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경기를 망칠 수도 있었다” 베테랑 한선수는 왜 자책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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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베테랑 세터 한선수가 스스로를 탓했다.
대한항공은 16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2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3-1(25-23, 25-20, 25-27, 25-23) 승리를 거뒀다.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가 합류한 뒤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겼다. 이날에도 막심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26점을 터뜨렸다. 정지석과 정한용도 20, 13점을 올렸다.
세터 한선수도 지난 10월 27일 현대캐피탈전 선발 출전 이후 2라운드 두 경기에서는 모두 선발로 나서고 있다. 그동안 동갑내기 유광우가 코트 위에서 팀을 진두지휘했다.
대한항공은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이준, 김규민 등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잇몸으로 버티고 있다. 현재 5승3패(승점 17)로 1위 현대캐피탈(6승1패, 승점 17)과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한선수는 우리카드전이 끝난 뒤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경기를 이기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내가 경기를 망칠 수도 있었다. (정)지석이나 (정)한용이와 타이밍이 안 맞아서 좀 더 맞춰야할 것 같다. 이겨서 다행이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1라운드에는 잘 못 뛰었다. 연습량도 부족했다”며 “세터마다 맞추는 스타일도 다르다. 1라운드에는 거의 (유)광우랑 함께 했고, 광우와의 타이밍과 내가 했던 것과는 다르다. 이 부분을 서로 얘기하면서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선수도 오른 무릎이 좋지 않다. 한선수는 “시즌 시작부터 안 좋았다. 토스를 끌고 내려오면서 하고 있다. 원래 타이밍이 아닌 토스를 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생각이 많다. 선수들에게 도움을 줘야 하는데 못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무릎 상태에 대해서는 “원래 왼쪽 무릎이 안 좋았는데 오른쪽으로 버티다 보니 안 좋아졌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도 운동을 30년 가까이 했는데 무릎이 이 상태면 정말 좋은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하며 애써 웃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소통을 강조했다. 한선수는 “서로 얘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습 때도 얘기를 하면서 맞추지만, 실전 경기에서 맞아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그 다음에도 할 수 있는 것이 생긴다. 또 경기 때는 컨디션도 다 다르다. 꾸준히 얘기하면서 믿음이 생겼을 때 서로 잘 맞춰진다. 믿음이 없으면 주춤하는 순간 타이밍이 안 맞는다”며 힘줘 말했다.
다시 대한항공으로 돌아온 막심은 제 컨디션을 찾는 중이다. 막심이 합류한 전후로 대한항공은 팀워크를 발휘하며 버티고 있다. 한선수도 후배들의 활약이 있어 든든하다. 그는 “주공격수가 빠졌지만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한용이가 정말 잘해주고 있고, 지석이도 제 자리에서 해주고 있다. 준이까지 다치면서 공격수가 없어서 힘든 상황이었다”면서도 “막심이 온지 얼마 안됐지만 잘해주고 있다. 한번 맞춰봤으니 어느 정도 때렸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또 막심도 잘 처리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한선수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상자가 많은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조)재영이도 (김)규민이 자리를 잘 메꾸고 있다. 남아있는 선수들이 다같이 잘 버티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한선수는 지난 8일 우리카드전에서 개인 역대통산 19000개 세트를 성공시켰다. 남녀부 통틀어 최다 세트 성공이다. 현재 481경기 1759세트 출전, 19107개의 세트를 기록 중이다. 매경기 최초의 길을 걷고 있다. 한선수에 이어 유광우가 14344개의 세트로 2위에 위치하고 있다.
한선수는 어느덧 20000개 세트 달성까지 바라보고 있다. 지난 4시즌 동안 매시즌 1000개 이상의 세트 성공을 기록해온 그다. 이에 한선수는 “일단 팀의 최초 기록이 먼저다. 지난 시즌에 최초로 4회 연속 통합우승을 했다. 팀 우승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개인 기록은 은퇴하기 전에 2만 개를 채우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V-리그 최초로 4회 연속 통합 우승에 이어 5연패에 도전한다. 한선수도 세터로서 매경기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올 시즌 시작부터 부상 암초를 만난 대한항공 그리고 한선수는 어떻게 이를 헤쳐나갈 수 있을까.
사진_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