, 클락 슈미트, 루이스 힐까지 네 명의 선발 투수가 있다. 반면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에 시달린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 잭 플래허티, 워커 뷸러까지 세 명의 선발로 포스트시즌을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불펜은 다저스가 구색 측면에서 더 좋다는 평가가 많다. 다저스는 불펜데이로 포스트시즌 경기를 잡은 경험도 풍부하다.
타선은 홈런 파워에서 양키스가 조금 우위다. 애런 저지, 후안 소토, 지안카를로 스탠튼이라는 거포들이 버틴다. 하지만 전체적인 짜임새는 다저스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프레디 프리먼의 발목 상태가 문제지만, 오타니 쇼헤이와 무키 베츠라는 'MVP' 선수들이 버틴다. 말 그대로 예측 불허다.
1차전은 26일 오전 9시 8분(한국시간)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1차전 선발이 큰 관심을 모은 가운데 양키스는 게릿 콜, 다저스는 잭 플래허티를 선택했다. 두 선수는 1차전에 이어 5차전에도 나서야 하는 등 중책을 맡고 있다. 양키스는 예상대로 에이스를 선택했고, 다저스는 고민 끝에 플래허티를 예고했다. 챔피언십시리즈 종료 이후 월드시리즈까지 휴식일이 꽤 길어 많은 투수들이 이론적으로 1차전에 나설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예상대로 됐다는 평가가 많다.
양키스는 에이스인 콜이 나선다. 콜은 양키스는 물론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스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통산 3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53승80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는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기도 했다. 올해는 부상 탓에 시즌 개막이 늦었고, 구위도 예전만 못하다는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부터 서서히 구위를 끌어올리는 감이 있었고, 시즌 17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긴 기억이 꽤 많은 선수다. 포스트시즌 통산 20경기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해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선보였다. 특히 휴스턴 소속이었던 2019년에는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1.72의 대활약으로 절정의 모습을 보였다. 양키스 이적 후에도 포스트시즌 성적은 꾸준히 좋은 편이다. 올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는 1승 평균자책점 3.31로 역시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위는 확실히 좋을 때가 아니지만, 노련하게 상대 타자들을 피해가고 있다.
양키스는 2차전 선발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나머지 선수 중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준 선수는 카를로스 로돈이었다. 로돈이 2차전에 나가고, 슈미트와 힐이 3·4차전에 나가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에 맞서는 다저스는 고심 끝에 플래허티를 1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당초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1차전 선발로 나서는 시나리오도 있었지만, 플래허티가 유력하게 거론됐던 것은 야마모토의 휴식일 때문이었다. 야마모토는 나흘 휴식 후 등판을 거의 하지 않는다. 만약 1차전에 나가면 5차전에는 나흘 휴식 후 던져야 했다. 하지만 2차전에 나가면 6차전은 닷새 휴식 후 던질 수 있다. 다저스는 1차전 플래허티-2차전 야마모토-3차전 뷸러가 나가고 4차전은 불펜데이를 진행한 뒤 5차전부터 다시 플래허티-야마모토-뷸러 순으로 로테이션을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플래허티는 2017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159경기에서 55승41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한 우완이다. 올해는 디트로이트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고 18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그런 플래허티는 선발 투수들의 줄부상 악몽에 시달리던 다저스의 부름을 받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다저스 이적 후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3.58로 활약하며 다저스의 지구 우승 수성에 힘을 보탰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널뛰기 피칭이다. 좋은 경기, 나쁜 경기가 모두 있었다.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7.04로 부진했다. 샌디에이고와 디비전시리즈 2차전, 그리고 뉴욕 메츠와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는 부진했다. 특히 메츠와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당시에는 컨디션 난조로 구속도 떨어지며 3이닝 8실점 난조로 패전을 안았다. 하지만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은다.
오타니와 저지의 대결로 큰 화제다. 오타니는 개인 첫 월드시리즈 경험이다. 오타니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기(월드시리즈)를 목표로 해왔고, 실현되기를 바랐다. 쉽게 올 수 있었던 것도 아니고 모두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 마지막 시리즈에서 우리의 야구를 밀고 나가면 최고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포스트시즌 들어 다소 주참한 저지는 오타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지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타율과 파워, 스피드를 모두 갖춘 선수다. 올해 대단한 성적을 올렸다. 인상적이고, 또 인상적인 선수다. 최고의 선수고 야구 홍보대사다. 그가 그라운드를 뛰는 모습은 청소년들과 이 시리즈를 시청할 모든 어린이들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예우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