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황성빈 2루 충돌→양팀 감독 항의→결정적 주루방해' 롯데, 고우석 무너트리고 '엘롯라시코' 2-1 짜릿한 역전극 [잠실 현장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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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황성빈 2루 충돌→양팀 감독 항의→결정적 주루방해' 롯데, 고우석 무너트리고 '엘롯라시코' 2-1 짜릿한 역전극 [잠실 현장리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8회초 LG 오지환(왼쪽)과 롯데 황성빈이 2루 베이스에서 충돌한 직후 모습.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롯데 포수 유강남이 3회 LG 문성주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뒤 마스크를 벗고 있다.3회 유강남의 2루 도루 저지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는 투수 박세웅.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6회 문보경의 타구를 잡아내는 순간.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7회 2루 땅볼로 선제 타점을 올린 오스틴이 기뻐하고 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박승욱이 9회 희생타를 치는 순간.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고우석이 9회 희생타를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9회말 경기를 끝낸 뒤 포효하는 롯데 클로저 김원중.승리 후 롯데 팬들에게 인사하는 롯데 선수들.
역시 '엘롯라시코(치열한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전을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더비 '엘클라시코'에 빗대어 붙인 말)였다. 최근 16경기에서 13패를 당했던 롯데가 '대어' LG 트윈스를 잡고 극적 반등에 성공했다. 8회 황성빈의 주루 플레이 도중 나온 오지환과 충돌에 이은 주루 방해 판정, 그리고 9회 터진 박승욱의 결승타가 팀을 수렁에서 구해냈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3연패에서 탈출, 33승 31패로 5할 승률에 +2승을 기록하게 됐다. 최근 16경기에서 3승 13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던 롯데는 연패를 '3'에서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LG는 2연승을 마감, 41승 2무 26패를 마크했다. 올 시즌 롯데는 LG와 상대 전적에서 4승 3패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LG 감독은 투수 이민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것에 대해 "이민호는 어차피 스프링캠프 때 했던 것들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몸부터 다시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 10km 이상 구속이 떨어져 있다. 첫 번째로 몸 상태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면서 "트레이닝 파트 쪽에 다시 이야기를 해서 캠프에서 했던 식으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 최소 한 달은 필요하다. 결국 일단 몸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후 후반기에 돌아오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경기 전 김평호 1군 주루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것에 관해 "전체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팀의 베이스 러닝과 도루 능력이 발전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6월 들어 팀 사이클이 떨어졌다. 견제사도 늘어났다. 도루와 관련한 여러 가지 이슈도 발생했다.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1군과 2군의 주루코치 보직을 맞바꿨다"고 설명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1회초 켈리가 투구를 준비하는 모습.◆ 6회까지 '0'의 행진 명품 투수전, 6이닝 종료까지 1시간 2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LG 선발 투수는 케이시 켈리. 롯데 선발 투수는 박세웅. 명품 투수전이 잠실구장을 수놓았다. 올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급기야 교체설까지 불거졌던 켈리.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완벽한 에이스의 위용을 뿜어냈다. 여기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박세웅 역시 쾌투로 맞불을 놓았다.
먼저 켈리는 1회 선두타자 고승민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윤동희를 루킹 삼진(5구째 149km 속구), 렉스 역시 루킹 삼진(5구째 131km 커브)으로 각각 솎아내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2회에는 선두타자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킨 뒤 안치홍에게 2루수 깊숙한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한동희를 3루 땅볼, 박승욱을 1루 땅볼로 각각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선두타자 유강남을 헛스윙 삼진(6구째 147km 속구)으로 돌려세웠다. 김민석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내줬으나, 고승민을 중견수 뜬공, 윤동희를 2루수 뜬공으로 각각 아웃시켰다. 4회에는 2사 후 안치홍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한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정리했다. 5회는 삼자 범퇴.(박승욱 삼진-유강남 중견수 뜬공-김민석 2루 땅볼)
켈리는 6회 선두타자 고승민을 유격수 뜬공, 윤동희를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잠재운 뒤 렉스에게 초구에 우중간 안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전준우를 삼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는 투수전으로 전개되면서 대단히 빠르게 흘러갔다. 7회초에 돌입할 당시 시간은 오후 7시 52분. 6이닝 동안 1시간 22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었다.
