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화환+천안시티 흔적 지우기...충남아산 역사적 '승강 PO 첫 승'에도 의미 퇴색 [MD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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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충남아산과 대구FC의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가 치러진 천안종합운동장에 세워진 근조화환/사진 = 천안 최병진 기자
[마이데일리 = 천안 최병진 기자] 역사적인 첫 승에도 의미가 반감됐다.
충남아산은 28일에 펼쳐진 대구와의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충남아산은 올시즌 K리그2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켰다. 결과적으로 창단 이래 최고 성적인 2위를 기록하며 최초로 승강 PO에 진출했다.
1부팀인 대구를 상대로도 경기를 압도했다. 박대훈의 멀티골과 함께 주닝요, 데니손의 득점으로 후반 중반까지 4-1로 앞서갔다. 비록 세징야에게 두 골을 내주면서 한 골 차로 좁혀졌지만 중요한 1차전을 가져오면서 승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값진 승리에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경기장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충남아산의 홈 경기장인 아산종합운동장이 아닌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됐다. 천안종합운동장은 K리그2 천안시티FC가 홈으로 사용하는 경기장이다.
충남아산/한국프로축구연맹
충남아산은 시즌 막판에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보수를 결정했다.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도 K리그 다른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잔디로 말썽을 피웠다. 이로 인해 지난 10월부터는 남은 경기를 원정에서만 치렀다.
충남아산은 승강 PO 진출을 대비해 경기장을 물색했음에도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했고 결국 충남도의 중재로 충남 안에 위치한 천안종합경기장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과정 또한 논란의 연속이었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충남아산의 요청을 받았다. 지역 라이벌팀이 대관을 요청한 것이 팬들의 입장에서 불편한 상황이지만 축구를 제외한 다양한 분야에서 아산시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라며 입장문을 통해 충남아산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천안시티 팬들은 이에 반발했다. 천안시티 서포터스 제피로스는 “마지막 홈경기 이후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체 구장을 확보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독단적인 결정이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히며 분노를 표출했다.
천안종합운동장/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경기 당일에도 이어졌다. 천안시티 팬들은 경기장 밖에 약 40개의 근조화환을 설치하며 항의했다. “김태흠 당신은 계약직일뿐”, “천안의 공간을 정치에 이용함에 깊은 조의를 표합니다”, “안방 빼앗긴 천안 안방 빼앗은 아산”, “천안 안방 팔아넘긴 김태흔” 등으로 문구의 수위도 강했다.
충남아산은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경기장 곳곳에 있는 천안시티의 마크 위에 충남아산 스티커를 붙여 ‘임시 홈경기장’ 준비를 했다. 다만 라커룸까지는 손을 댈 수 없었다. 충남아산은 라커룸은 천안시티의 로고와 하늘색 배경으로 가득했다.
28일 충남아산과 대구FC의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가 치러진 천안종합운동장에 임시로 붙여진 충남아산의 로고/사진 = 천안 최병진 기자
김현석 충남아산 감독은 “비록 완전한 우리의 홈경기는 아니지만 잔디 상태는 만족스럽다”라며 애써 미소를 지었고 박창현 대구 감독 또한 “중립 경기 같은 느낌”이라고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충남아산의 역사적인 승강 PO 첫 승리 장소는 홈 경기장이 아닌 천안종합운동장으로 남게 됐다. 경기장을 내준 천안시티뿐 아니라 충남아산 팬들 또한 자신들의 홈이 아닌 다른 곳에서 승리를 경험하는 상황에 놓였다. 어떤 식으로든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행정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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