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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그 일곱번째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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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우깡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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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 일 시작했어. 근데 사무실이 너 회사 근처야. 하하하’



겨울이 시작될 무렵 해외에 걸레 디자인을 제안하고 그걸 다시 한국의 공장에

재하청을 주는 관리업무를 하는 사무실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 사무실은 내 회

사에서 불과 차로 십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고, 오후 서너시까지 일을 하는,

파트타임도 아니고 정규직도 아닌 계약직 비슷한 업무였다.



거리가 가까운만큼 만날 기회도 잦아졌다. 양재천 변의 작은 카페에서 늦은 오후

자리를 해서 때로 맥주를, 때로 와인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졌다. 주로 그녀의 일 얘기를 듣고, 해외업무에 대한 조언과 작성한 서신의

검열…영어야 유학생활을 해서 잘 하지만 비즈니스 영어와 형식은 또 다르니

문구를 고쳐주는 시간이 잦았다. 이런 것은 그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를

약간이나마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항상 단정하게 가꾼 머리와 압구정의 피부관리센터에서 비싼 돈으로 쳐바른

피부는 티 하나 없이 매끄러웠고, 가끔 외국인학교에 다니는 딸과의 통화는

영어로 이뤄졌고 깔끔한 발음과 표현은 또 나를 기죽게 만들었다.



피부관리만 제대로 받아도 집에 있는 와이프도 괜찮은 편인데…비싼 과외 못시

키고 그저 가끔 조카가 해주는 원포인트 수학 과외로 만족하는 아이와 외국인

학교에서 제대로 역량을 키워가는 그녀의 아이…



그 정도 돈이야 있지만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살림과 이미 준비된 그녀의 노후…



테이블 위에 해외로 보낼 서신을 다듬고 있을 때 느껴지는 허벅지에 놓인 그녀의

손길은 늦은 오후 아직은 한가한 카페 주인의 눈길에 숨어 꼼지락 댔고, 어느새

불쑥 솟아 오른 바지춤을 힘들게 했고, 그런 날이면 테이블보로 덮힌 자크를 끌러

흘러나온 쿠퍼액을 손끝으로 간지럽혀 힘들게 했다.



까발리고 모텔방에 누워 있을 때의 감촉보다 숨어서 즐기는 터치가 더 즐거워서

일부러 천천히 서신을 가다 듬었지만 못내 참기 힘들었을 땐 말없이 그녀의 손을

잡아 끌어 모텔로 이끌었다.



‘일루 와라. 나만 외로워…’



어느 저녁 업체와 저녁을 먹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그날 거래처와의 늦은 미팅

후에 간단히 저녁을 먹어야 됐기에 그녀의 만남 요청을 거절했지만 또 다시 날라

온 문자로 그녀에게 가게 되었다.



청담의 노래주점…37.5였던가. 안내를 따라 그녀가 불러준 방을 열자 열명도 더

되는 남녀가 노래와 술 속에 파묻혀 있었는데, 느닷없이 품으로 뛰어 든 그녀가

당황스러웠다.



‘우리 남편 왔다!’



그 날은 그녀 고등학교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고, 자주 그랬는지 여기

저기 각자의 애인들과 밀착하여 놀고 있는데 그녀만 혼자 애매하게 있었다.

형식적인 인사를 했지만 마치 자기 애인들 자랑질이라도 하려고 모인 듯한

그 자리가 편치 않았다.





동년배의 남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남자 하나는 조금, 또 다른 하나는 꽤나

어려 보였다.



‘쟤들은 머야. 어려보이는데…’

‘조금 어려보이는 애가 테니스강사, 많이 어린애가 수영강사…하하하’



이런 시발…속으로 욕이 터져 나왔다. 이런 미친 년들이 말로만 듣던 코치들과

놀아나는 년들이었어…목이 타서 술을 두어잔 들이키자 조금 가라 앉았다.



여자 다섯…하나는 직장다니는 돌싱…또 하나는 의사를 남편으로 두고 이혼을

준비중, 둘은 그저 주부 그리고 그녀…여고시절 공부잘하고 좀 사는 집들 클럽모임…



한심스러웠다. 라운딩이나 하자는 제의를 받아 들였다. 지 애인과의 2인 플레이를

위해 가평의 회원권을 살 만큼 경제력이 있는 남자의 제의였고, 그 남자의 애인은

의사남편과의 이혼을 준비중인 여자였다. 그냥 그냥 평범해 보이는 여자가 눈을

반짝이며 라운딩을 기대하는 건배사로 술잔을 비웠다.



혼란스러웠다. 비록 바람을 핀다는 거 자체만으로 이미 조신과는 거리가 먼 얘기

지만 섹시한 자태로 치마를 들어 올리고, 벽을 헤집고, 가슴을 쓰다듬어 내리며

콧소리를 내며 노래를, 춤을 추고 있는 그녀가 어색했다. 얌전한 모습으로

조신조신 말하는 그녀와 오늘의 그녀는 매칭이 안되었다. 처음 만났을 때도

노래방이긴 했지만 그녀의 이런 모습은 낯설었다.



경쟁이라도 하듯 여자들은 각자의 파트너를 애무하는 듯한 모습으로 춤을

추었고, 어린 새끼들은 단단한 체구를 자랑이라도 하는 듯 초겨울 날씨에도

반팔 차림으로 단단한 근육과 복근을 드러내며 노래방을 호스트빠로 만들어

버렸고, 그에 환호하는 여자들은 그에 질세라 때로 팬티를 벗어 흔들고,

때로 브라를 벗어 애인에 씌워주며 광란을 연출했다.



동년배가 부르스 곡을 부르자 수영강사라는 녀석의 무릎에 올라타서 섹스

라도 하는 몸짓으로 교태를 떨던 년은 언제 어디서 끌렀는지 브라를 그

새끼의 머리에 씌우고 섹스를 연출했고, 수영강사는 백허그로 여자를 안고

가슴부터 하복부까지 쓸어 내렸다.



‘이 오빠 좀 빌려줘…춤 한번 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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