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 홈런 '쾅, 쾅, 쾅, 쾅!' 비바람 뚫고 홈런레이스 생애 첫 우승 '환희' [★부산]

2023 KBO 올스타전 최고의 홈런왕은 채은성(33·한화 이글스)의 차지로 돌아갔다.

채은성은 1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올스타전 컴투스프로야구 홈런레이스에서 7아웃 기회 동안 5개의 홈런을 기록, 2위 박동원(LG, 3개)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채은성은 박동원과 함께 비거리상을 수상하는 겹경사도 누렸다.

이로써 채은성은 데뷔 후 처음으로 홈런레이스 우승자가 되는 영광을 안게 됐다. 또한 한화 소속으로는 지난 2017년 윌린 로사리오 이후 6년 만이자 팀 통산 5번째 수상이었다.

올해부터 10아웃에서 7아웃제로 바뀐 홈런레이스는 오스틴 딘(LG)-노시환(한화)-박동원-채은성-박병호(KT)-한동희(롯데)의 순으로 진행됐다. 홈런 공동 1위(19개) 노시환과 3위 박동원(LG)의 맞대결, 지난해 홈런왕(35개) 박병호의 활약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가장 먼저 나선 오스틴은 연습배팅부터 담장을 넘긴 후 포효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현수(LG)를 배팅볼 투수로 선택한 그는 3아웃을 당한 후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6.5m의 홈런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이후로는 펜스를 넘기지 못했고, 마지막 타구도 파울 지역으로 향하며 결국 1개로 마무리했다.

이어 등장한 노시환은 정수빈(두산)과 호흡을 맞춘 가운데, 초반에는 파울 지역으로 가거나 자세가 무너지는 등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지막 공마저 라인드라이브로 낮게 날아가며 노시환은 0홈런으로 마감했다.

3번째 주자 박동원은 처음에는 감을 찾지 못한 듯 엉뚱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3아웃 이후 친 타구가 왼쪽 폴대 안쪽으로 들어오는 비거리 133.7m의 대형 홈런이 되면서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됐다. 5아웃 후에도 비슷한 코스로 홈런을 날린 그는 아웃카운트를 하나 남기고 사직구장의 높은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세 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다음 타자 채은성은 LG 시절 동료였던 유강남(롯데)을 배팅볼 투수로 정했다. 3아웃까지 다소 헤매던 채은성은 연거푸 3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선두 박동원과 동률을 이뤘다. 이어 4아웃 후에도 자세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바람이 부는 악조건 속에서도 채은성은 5아웃 상황에서 왼쪽 폴대 옆으로 향하는 홈런을 날리며 최종 5홈런으로 마감했다.

이후 등장한 박병호는 첫 타구부터 왼쪽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어 1아웃 상황에서 2연속 홈런으로 쾌조의 페이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2아웃에서도 좌월홈런을 만들며 채은성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후 홈런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고 4개로 마감했다.

홈런 1위 최정(SSG)의 부상으로 대체 출전한 한동희는 비바람이 갑자기 몰아치는 여건 속에서도 분전했지만, 결국 1개도 치지 못하고 마감했다.

생애 첫 홈런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채은성은 대회 후 "참가에만 의미를 뒀는데 얼떨떨하다. 이게 맞나 싶기도 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유강남을 파트너로 결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강남이) 전화가 와서 본인이 직접 요청했다. '내가 경험이 있으니 던지겠다'고 해서 그러라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선수들이 유강남을 선택했다가 바꿨다는 이야기에는 "참가에 의의를 두기도 했고, 내가 선택한게 아니라 강남이가 먼저 제의한 거라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 500만 원을 유강남이 반반 나누자는 말에 채은성은 "다시 한번 조율해 봐야겠다"며 "아내와도 반반은 안해서 내가 더 고생했으니까 좀 더 가져가지 않을까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채은성은 강력한 라이벌 박병호가 연거푸 홈런을 때릴 때마다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박병호의) 타구속도가 달랐다. 초반 페이스도 좋았고, 준우승이라도 한게 어디냐 했다"며 마음을 비웠다는 듯 말했다. 또한 팀 후배 노시환에 대해서는 "시환이가 탈 줄 알았다.

시환이가 급하더라"고 밝혔다.

- 오스틴 딘(LG): 1홈런 / 126.5m

- 노시환(한화): 0홈런

- 박동원(LG): 3홈런 / 133.7m

- 채은성(한화): 5홈런 / 129.9m

- 박병호(KT): 4홈런 / 125m

- 한동희(롯데): 0홈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