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갤3', 10년史의 뜨거운 영광·피날레…'엔드게임'급 감동 재현 [봤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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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갤3', 10년史의 뜨거운 영광·피날레…'엔드게임'급 감동 재현 [봤어영]
제임스 건 감독 마지막 MCU 작품…로켓의 기원을 찾아서
'가오갤' 시리즈의 아름다운 피날레…150분의 황홀한 감동
스페이스 오페라의 모든 것 쏟아부어…강렬한 빌런도 눈길
'엔드게임' 이전 마블 전성기 떠올라…완벽한 캐릭터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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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로켓, 넌 언제나 주인공이었어. 네가 그것을 몰랐을 뿐.”, “사랑해 모두.”
제임스 건 감독이 그의 마지막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3’(감독/각본 제임스 건, 이하 ‘가오갤3’)를 통해 ‘가오갤’ 시리즈 10년 역사의 피날레를 화려히, 그리고 뜨겁게 장식했다.
‘B급 무비’의 매력은 사실 설득력 있고 정교한 시나리오를 배우들이 A급 앙상블로 빚어낼 때 비로소 진가가 드러난다. 당연하지만 지키기 어려운 콘텐츠 시장의 법칙이다. 제임스 건 감독을 비롯해 크리스 프랫, 카렌 길런, 폼 클레멘티예프 등 주역 배우들은 ‘가오갤3’를 통해 이 오랜 진리를 또 한 번 입증해냈다.
오는 3일 전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둔 ‘가오갤3’는 ‘가모라’(조 샐다나 분)를 잃고 슬픔에 빠져 있던 ‘피터 퀼’(스타로드, 크리스 프랫 분)이 위기에 처한 은하계와 동료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가디언즈 팀과 힘을 모으고 성공하지 못할 경우 그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미션에 나서는 이야기다.
2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가오갤3’는 개봉을 하루 앞둔 오늘 오전 7시 기준 사전 예매 19만 4000장을 넘어섰다. ‘가오갤3’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이하 ‘앤트맨3’) 이후 마블 페이즈 5기의 두 번째 작품이다. 마블 스튜디오는 ‘멀티버스’ 소재를 내세우며 지난해 내놓은 마블 페이즈 4기 영화들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혹평이 잇따르자 ‘위기론’이 대두한 상황이었다. ‘완다 비전’, ‘록키’ 등 디즈니+ 시리즈물을 보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들이 많아지면서, 마블 골수 팬들을 제외한 일반 관객들의 이탈을 낳았다는 쓴소리도 직면했다. 특히 올해 초 개봉해 마블 페이즈5의 포문을 연 ‘앤트맨3’는 처참한 흥행 성적(155만 명)과 함께 ‘역대 최악의 마블 영화’란 평가를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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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오갤3’를 향한 기대는 여느 때와 다르다. ‘가오갤’ 시리즈 1편과 2편은 MCU 내에서도 남다른 개성과 유쾌한 B급 코드로 특히나 탄탄한 팬덤을 확보한 흥행작이기 때문이다. 시리즈 1편과 2편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히어로물의 거장’으로 떠오른 제임스 건 감독이 이번에도 각본 및 연출을 맡아 신뢰를 더했다. 앞서 제임스 건 감독은 지난해 말 마블을 떠나 DC스튜디오의 CEO로 이적한 바, 그가 마블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MCU 작품이라 팬들의 아쉬움도 크다. 이번 ‘가오갤3’가 지금의 가디언즈 팀(스타로드, 로켓, 드렉스, 맨티스, 네뷸라, 가모라, 그루트) 완전체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란 의미다.
2일 오전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가오갤3’는 ‘피날레’란 타이틀이 아깝지 않을 만큼 모든 면에서 완성을 보여줬다.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캐릭터들의 서사부터 스케일 액션, 스페이스 오페라(미래 우주를 배경으로 한 모험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볼거리를 아낌없이 쏟아부은 제임스 건 감독의 노고가 느껴진다. 10년간 한 시리즈에서 동고동락한 배우들의 케미 역시 정점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히 단언하건대 마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어벤져스’ 시리즈의 화룡점정,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견줄 정도의 완성도다. 신명나는 액션과 다채로운 볼거리들이 150분 러닝 타임 내내 쉬지 않고 눈을 즐겁게 한다. 각 캐릭터들의 뿌리깊은 서사와 우정, 숭고한 희생이 재미와 함께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 꼽을 수 있는 스토리상 관전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 말하는 너구리 ‘로켓’의 기원이 처음으로 드러난다. 그가 어쩌다 말하는 너구리가 됐으며, 특유의 자조적이며 분노에 가득 찬 성격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인지 기원을 되짚는다. 그 미스터리는 피터 퀼과 가디언즈 팀이 중태에 빠진 로켓을 살려낼 방법을 찾고자 또 다른 행성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밝혀진다. 사실 로켓은 오랜 기간 생체 실험을 거쳐 탄생한 별종이다. ‘가디언즈’ 팀이 대적하게 된 새로운 빌런, ‘하이 에볼루셔너리’가 바로 그 배후. 막강한 힘과 두뇌를 지닌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온순하고 능력적으로도 완전한 고등 생명체들만 살아있는 완벽한 사회를 만들고자 오랜기간 동물을 대상으로 끔찍한 생체 실험을 저질러왔다. 완벽을 향한 집착 때문에, 실험 실패로 고등 생명체가 미처 되지 못한 돌연변이와 문명들은 무자비하게 파괴해온 인물. 그는 자신의 힘으로 2% 미처 채우지 못한 완벽한 생명체의 열쇠가 ‘로켓의 뇌’에 달려 있다고 믿기에 부하들에게 로켓을 납치해올 것을 지시한다. 이 과정에서 로켓은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수하 아담 워록으로부터 피격을 당해 중태에 빠진다. 여기에 로켓을 살릴 방법이 하이 에볼루셔너리를 찾아가 로켓의 생명을 조종하는 암호키를 뺏어오는 것뿐임을 깨달은 가디언즈 팀이 다시 뭉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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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로켓’이라 칭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로켓을 향한 가디언즈 팀의 끈끈한 사랑과 각성한 로켓의 성장 서사가 이번 시리즈에서 유독 돋보인다. 이를 통해 완벽한 개인을 뛰어넘는 ‘인류애’와 ‘우정’의 위대함을 상기시켜준다. 로켓을 구하는 과정에서 스타로드와 가모라, 네뷸라, 드렉스, 맨티스, 그루트가 각각 깨달음을 얻는 성장도 함께 보여준다.
타노스에 의해 절벽에 떨어져 죽은 줄 알았던 가모라가 살아돌아오는 게 두 번째 관전포인트다. 다만 돌아온 가모라는 가디언즈 팀에 합류하기 전의 기억만 지닌 전혀 다른 사람.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가모라를 보며 혼란에 빠진 스타로드와 이를 안타깝고, 한심하게 지켜보는 가디언즈 팀의 반응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지막, ‘가오갤2’에 잠깐 등장했던 아담 워록이 이번 시리즈의 또 다른 강력한 빌런에서 ‘가디언즈’ 팀으로 뭉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영화 OST도 전작들보다 한층 더 풍성해졌다. 80년대와 90년대, 2000년대를 아우른 경쾌한 록가수들의 곡들이 시리즈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영국 밴드 ‘Radiohead’의 명곡 ‘Creep’이 어쿠스틱 버전으로 재탄생해 로켓의 테마곡으로 등장해 극 초반 분위기와 몰입도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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