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L] 최준용 "일본 농구, 이제는 한국과 레벨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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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오키나와(일본)/손대범 편집인] "환경이 부럽다. 한국은 '한국 농구'만 하고 있는데 일본은 무수한 노력을 하며 예전과 완전히 다른 농구를 하는 것 같다."
자신의 올 시즌 첫 EASL 경기를 마친 부산 KCC 최준용의 표정은 복잡해 보였다.
최준용의 소속팀 KCC는 4일 일본 오키나와 아레나에서 열린 류큐 골든킹스와의 EASL(동아시아슈퍼리그) 첫 대결에서 82-91로 패했다.
기본 체급 차이가 확연했던 경기였다. 지난 1월부터 알렉스 커크(213cm)가 일본 선수로 분류됨에 따라 류큐는 잭 쿨리(208cm), 케베 알루마(206cm) 등 초장신 라인업으로 KCC를 맞았다.
그럼에도 KCC는 막판까지 한 자리로 추격하는 의지를 보였지만 리바운드 대결에서 22-51로 완패하는 등 제공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전창진 감독과 마찬가지로, 최준용은 신체조건만 탓하진 않았다. 단순히 경기를 진 것에 대한 실망을 떠나 경기력, 인프라 등에 있어 부족함이 많음을 인정한 것이다.
"경기를 진 것이 우선 아쉽다. 리바운드에서 밀린 것이 아쉬웠다"라고 운을 뗀 최준용은 "상대 선수들의 공, 수 짜임새가 정말 좋았다.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경기 뿐 아니라 관중, 체육관 등 여러 면에서 대단했다."
낮은 어조로 조곤조곤 아쉬운 부분을 늘어놓는 최준용의 이야기는 마치 넋두리 같이 느껴졌다.
이날 경기는 패배팀 감독과 선수가 먼저 인터뷰를 갖고, 승리팀 감독 및 선수가 자리를 이어갔다. 먼저 마이크 앞에 앉은 리그 정상급 선수이자 국가대표선수의 이런 발언은 일본 취재진의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고, 인터뷰는 승리팀보다도 길게 진행됐다.
"국가대표를 10년 했지만 일본 농구는 그 사이에 말도 안 되게 성장을 많이 했다. 평소에도 일본 농구리그를 많이 보는데 KBL과 레벨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이 많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정신차려야 한다. 바로 옆에 있는 나라가 이렇게 성장했는데... 일본은 그 사이에 농구 외에도 오타니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를 많이 배출했다.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제 일본과 경기하면 내 자신이 많이 딸린다는 걸 느낀다.이런 노력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취재진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배워야 한다. 체육관도, 환경도 부럽다. 한국에서는 우리가 EASL에 나간다고 해도 모른다. 관심이 없다. 농구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일본은 NBA 농구를 하는 거 같다. 한국은 '한국 농구'만 하고 있다. 일본은 무수히 많은 노력을 해온 것 같다. 예전과 다르다. 우리 수가 다 읽히는 느낌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최준용이 언급한 이슈가 전혀 새로운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B.리그는 규모와 품질을 더해 프리미어리그 출범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제대회에서도 큰 보폭으로 세계 무대에 진입했다. 무엇보다 이런 발전의 근간이 되는 '경기' 자체가 좋아졌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전창진 감독 역시 일본 선수들의 경기력과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좋게 평가했다.
다만 최근 4~5년간 같은 이야기만 반복되는 것이 아쉽다. 자극받고 영감만 얻는데 그치고 있다. 협회과 프로 연맹, 구단, 지도자, 선수, 미디어 등이 각자 위치에서 변화와 발전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계기를 찾아야 한다.
*사진=EAS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