7회초에는 좀 더 극적인 상황이 나왔다. 선두타자 안치홍을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한동희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여기서 롯데는 한동희 대신 대주자 장두성을 넣으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켈리가 박승욱을 투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포효했다. 7회까지 켈리의 투구 수는 91개였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7회 켈리가 박승욱을 투수 앞 병살타로 유도한 뒤 포효하고 있다.이에 맞서 롯데 박세웅은 6회까지 더욱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1회를 삼자 범퇴(홍창기 중플-박해민 좌플-김현수 유땅)로 출발한 박세웅은 2회도 삼자 범퇴(오스틴 우플-오지환 삼진-박동원 좌익수 파울플라이 아웃)로 기세를 올렸다. 3회 1사 후 문성주에게 우중가 안타를 내줬으나, 2루 도루를 유강남이 완벽하게 저지한 뒤 신민재마저 포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처리했다.
4회에는 홍창기와 박해민, 김현수를 모두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5회 투구 수는 공 5개에 불과했다. 오스틴을 초구에 2루수 뜬공, 오지환을 2구째 중견수 뜬공, 박동원 역시 2구째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6회에는 선두타자 문보경을 8구째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렉스가 다이빙 캐치를 해냈다. 이어 문보경의 유격수 땅볼(초구)을 박승욱이 슬라이딩 캐치로 연결한 뒤 1루로 송구하며 아웃시켰다. 후속 신민재도 초구를 공략했으나 우익수 플라이 아웃을 당했다.
◆ '계속되는 폭풍전야' 7회말부터 경기가 급격하게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7회말 오스틴의 1루 전력 질주 vs 8회초 오지환의 주루 방해 끌어낸 황성빈의 주루 플레이' 점수는 1-1.
폭풍전야였다. 조용하던 경기는 7회말부터 급격하게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은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좌중간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날 박세웅의 두 번째 피안타. 반대로 선두타자 출루에 성공한 LG는 박해민이 희생 번트를 시도했으나, 두 차례 파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다음 타자는 김현수. 여기서 김현수가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속구(147km)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사이 홍창기를 2루를 돌아 3루에 안착했다.
다음 타자는 오스틴. 초구 볼 이후 2구째 슬라이더(139km)를 받아쳤으나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그러나 오스틴은 포기하지 않았다. 타격이 끝나자마자 배트를 던진 뒤 1루를 향해 전력 질주를 펼쳤다. 일단 안치홍의 토스로 2루는 포스 아웃. 이어 유격수 이학주가 힘차게 1루로 뿌렸으나 간발의 차로 오스틴이 먼저 1루 베이스를 밟았다. 롯데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1루 쪽 LG 팬들의 함성과 3루 쪽 롯데 팬들의 탄식이 엇갈렸다. 다음 타자 오지환은 헛스윙 삼진 아웃. 이닝 종료.
그러나 롯데도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8회에도 켈리가 마운드에 오른 가운데, 선두타자 유강남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여기서 롯데는 대주자 황성빈을 투입했다. 다음 타자는 김민석. 초구 파울 이후 2구째 1루 쪽으로 희생번트를 잘 댔다. 타자 주자는 아웃. 그런데 이때 2루에서 상황이 발생했다. 황성빈이 2루 베이스를 찍고 돌다가 LG 유격수 오지환과 충돌하면서 넘어진 것. 롯데에서 트레이너가 나와 황성빈의 상태를 잠시 살폈다.
