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탁구 장우진-임종훈, 세계선수권 2연속 銀…中 1위 조에 패

세계 최강 ‘만리장성’의 벽은 높았다.

한국 남자탁구 간판 장우진(28·미래에셋증권)-임종훈(26·한국거래소·이상 복식 3위) 조가 27일(현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개인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판전둥(26)-왕추친(23·이상 복식 1위) 조에게 세트스코어 0대3(11-13 6-11 5-11)으로 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2021년 미국 휴스턴 대회(은메달) 이후 한국 탁구 최초로 세계선수권 2연속 남자복식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둘은 초반에 강하게 몰아붙였다. “죽기로” 해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포부가 엿보였다.

1세트에서 한때 7-3으로 앞서나가며 기세를 잡는 듯했지만, 세계 1위 복식 조는 거세게 따라붙었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9-9까지 추격을 허용한 뒤 나란히 1점씩 주고받아 승부는 듀스에 돌입했다. 11-12로 처진 상황에서 리시브 범실이 나와 결국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와 3세트에서 승부는 다소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판전둥-왕추친 조는 한국 조의 빈틈을 찾아내 공략했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1세트에 비해 몸놀림이 무거워 보였고 잦은 범실로 쉽게 점수를 내주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2021년 휴스턴 대회 남자복식 결승에서 스웨덴 조에 무릎을 꿇었던 장우진-임종훈 조는 2회 연속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두게 됐다. 한국 남자복식은 아직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없다.

비록 금메달을 목에 걸진 못 했지만, 장우진-임종훈 조는 올림픽 다음으로 권위가 높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준우승하며 다가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곧이어 28일 오전 1시 30분엔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이상 복식 12위) 조가 여자복식 결승에서 금빛 도전에 나선다. 중국의 왕이디(26)-천멍(29·이상 복식 7위) 조를 상대로 한국 여자 선수로는 36년 만의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금메달을 겨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