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는 무슨 죄…계속되는 민폐 논란, '정년이' 발목 잡았다 [TEN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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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흥행과 배우들의 연기력과는 별개로, 주인공 캐릭터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갈등과 경쟁 속에서 연대하며 성장하는 여성 중심 서사로 주목받았지만, 민폐 행동을 일삼는 캐릭터가 극의 몰입을 헤치고 있다는 평가다.
'정년이' 속 정년이는 하나하나 뜯어보면 얄밉기 그지없다. 오지랖에 제 멋대로인 성격으로 주변에 피해만 입히는데, 실력은 타고난 천재다. 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고 집을 나오는 것까진 시골 소녀 성장기에 꼭 필요한 요소라지만, 매란 국극단에 들어와 국극배우로 성장해 가는 정년의 성장통은, 마냥 응원을 보내기 힘든 지점도 분명 있다.
자신만의 방자를 찾겠다며 공연 전 일주일간 단체 연습 참여에도 빠지고, 원칙을 무시한 채 오디션 대본을 요구하고, 주인공보다 자신이 돋보이는 연기를 해 극의 전개와 무대 전체의 조화를 깨버린다. 실제 이런 인물이 있다면, 충분히 욕을 먹고도 남을 상황임은 분명하다.
최근 방송에서도 정년이는 자신의 절친이 오디션 상대 역으로 다른 사람을 지목했다는 것에 상처 받고, 자신의 오디션 상대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 덫에 걸려 목이 상한다고 뜯어 말려는 조언 역시 듣지 않고 동굴에서 득음을 연습하다 결국 피를 토하고 쓰러진다. 정년이의 성장기는 곧 그의 민폐력으로 연결되는 듯한 모양새다.
대중이 정년이 캐릭터를 보며 불편해하는 이유에는 시대적인 흐름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년이'의 전개는 전형적인 성장 스토리의 클리셰다. 천방지축 주인공이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는 과거에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기준은 달라졌다. 성장 과정에서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마이 웨이' 캐릭터는 대중적 사랑을 받기에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정년이'를 향한 인기가 뜨거운 건 오롯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국극 무대의 완성도 덕이다. 거센 사투리 연기부터 소리까지 소화해내며 정년이 자체로 분한 김태리의 연기는 호불호 없이 완벽했다. 오히려 김태리가 연기를 너무 잘한 탓에 정년이가 더욱 얄밉게 보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한 자칫 어색할 수 있는 국극 무대를 몰입도 있게 그려낸 덕에 매주 긴 러닝타임을 잡아 먹는 국극 무대가 대중에게 더욱 호응을 얻고 있다. '춘향전'부터 '자명고'까지 이들의 국극 연기 역시 매주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그러나 '민폐'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쉽지 않은 탓에 작품을 향한 대중의 호불호 역시 나뉜 상황. '발암 캐릭'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8일 부터는 SBS '열혈사제2'가 방송된다. '지옥에서 온 판사'에 이어 토요일 시청률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릴 위기에 놓였다.
'정년이'는 종영까지 4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목소리를 잃은 정년이의 마지막 성장 스토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캐릭터를 연출하고 적절히 편집하는 제작진의 능력도 성장할 시기다.