그리고 래리 서튼 감독이 충돌 상황에 대해 항의를 펼쳤고, 심판진은 업스트럭션을 선언하면서 황성빈의 3루 진루를 인정했다. 번트 수비 순간, 3루를 비웠다고 보고 황성빈이 오지환과 부딪히지 않았다면 3루까지 갈 수 있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심판진은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뒤 "2루에서 오지환과 황성빈이 부딪혔다. 3루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주루 방해(업스트럭션)를 선언, 황성빈의 3루 진루를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염경엽 LG 감독이 곧장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항의를 펼쳤다. 그러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결국 고승민이 중견수 깊숙한 희생플라이를 치며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계속해서 윤동희가 우전 안타를 쳤으나 렉스를 2루 땅볼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8회 2루 베이스에서 충돌한 LG 오지환(왼쪽)과 롯데 황성빈.8회 오지환과 황성빈이 충돌한 후 모습.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8회 래리 서튼(오른쪽) 롯데 감독이 오지환의 주루 방해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8회 황성빈(오른쪽)이 충돌한 뒤 주루 방해 판정이 나오자 3루로 가고 있다. 오지환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염경엽(오른쪽) LG 감독이 8회 오지환의 주루 방해 판정이 내려지자 항의하기 위해 더그아웃을 나오고 있다.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맞붙었다. 염경엽(오른쪽) LG 감독이 오지환의 주루 방해 판정이 내려지자 항의하고 있다.◆ 승부처 : 9회초 LG 클로저 고우석을 상대로 결승점을 뽑아낸 롯데의 집중력
박세웅은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박동원을 유격수 땅볼, 문보경과 문성주를 각각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LG는 9회초 켈리를 내리는 대신 '클로저' 고우석을 투입했다. 하지만 고우석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선두타자 전준우가 5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낸 뒤 안치홍이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절호의 1,3루 기회를 끌어냈다. 이학주는 5구째 헛스윙 삼진 아웃. 하지만 박승욱이 4구째 고우석의 152km 속구를 결대로 밀어 쳤고, 타구는 좌익선상 안쪽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이 사이 3루 주자 전준우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3루 쪽 롯데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 그러나 고우석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황성빈을 7구째 포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김민석을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처리하며 자신의 투구를 마쳤다.
롯데는 이어진 9회말 '클로저' 김원중을 투입했다. 선두타자 신민재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김원중. 그렇지만 홍창기가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박해민이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며 경기가 그대로 종료됐다.
롯데는 선발 박세웅이 8이닝 동안 3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1자책) 역투를 펼치며 시즌 4승(2패) 달성에 성공했다. 이어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총 9안타의 타선에서는 안치홍이 3안타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LG 선발 켈리 역시 8이닝 동안 7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쾌투를 해냈다. 이어 나온 고우석이 1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패전(2승 3패 4세이브)의 멍에를 썼다. 타선은 산발 4안타에 그쳤다.
경기 후 '승장' 서튼 감독은 "꼭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결과가 좋았다. 반등의 기회를 만들었다. 박세웅이 환상적이고 올스타급 피칭을 보여줬다. 수비력도 박세웅의 뛰어난 피칭에 큰 도움을 줬다. 타자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만들고자 했는데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박승욱이 타점을 올려 승리로 이어졌다. 팬들의 엄청난 응원에 우리 선수들이 승리로 보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줘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결승타를 친 박승욱은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오늘 세웅이가 너무 잘 던져줘서 더 집중력이 생겼고 좋은 플레이로 이어진 것 같다. 공격 부분에서는 저에게 기회가 왔을 때 무조건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2스트라이크가 되었음에도 자신감 있게 해결하고자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승리를 만끽했다. 이제 24일 오후 5시 잠실구장에서 롯데는 반즈, LG는 플럿코를 각각 선발로 앞세워 승리를 노린다.
◆ 롯데 자이언츠 vs LG 트윈스 선발 라인업 (6월 23일 잠실야구장, 관중 2만 1809명 입장)
- 롯데 자이언츠 : 고승민(1루수)-윤동희(우익수)-렉스(좌익수)-전준우(지명타자)-안치홍(2루수)-한동희(3루수)-박승욱(유격수)-유강남(포수)-김민석(중견수). 선발 투수 박세웅.
- LG 트윈스 :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1루수)-오스틴(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문보경(3루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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