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위하여....직장 상사와 -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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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위하여....직장 상사와...
간만에 동창회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남편이 출장가고 아이들도 학교에서 가는 수련회를 떠나 한가한터라
동창회에 가서 신나게 떠들고 왔다. 나는 김경미...36살의 미시다. 내 자랑은 아니지만 오늘 친구들 모인데
가니 그래도 그중 미모가 가장 나은걸 다시한번 확인해 기분이 좋았다. 나는 전철역에서 올라와 조금
거리가 있는 집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빵~빠앙"
내 뒤에서 차 경적소리가 나 뒤 돌아보았다. 낮 익은 얼굴....자세히 보니 남편 다니는 공장의 직속상사인
고부장이었다. 고부장은 시원하게 벗겨진 머리를 차 밖으로 내밀며 나에게 말했다.
"아이고...이거 강과장 와이프 아니세요? 집에 가십니까?"
"네에...안녕하세요. 집에 들어가는 길이예요"
"타세요..그럼. 나도 지금 집에 들어가는 길입니다. 핫핫"
고부장은 흰 치아를 들어내며 징그럽게 말하며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난 차를 타고싶지 않았지만
그의 성의를 무시하기 힘들어 차에 올라탔다. 나는 남편이 근무하는 공장옆에 지어진 직원아파트에 살고
있고 고부장도 우리집하고는 동은 다르지만 그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어디 좋은데 다녀오시나 보네...이쁘게 차려 입으시고...핫하"
"네에...친구들좀 만나느라..."
나는 웬지 고부장이 싫었다. 가끔 같은 부서 부부들이 만나 회식을 하는데 고부장의 느믈느믈한 얼굴과
행동을 보면 속까지 불편했다. 그리고 남편이 고부장에 대해 하는 애기를 들으면 더욱 정나미가 떨어졌다.
"고부장 말이지...사람이 왜 그런지..여자를 그리 밝혀요. 여직원들 상대로 성희롱을 밥 먹듯 하구 술집에
가도 왜그리 노골적으로 아가씨들을 대하는지...쯧쯧"
아마도 고지식하기로 유명한 울 남편의 눈으로 볼때 상사지만 고부장이 엄청 싫었을것이다.
"참 부인은 고우세요. 애 낳은 사람같지 않고 처녀같다니깐요...오늘은 더 그러시네..하핫"
고부장은 다시 이빨을 드러내며 나를 보며 말했다. 고부장의 눈을 보니 웬지모를 음흉함이 서려있는것
같아 나는 얼굴을 외면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참...강과장이 말하던가요?"
난 또 뭔 애길 꺼내나 싶어 고부장을 바라보았다.
"회사얘기요. 강과장이 요즘 참 어려울탠대...쯧쯧"
"네? 무슨 말씀이신지...?"
"말을 안했나보군요. 강과장이 이번 차장 승진에서 탈락할꺼 같아요."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작년에 차장에서 미끌어지고 올해는 반드시 승진할줄 알았는데..... 요즘들어 부쩍
얼굴이 어두운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또 하나 안좋은건 저 지방에 있는 제3공장으로 좌천된다는 애기도 임원들 사이에서 있어서...참..
열심히 일하는 사람인데....쯧쯧"
나는 다시한번 가슴이 철렁했다. 어떻게 해서 올라온 본사공장인데....지방으로 가라는 애기는 회사를
나가란 애기와 같다는 전에 남편이 한 애기도 떠 올랐다. 갑자기 애들 학비며, 학원비, 할부금같은
문제가 머리속을 아프게 했다.
"제가 백방으로 강과장을 위해 노력은 하는데 참 힘드네요"
고부장은 그 답지 않게 진지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부장님...어떻게 좀 안될까요? 차장 안되는거야 어쩔수 없어도 지방으로의 좌천은 좀...."
"저도 노력을 하고 있어요. 다음주에 전무님께도 정식으로 말씀드릴까 생각도 하고....쩝쩝"
고부장은 나를 힐끔힐끔 보며 자기의 노력을 설명했다. 마치 칼자루를 자기가 쥔것처럼...물론 결정이야
위에서 하겠지만 고부장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것 같기도 했다.
"괜한 애기를 했네요. 다 잘되겠죠..."
나는 머리가 아픈 와중에 생각에 빠졌다. 고지식한 남편이 이 상황을 잘 해결할수가 없을것 같았고,
주위에 남편에게 도움을 줄 사람도 없을것 같았다. 그럼 앉아서 회사를 나가야할 판이었다. (이럴때
내조를 해야하는걸까?)
"다 왔네요...집에...."
어느새 차가 집에 다아있었다. 나는 어느정도 맘을 굳혔다.
"어머...그러네요...감사해요. 부장님. 바쁘시지 않으면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 하시죠. 저 차 태워주셨
으니까 감사의 차라도 대접해야죠"
"아닙니다. 애들 저녁도 준비하셔야 되고 바쁘실텐데...."
고부장은 짐짓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애들 지금 수련회가서 괜찮아요. 부장님만 괜찮으심 들어오세요. 남편 위해서 그리 고생하시는데..."
고부장은 애들이 없다는 말에 얼굴이 금새 환해지는것 같았다.
"어허...그럼 들어가서 맛있는 커피나 한잔 할까요? 하하핫"
고부장과 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고부장은 거울을 통해 나의
얼굴과 몸을 낼름낼름 쳐다 보고 있었다. 집으로 들어갔다.
"잠깐 앉아계세요...저 옷좀 갈아입고 나와서 커피 만들어 드릴께요...호호"
나는 조금은 애교스럽게 웃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예에...천천히 하세요...저 시간 많읍니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