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면한 라비 vs '징역형' 나플라, 병역비리 처벌 왜 엇갈렸나[이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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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 면한 라비 vs '징역형' 나플라, 병역비리 처벌 왜 엇갈렸나[이슈S]
이미지 원본보기▲ 나플라(왼쪽)와 라비. 출처ㅣ나플라 SN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래퍼 라비(김원식, 30), 나플라(최석배, 29)가 병역 비리로 유죄가 선고됐다. 라비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으로 가까스로 실형을 피했으나, 나플라는 징역 1년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김정기 부장판사)은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 나플라 등 9명에 대한 선고기일을 진행하고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 대표 김모 씨도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라비는 병역 브로커 구씨, 소속사 대표 김씨와 공모해 병무청에 허위 뇌전증 진단서를 제출해 병역을 회피한 혐의를 받는다. 구씨의 도움을 받아 허위 뇌전증 행세를 한 그는 병무용 진단서를 발급받는 데 성공했고, 구씨는 "굿, 군면제다"라는 메시지까지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재판부는 라비에 대해 "뇌전증 등 증상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방법으로 속임수를 사용해서 병역 면탈을 시도하고, 위계 의혹 관련자들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유로 그 죄질이 매우 좋지가 않다"라며 "치밀하게 계획된 뇌전증 관련 연기를 했고, 이에 따라 일정 처분도 받은 것으로 보아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아무런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병역 판정 검사를 다시 받아 다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했다"라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나플라는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나플라는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 질병 치료가 필요하거나 가족 간병 등의 사정으로 본인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일정 기간 복무를 중단할 수 있는 '분할복무' 제도를 사용해 병역을 회피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우울증 증상 악화를 가장해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고,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된 뒤에도 141일이나 출근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상 근무일이 '0일'이었던 셈. 심지어 이 과정에서 서초구청 공무원들도 나플라에게 조력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이 커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나플라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5급 판정을 받기 위해 브로커 구씨와 계획해 장기간, 여러 차례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기 위한 연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서초구청 담당자에게 협박성 문자까지 보낸 사실이 드러났고, 재판부는 이 점에 대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나플라의 이러한 행위로 서초구청 담당 공무원들에게까지 수사가 확대되면서 범행의 결과가 매우 커졌다. 나플라는 마약 사건으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던 도중에 이 사건의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더 좋지가 않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플라의 경우 5개월 이상 구금돼 있는 동안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을 하고 있는 점, 우울증 등으로 4급 판정을 받고 사회 복무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미국에서 나고 오래 자라 병역 의무 이행에 일정 부분 두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모든 구체적 행위는 브로커 구씨의 지시에 따라 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한다"라고 밝혔다.
이미지 원본보기▲ 라비(왼쪽) 나플라. ⓒ곽혜미 기자, 메킷레인
라비와 나플라는 그루블린 CEO와 소속 가수다. 회사의 사장과 직원이 같은 병역 비리를 저지른 셈이다. 라비는 허위 뇌전증을 연기했고, 나플라는 출근하지 않으며 복무 부적합 판정으로 병역을 아예 면제받으려는 시도를 하는 등 방법은 달랐지만, 결과는 '병역 비리'로 같았다.
라비의 경우 병역 비리를 저지른 일이 알려진 후 그룹 빅스에서도 탈퇴했다. 그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사과했다.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잘못된 선택을 한 저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뇌전증 환자분들과 가족분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성실히 복무를 이행 중이신 모든 병역 의무자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리고 싶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룹 빅스와 솔로 활동, '1박 2일' 등 예능 출연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라비의 병역 비리는 팬과 대중에게도 충격적인 상황이었다. 라비는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과 가수 그 이상의 존재로 오랜 시간 저의 인생 자체를 열렬히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들에게 함께한 시간들이 모두 부정 당하고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겪게 해 진심으로 죄송하다. 자랑스러운 존재가 되고 싶었는데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면목이 없다"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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