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라 자랑스러워"…'151㎞ 속사포' 5억 외국인, 꼴찌의 비상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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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라 자랑스러워"…'151㎞ 속사포' 5억 외국인, 꼴찌의 비상 자신했다
▲ 산체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한화라는 팀에 있는 게 매우 자랑스러워요."
한화 이글스 대체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7)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체스는 17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1구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다. 한국에서 2번째 등판이라 70구만 던지기로 예정했기에 무리하지 않았다. 한화는 연장 10회 채은성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산체스는 개막부터 부상으로 애를 먹이던 버치 스미스(33)를 대신해 한화에 왔다. 한화는 스미스에게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투자해 손해를 본 상태라 큰돈을 들여 새 얼굴을 데려오긴 어려웠다. 그래도 젊고 미래가 밝은 산체스에게 40만 달러(약 5억원)를 제안해 한국으로 데려왔다.
산체스는 장단점이 명확한 선수였다. 가장 큰 장점은 왼손인데도 최고 151㎞에 이르는 직구 구위고, 공격적인 투구 패턴이었다. 실제로 한국에 온 산체스는 거의 인터벌 없이 속사포처럼 바로바로 공을 던지며 상대 타선을 압박하는 투구를 펼쳤다. 투심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투수였다.
단점 하나는 부상 이력이었다. 산체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2020년 3경기에서 5⅓이닝,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하고, 그해 10월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더 이어 가지 못했다. 2021년 시즌은 통째로 날렸고, 지난해부터 마이너리그에서 재기를 노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한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국에서 성공을 발판으로 빅리그에 재입성하는 쪽을 선택했다.
산체스가 한화에 합류했을 때 상황은 좋지 않았다. 당시 팀은 꼴찌였고, 지난 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날에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경질됐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산체스로선 큰 영향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마운드에서 자기 몫을 하는 것 말고는 따로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산체스는 17일 롯데 타선을 꽁꽁 묶으면서 2연패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고 구속 151㎞, 평균 구속 148㎞에 이르는 직구(39개)에 슬라이더(17개)와 체인지업(7개), 커브(8개) 등을 섞어 던졌다. 변화구 가운데는 특히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 산체스 ⓒ곽혜미 기자
산체스는 "어쨌든 팀이 이겨 기분이 정말 좋다. 지금 우리 한화는 순위를 끌어올리는 게 최종 목표라서 지금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2경기 다 투구 수 제한이 있었기에 아직 기량을 마음껏 펼치진 못했다. 산체스는 "경기에 나가면 최선을 다하고 100%를 쏟아붓는 스타일인데, 지금은 내가 가진 100%를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팀이 경기에서 이겨 그게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장점인 빠른 투구 템포는 계속해서 유지하려 한다. 산체스는 "항상 그렇게 빠른 리듬으로 공을 던져왔다. 공격적인 투구가 커리어에 매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타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앞으로 산체스가 바라는 건 단 하나다. 한화가 가능한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에서 올 시즌을 마치는 것이다. 5강에 들어 가을야구까지 간다면 더할 나위 없다.
산체스는 "한국에 오기 전에 한화는 최근 몇 년 동안 순위가 그렇게 좋지 않았던 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한국에 왔을 때도 조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야구를 하고 정말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다들 열심히 운동해서 정말 감명 깊게 봤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지금 어린 선수들이 팀에 많지만, 이기려는 의지가 정말 대단한 선수들이다. 그래서 지금 한화에 있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 최근 2~3주 동안 계속 팀이 많이 이기고 있기 때문에 계속 분위기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을 정말 많이 느끼고 있다"며 현재 9위인 한화가 더 높이 올라갈 것이란 강한 믿음을 보였다.
한화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위에 머물며 만년 꼴찌 이미지를 굳혀 가고 있었다. 올해는 산체스가 감명받은 선수단의 승리를 향한 강한 집념을 발판 삼아 탈꼴찌와 함께 5강 싸움까지 펼칠 수 있을까. 산체스가 합류한 한화는 과거와 얼마나 달라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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