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국인 캡틴' 아히, 우리카드 '신의 한 수' 됐다
작성자 정보
- 망꽁이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67 조회
- 목록
본문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챔피언' 대한항공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다.
우리카드는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홈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3-2(22-25 19-25 25-23 31-29 15-13)로 이겼다.
올 시즌 홈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둔 우리카드는 2연승을 질주하며 3승 2패를 기록,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선수들 투지와 과감한 용병술이 만든 역전승
1, 2세트는 대한항공의 분위기였다. 1세트 중반까지 끌려가던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3연속 득점으로 역전한 뒤 정한용의 후위 공격과 모라디 아레프(등록명) 아레프의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먼저 웃었다.
2세트에도 11-10에서 상대 범실과 아레프의 블로킹, 조재영의 서브 에이스 등으로 내리 5점을 몰아치며 대한항공이 여유 있게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3세트부터 우리카드의 반격이 시작됐다. 11-14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우리카드는 김지한의 과감한 후위 공격으로 추격에 나섰다. 김완종의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든 우리카드는 세트 포인트에서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의 퀵오픈으로 3세트를 따냈다.
우리카드의 상승세는 4세트에도 이어졌다. 폭넓은 선수 기용으로 다양한 공격 루트를 선보였다. 이번에도 16-19까지 뒤졌지만 김지한의 속공과 상대 범실을 묶어 쫓아갔다.
대한항공도 정한용의 타점 높은 공격으로 맞서면서 듀스 접전을 펼쳤고, 4세트는 30점이 넘어서야 끝났다. 29-29 동점에서 우리카드가 이상현의 속공에 이어 아히의 후위 공격이 성공하면서 세트 스코어 2-2를 만들었다.
분위기가 완전히 살아난 우리카드는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마지막 5세트도 꾸준히 앞서갔다. 김지한의 퀵오픈으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데 이어 한태준이 상대 정한용의 공격을 가로막으면서 길었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독일 득점왕' 아히, V리그 최초 외국인 주장 무게까지 더했다
우리카드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은 외국인 선수 아히였다. 팀 내 최다인 23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 52.38%를 기록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특히 경기 막판 4, 5세트에서 고비마다 까다로운 토스도 득점으로 연결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영철 감독의 지휘 아래 최근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우리카드는 남자부의 새로운 강호로 떠올랐지만, 한 번도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우리카드는 신영철 감독과 결별하고 브라질 출신의 마우리시노 파에스 감독을 선임했다. 프랑스 남자 대표팀 코치로서 2021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우승을 함께했고, 이란 남자 대표팀 사령탑을 지낸 명장이다.
파에스 감독은 외국인 선수로 네덜란드 출신 아포짓 스파이커 아히를 선택하고, 주장까지 맡기는 '파격'을 선보였다. V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주장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기대만큼 걱정도 컸지만, 지금까지는 완벽한 성공이다. 네덜란드, 벨기에 무대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에는 독일에서 득점왕에 오른 아히는 뛰어난 실력에다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V리그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또한 주장으로서의 책임을 잘 알고 팀에 헌신하며 동료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등 코트 안팎에서 외국인 선수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 세터 한태준,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 미들블로커 이상현, 리베로 김영준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굴한 데 이어 아히라는 든든한 주장까지 얻은 우리카드가 과연 올 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의 한을 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